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08
中소아용 정장제 등 매출 1위
당뇨 등 성인약으로 시장확대
매년 3개 신규치료제 출시할것
바이오시밀러도 진출 채비
필러 등 미용성형 제품 인기
中, 법인세 감면 등 파격지원
◆ 글로벌 바이오 전쟁 / ② '위드차이나' K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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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에 있는 베이징 순이구에 위치한 '베이징한미약품(北京韓美藥品)'. 24년 전 중국에 진출한 베이징한미약품은 설사나 변비 등 장 질환을 완화해 주는 소아용 유산균정장제(제품명 마미아이)와 진해거담제(이탄징) 시장에서 매출 1위를 달릴 정도로 중국 내 어린이 의약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14% 매출 증가율을 꾸준히 이어오면서 지난해에 15억100만위안(약 25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앞으로 매출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15년 중국 정부가 1자녀 정책을 폐지한 뒤 연간 중국 내 신생아 출산이 1500만~1700만명에 달하면서 공급 물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임해룡 베이징한미약품 총경리(대표)는 "이탄징 생산량을 조만간 3배 늘려 연간 1억8000만병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린이 의약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해 중국 의약품 시장 내에 기반을 마련한 베이징한미약품은 더 큰 도약을 위해 성인용 의약품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임 총경리는 "어린이용 제품은 중국 의약품 시장의 4.5% 수준이고 원가 대비 수익률이 낮은 게 한계"라며 "어린이 의약품 시장에서 쌓은 성과를 토대로 나쁜 대기 질과 음식 습관 탓에 발병률이 높은 호흡기, 소화기, 고혈압, 당뇨 등 다양한 성인 질환 분야로 제품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 총경리는 "개량 신약이나 퍼스트 제네릭(첫 허가를 받은 복제약) 그리고 몇 가지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을 갖고 있어야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지난해 1억5800만위안(약 266억4000만원)을 연구개발(R&D) 자금으로 쓸 정도로 R&D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약 개발을 위해 R&D센터에서는 전임상용으로 활용할 원숭이 60여 마리도 사육하고 있다. 베이징한미약품 관계자는 "항체의약품 개발을 위해 동물실험기관을 이용하면 약 1년이 소요되지만 센터에서 바로 영장류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한미약품은 매년 3개씩 신규 치료제를 출시할 계획으로, 현재 신규 치료제 파이프라인의 품목 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또 베이징한미약품이 중국 전역에 의약품을 공급할 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제약업체로는 유일하게 중국에서 R&D부터 생산·영업까지 모든 분야를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베이징한미약품 전체 직원 1323명 중 영업에 뛰어드는 인원만 800명으로 영업맨의 65%는 전문 의약품 지식으로 무장한 의·약학 전공자들이다. 공장에서 생산된 모든 의약품에 일련번호를 붙여 관리할 정도로 꼼꼼한 품질 관리도 장점이다. 제품번호를 보면 누가 어떤 제품을 만들었고 무슨 제품이 어느 성(省)에서 팔리는지 알 수 있다. 오는 4월에는 부자재 운반부터 완제품 배달까지 자동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9층 높이의 자동화 창고가 문을 연다. 중국 정부 지원도 상당하다. '고신기술기업' 인증을 받아 10%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고 있고 시설·설비 개선 자금으로 약 1000만위안을 지원받기도 했다.
임 총경리는 "중국이 가짜 천국이고 시스템이 부족한 나라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며 "중국은 외자기업이라도 국민에게 도움을 주는 회사에는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 외에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중국 토종 업체들과 합작·제휴 관계(With China)를 강화하고 판매망을 확충하는 등 커지는 중국 시장에 잇따라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국내 제약사 중 베이징한미약품과 함께 중국 사업을 꾸준히 해온 곳은 일양약품이다. 1990년대 말 중국 지린성에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를 설립해 기능성 음료 '원비디'를 생산하는 등 중국 내 의약품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겼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의 중국 임상을 준비 중이다.
중국으로 신약물질 기술수출도 활발하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9월 중국 제약사 심시어와 통풍 치료제 'URC102' 기술수출 계약(7000만달러)을 체결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월 희귀 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중국 캔브리지사에 수출했는데 올해 중국 품목허가를 얻어 판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업체들도 단독 진출보다는 중국 기업과 합작회사(JV) 설립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7월 홍콩계 다국적 기업 난펑그룹과 손잡고 합작사 '브이셀(Vcell) 헬스케어'를 세웠다. 브이셀 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삼총사인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의 중국 내 개발·제조·판매에 나선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2월 중국 벤처펀드 운용사 C브리지캐피털과 '에퍼메드 테라퓨틱스'라는 합작사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중국에 판매할 바이오시밀러 임상과 인허가 절차, 마케팅 등을 공동 진행할 계획이다. 한류 바람이 불면서 미용성형 제품도 중국에서 인기다. LG화학은 항생제 '팩티브'를 비롯해 성장호르몬 '유트로핀', 미용성형 필러 '이브아르' 등을 수출하고 있다. 필러인 이브아르는 2016년부터 3년 연속 중국 시장점유율 1위다. 휴젤은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 판매허가가 2~3분기에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하이 = 김병호 기자 / 베이징 =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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