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시위에 추락하는 홍콩 부동산…20% 낮춘 급매물 속출.8월 부동산거래액 14%↓ 불안심리에 "현금이 최고"

Bonjour Kwon 2019. 10. 4. 07:59

2019.10.03

 

시위대, 중국계기업 집중공격

中본토 홍콩여행 절반으로 뚝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홍콩 부동산 가격이 넉 달째 접어든 대규모 시위 여파로 침체를 겪고 있다. 지난달 홍콩특구 정부가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법안, 일명 송환법 폐기를 공식 선언했지만 시위대와 경찰 간 갈등이 더욱 커지고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였다. 극심한 혼란은 세계적인 부동산 불패 신화를 자랑하던 홍콩 부동산 시장마저 뒤흔들어 놓았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빌딩, 주택 등을 합친 홍콩 부동산 거래 총액은 364억홍콩달러에 머물러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달 만에 거래액이 14% 급감한 셈이다.

 

같은 기간 홍콩 집값은 평균 1.4% 떨어져 올해 들어 최대 낙폭을 보였다.

 

SCMP에 따르면 집을 팔려는 사람은 보통 7~10%를 깎아서 내놓고, 심지어 20%를 낮춰 내놓은 사례도 있다. 하지만 시위로 인한 사회 혼란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집을 사려는 수요가 실종됐다. 이럴 때일수록 현금을 들고 있어야 안전하고, 특히 해외로 이주하려면 집을 팔아 현금화해둬야 하기 때문이다.

 

불안심리는 소매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홍콩 정부는 8월 소매판매액이 294억홍콩달러(약 4조5000억원)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23% 급감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9월의 기록을 깬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이런 가운데 홍콩 시위대는 2일 밤과 3일 새벽에도 도심에서 중국계 기업들 점포를 집중 공격하며 경찰에 대한 저항을 이어갔다. 지난 1일 시위에서 18세 고등학생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중상을 입은 직후 시위대는 경찰의 총격을 `피의 빚`이라고 정의하며 반드시 갚을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홍콩 시위대는 2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췬완, 사톈, 웡타이신 등 홍콩 곳곳에서 고교생 피격 사건을 규탄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고교생 피격 사건이 발생한 췬완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중국은행이 운영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때려 부쉈으며, 중국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대리점도 공격해 기물을 훼손했다. 시위대는 중국인 소유의 마작장도 공격해 시설을 부쉈다. 일부 시위대는 `우리 아이들에게 총을 쏘지 마세요(Don`t shoot our kids)`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주 일주일간의 국경절 연휴를 즐기고 있는 중국인은 그동안 인기 관광지였던 홍콩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국경절에 홍콩을 방문한 여행객은 32만4000여 명으로 1년 전보다 50% 감소했다고 글로벌타임스가 전했다.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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