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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리스가 뭐길래? 아시아나항공 매각 초래한 회계변경 올해부터 운용리스가 부채로 인식되면서 1분기 부채비율.1039%로 급등

Bonjour Kwon 2020. 1. 6. 11:52

신현숙 기자 2019-07-03

[더밸류뉴스= 신현숙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이달중 매각공고를 내고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채권자인 KDB산업은행은 이달중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입찰 공고를 할 예정이다. 이후 투자의향서 접수(예비입찰), 본입찰,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 주식 매매 계약 체결의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아시아나항공]

 

◆ 금호아시아나그룹, '대기업군'에서 '중견기업' 전락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완료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내려 앉게 된다. 호남을 대표하던 한국의 유력 기업이 중견기업으로 '강등'되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같은 불명예를 맞이하게 된 것은 '자업자득'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도정 에셋디자인 투자자문 대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추락은 대외 환경 때문이라기보다는 대우건설 인수 등의 경영 실책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내놓게 된 배경에는 항공기 도입과정에서 운용리스를 채택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운용리스가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호하다가 회계기준 변경으로 올해부터 운용리스가 부채로 인식되자 부채비율이 급등했고, 어쩔 수 없이 아사이나항공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미지=더밸류뉴스]

 

◆ 운용리스 선호하다 부채비율 1039%로 급등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항공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모두 83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항공기 보유 방식을 살펴보면 운용리스 51대(61.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이어 금융리스 22대(26.5%), 자체보유 5대(6.0%) 순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운용리스 비율은 경쟁 항공사인 대한항공에 비해 높은 편이다. 5월 기준 대한항공은 167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보유 비율을 살펴보면 금융리스 117대(70.0%), 자체보유 33대(19.7%)이고 운용리스는 27대(4.3%%)에 불과하다.

 

 

 

운용리스란 항공사가 항공기를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단지 빌려쓰는 방식을 말한다. 부채로 인식되지 않으며 단지 항공기 사용료(리스료)를 비용으로 처리하면 된다. 여기에 반해 금융리스란 항공사가 항공기를 실제 소유하는 방식이며, 항공기를 소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입금이 부채로 인식된다. 부채 비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항공사가 항공기를 운용리스로 인식하면 부채비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를 도입하면서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는 운용리스를 선호해왔다.

 

 

문제는 한국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K-IFRS(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 회계원칙 변경돼 올해 1월부터 운용리스를 부채로 인식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금융당국은 운용리스가 기업이 설비 자산을 사실상 자사 소유나 다름없이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 부채로 인식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1039.5%로 4자리수로 급증한 것은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755.7%였다(K-IFRS 연결 기준).

 

이같은 부채비율 급증은 아시아나항공의 자금 조달 비용 증가를 초래했다. 금융기관은 기업을 자금 대출 이자율을 산정할 때 부채비율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1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금융기관 차입금의 연이자율은 3.38~4.78%로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기업어음의 연이자율은 최고 5.3%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의 단기차입금 내역.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아시아나항공은 어쩔 수 없이 그룹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했다. 김도정 대표는 "아시아나 항공 케이스는 회계기준이 엄격해지면서 빚어진 사태"라며 "운용리스로 항공기를 비롯한 설비 자산을 인식하고 있는 기업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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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진 '항공기 리스 경제학'

기사입력 2018.12.24 14:32최종수정 2018.12.24 14:32

산업부 유제훈 기자

 

저비용항공사 운항 138대 중 직접 보유 항공기 3대뿐

나머지는 운용 리스로 임차

 

내년 새 회계 기준 적용 땐 운용 리스 부채에 포함

재무 건전성 악화 압박 받아

복잡해진 '항공기 리스 경제학'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제주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운항 중인 항공기는 모두 138대다. 이 중 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는 단 3대뿐이다. 나머지 128대(진에어 7대는 순수금융기법)는 '운용리스'라는 금융기법을 통해 임차해 쓰고 있다. 운용리스는 항공사가 임대회사 또는 특수목적법인(SPC) 등이 보유한 항공기를 빌려 쓰는 방식을 말한다. 쉽게 말해 렌터카다. 운용리스 덕분에 소자본 항공사들이 여러 대의 항공기를 띄울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운용리스만으로는 항공사를 운영하기 어려워진다.

 

24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 운용리스는 2019년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6)이 적용돼 재무제표상 부채로 잡힌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LCC 산업이 성장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항공 산업=

지난해 항공 여객 수는 1억1719만명으로 10년 전인 2007년(5372만명)에 비해 2배 정도 급등했다. 기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만으로는 불가능한 숫자다. 제주항공 등 LCC가 등장하면서 항공이용객을 견인했다.

 

항공 산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높은 산업 중 하나다. 여객기 중 가장 큰 에어버스 A380의 경우 대당 가격은 4억4560만달러(약 5035억원)에 달한다. 중형 항공기인 보잉 737 MAX 8의 대당 가격은 1억1700만달러(약 1300억원)다.

 

2016년 취항한 에어서울의 자본금(175억원ㆍ지난해 말 감사보고서 기준)으로는 구매는 꿈도 꿀 수 없는 액수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의 항공사들도 새 기체를 운용리스로 도입하는 사례가 많다. 글로벌 항공기 임대 사업자인 에어캡(Aercap)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운송용 항공기 중 운용리스의 비중은 43%에 달했다. 운용리스 비중이 22%에 그쳤던 1997년과 비교하면 20년 새 두 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글로벌 대형 항공사 중에서도 운용리스를 활용하는 업체는 많다. 네덜란드의 KLM(55%), 프랑스의 에어프랑스(51%), 미국의 아메리칸항공(41%), 영국의 영국항공(41%) 등이 대표적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운용리스의 경우 (리스 및 정비 등) 비용 부담은 크지만, 초기 투자비(항공기 구매 비용)가 적게 든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운용리스 높으면 재무건전성 악화=

운용리스를 통해 성장한 항공사는 앞으로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압박을 받게 된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IFRS-16에 따라 운용리스도 부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올해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623%(별도 기준)이지만 새 국제회계기준이 적용되면 부채 비율이 930%(최소 리스료 2조8917억원을 부채로 단순 합산할 경우)까지 치솟는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리스가 부채로 잡히더라도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지표 악화에 따라 자금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항공기 구매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항공사도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2년부터 항공기 40대(보잉 737 MAX)를 구매한다는 내부 계획을 세웠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당장은 LCC들의 영업이익률도 탄탄한 편이고, 유가 등의 흐름도 나쁘지 않아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기존 LCC의 기단 확대와 신규 LCC의 진출로 공급 과잉이 빚어지면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세제·재무적 부담이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