[차트로 보는 중국] 폭발하는 중국 소비, 공짜 점심은 없다
2019.09.17
"중국의 Z세대(1995~2010년생)는 당신보다 더 쓰고 덜 걱정한다."(블룸버그)
얼마 전 상하이에서 미국계 회원제 할인마트 개장이 큰 화제가 됐다. 주차를 위해 세 시간을 기다려야 했는데도 소비자들이 몰려들어 이른 오후에 결국 문을 닫았다. 많은 언론이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속에서도 중국의 견조한 소비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인산인해의 사진을 곁들여 보도했다.
중국의 소비 잠재력은 매우 크다.
중산층이 급부상하고 있다.
연간 가처분소득이 20만위안(약 3200만원) 이상인 가구는 2010년 800만가구에서 2018년 3800만가구로 늘었다. 2030년에는 2억2000만가구로 증가해 전체 가구의 5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의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들은 점차 필수품에서 자의적 소비로 전환하고 있다. 2000년 중국 소비자는 소비의 약 50%를 음식에 지출했지만 지난해 24%로 줄었다. 반면 교통(자동차·여행 포함) 및 통신 관련 소비는 6%에서 18%로, 주거 관련 소비는 12%에서 23%로 크게 늘었다. 이는 선진국의 소비 패턴과 유사하다.
새로운 소비 주도층은 20·30대다. 매월 버는 돈을 다 써버리는 `월광족(月光族)`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들이 적극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자신감뿐 아니라 세대 간 부의 이전 때문이기도 하다. 맥킨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절반가량은 부모의 지원으로 지출에 큰 걱정이 없다고 응답했다. 한 자녀 세대인 이들은 부모나 조부모가 축적한 부동산을 물려받을 수도 있다.
중국의 소비 관련 산업은 개방 수준이 높은 편이다. 미용, 의류, 가전, 개인 용품 등 10개 대표 품목의 상위 30개 브랜드 중 외국계 브랜드 점유율은 평균 40%에 달한다. 이는 미국의 26%보다 훨씬 높아 외국 기업에는 기회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앞서 언급한 회원제 마트의 인기 상품이 순식간에 매진된 후 재판매로 차익을 실현한 중국 소비자들은 마트 회비를 환불받기 위해 개장 다음날부터 다시 줄을 섰다. 중국 시장은 크지만 공짜 점심은 없다.
[성정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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