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흐름. 미래변화>****

전 세계서 18억명 시청 ‘유튜브 제국’ 포털 꺾고 온라인 제패 ‘손안의 TV’

Bonjour Kwon 2019. 12. 10. 14:50

전 세계서 18억명 시청 ‘유튜브 제국’ 포털 꺾고 온라인 제패 ‘손안의 TV’

노승욱 기자

입력 2018.06.22

 

2006년 12월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인물’로 ‘유(You)’를 선정했다. 1인 미디어를 통해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평범한 개인들이 변화의 주역이란 메시지였다. ‘유’는 당시 블로그와 함께 1인 미디어로 주목받던 UCC(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콘텐츠), 그리고 타임이 같은 해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 유튜브(Youtube)의 첫 음절이기도 했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는 그해 10월 16억5000만달러라는 거액으로 구글에 인수되며 파란을 예고하던 차였다.

 

그리고 12년이 흘렀다. 이제 유튜브는 세계인이 갖고 다니는 ‘손안의 TV’가 됐다. 전 세계인 4명 중 1명이 유튜브 영상을 본다. 이들의 유튜브 시청량은 매일 10억시간이 넘고, 1분당 업로드되는 유튜브 영상은 400시간을 훨씬 웃돈다.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포털 대신 유튜브에서 먼저 검색하는 이도 늘고 있다.

 

 

 

유튜브가 온라인의 ‘관문’ 자리까지 꿰차고 있는 셈이다. 세계인들의 시선은 물론, ‘시간’까지 사로잡고 있는 유튜브의 성공 비결과 향후 전망을 들여다봤다.

 

393811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동영상·음악·정보 검색…영토 무한확장

 

1000만 구독자 가진 공룡 유튜버 등장

 

대학생 김선희 씨(21)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유튜브 앱을 켠다. 등굣길에는 유튜브로 음악을 듣고 강의 내용 중 모르는 게 있으면 유튜브로 검색한다. 친구들과 영화를 보기 전에는 유튜브로 스포일러가 없는 리뷰를 먼저 보고 관람 여부를 결정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결말이 잘 이해 안 되면 역시 유튜브 영상으로 해석을 구한다. 해외 어학연수를 계획 중인 요즘은 미국, 영국, 호주, 필리핀 등 현지 연수생들이 올린 체험기 영상을 즐겨 본다. 각 나라별 연수 비용과 장단점 등을 생생하게 듣고 비교해볼 수 있어 좋다. 김 씨는 “유튜브는 글 대신 말과 화면으로 보여주니 더 재미있고 이해도 잘된다. 취업 준비는 하고 있지만 전업 유튜버가 되고 싶어서 틈틈이 나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영상 앱 이용시간의 85% 독차지

 

유튜브 돌풍이 뜨겁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으로 시작해 이제는 음악 감상, 정보 검색, 커뮤니티 기능까지 넘본다. 전 세계 사용자들이 만들고 공유하는 동영상은 각 나라 방송국에서 제작한 영상 콘텐츠를 이미 분량 면에서는 훌쩍 넘어섰고 품질 면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스타 유튜버를 발굴·관리하는 기획사 MCN(Multi Channel Network) 등과 손잡고 전 세계 미디어 질서를 재편하며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무한 확장하는 모양새다.

 

국내에서의 뜨거운 유튜브 인기는 각종 데이터로 확인된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2016년 3월부터 올 2월까지 10세 이상 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3712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카카오톡, 네이버, 페이스북, 유튜브 중 이용시간이 가장 긴 앱은 유튜브였다. 월 앱 이용시간이 무려 257억분에 달해 카카오톡(179억분), 네이버(126억분), 페이스북(42억분)을 훌쩍 앞섰다.

 

 

 

또 유튜브는 구글플레이의 ‘동영상 플레이어·편집기’로 등록된 모든 앱들 중에서도 사용시간이 가장 길다. 이들 앱 사용시간을 모두 더한 341억분 중 유튜브는 291억분(85.6%)을 차지, 아프리카TV(11억분, 3.3%), 네이버TV(6.6억분, 2%) 등을 압도했다.

 

유튜브 시청자가 많아지며 수십만, 수백만 팬덤을 거느린 유튜버도 여럿 생겨났다.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구독자가 10만명을 넘는 국내 유튜브 채널(유튜버)은 2015년 367개에서 지난해 1275개로 불과 2년 사이에 4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구독자 100만명을 돌파한 채널은 23개에서 90개로 증가했다. 급기야 구독자 1000만명이 넘는 ‘글로벌 채널’도 지난해 처음으로 등장했다. 토이푸딩TV(2018년 6월 기준 구독자 1556만명), SM TOWN(1465만명), official psy(1196만명) 등이다. 구독자는 곧 광고 수입으로 이어지는 만큼 스타 유튜버는 연예인 못잖은 인기와 부를 누리게 된다. 일례로 말 없이 공부하는 동영상만 찍어 올린 ‘봇노잼’은 훈훈한 외모가 입소문을 타며 순식간에 30만여명의 구독자를 모으고 공중파 방송에도 출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 유튜버가 선망의 직업군으로 각광받는 배경이다.

 

유튜브는 국가 간 새로운 문화 콘텐츠 수출 통로가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만든 동영상을 해외에서 시청하면 한국인 제작자에게 광고 수익이 지급되는 방식을 통해서다. 스타 유튜버인 나동현 씨(아이디 ‘대도서관’)는 “서울 작업실에서 만들어 올린 영상을 미국에 있는 시청자가 보면 미국 기업의 광고가 나온다. 미국 기업 광고 단가는 한국 기업 광고보다 7~8배가량 높다. 크리에이터 수익도 자연히 늘어난다. 영상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스타 유튜버 김시우 씨(아이디 ‘백수골방’)는 “유튜브 돌풍은 단순히 동영상 시장의 성장뿐 아니라, 10대를 주축으로 한 미디어 소비 질서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기업 유튜브의 국내 시장 독점에 대한 견제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네이버, 다음 등 토종 기업들이 동영상 시장에서 유튜브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 곽규태 순천향대 글로벌문화산업학과 교수는 “유튜브는 토종 기업에 비해 망 사용료 부담이 적어 공정한 경쟁이라 볼 수 없다. 망 사용료 관련 규정을 바꿔 국내 기업에 불리한 경쟁 환경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 서황욱 유튜브 한국·중국·대만·홍콩 파트너십 총괄디렉터

 

“한국인 특유의 흥·끼…유튜브 성장 일등공신이죠”

 

Q 세계 시장에서, (특히) 한국에서의 유튜브 인기가 어느 정도인가.

 

A 한국은 세계 동영상 콘텐츠 시장의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한국의 재능있는 크리에이터들의 흡입력 있는 이야기들이 유튜브에서 다양한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류를 타고 북미에 이어 남미, 유럽까지 뻗어나간 K-Pop과 이제는 하나의 고유명사로 자리 잡은 ‘Mukbang(먹방)’, 전 세계 어린이들의 동심을 사로잡은 키즈 애니메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구독자 수 1000만을 돌파한 국내 채널이 3개나 탄생하고 100만 구독자를 돌파한 채널도 신규 39개, 누적 90개를 기록했다.

 

 

 

 

Q 인기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는지.

 

A 한국인 특유의 흥과 끼를 자랑하는 크리에이터들과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K-Pop 뮤지션들의 노력이 주효했다. 특히 최근에는 크리에이터들의 활동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뷰티, 게임, 먹방 등 예능 중심의 콘텐츠에서 더 나아가 교육, 노하우, 전문지식 등 폭넓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 다양한 연령층의 사용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자리를 잘 잡은 국가 중 한 곳이다.

 

Q 유튜브는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까.

 

A 유튜브는 전 세계인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영감을 주는 만남의 장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유튜브는 시청자와 크리에이터가 교류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유튜브레드는 물론, 슈퍼챗·VIP 등 파트너와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커뮤니티 등의 새로운 기능 등을 통해 팬과 크리에이터가 좀 더 쉽게 소통할 수 있게 돕고 있다.

 

 

VR·AR 등 유튜브 사용자들이 최상의 시청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또 사람들이 유튜브를 유용하게 사용하면서도 필요할 때 충분히 휴식하고 적절한 균형(디지털 웰빙)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특별취재팀 = 노승욱(팀장)·강승태·김기진 기자 / 그래픽 : 신기철]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63호 (2018.06.20~06.26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