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22 07:11+크게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최경민 기자)
아시아 권역내 펀드시장 개방을 핵심으로 하는 '아시아 펀드패스포트' 도입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국내 주요 자산운용업계 대표들은 대체로 펀드패스포트가 불가피하며 이를 계기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세계화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기구(APEC) 재무장관회의에서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장관들과 함께 아시아 펀드패스포트(AFPT) 출범 논의를 공식화하는 공동의향서에 서명했다. 이에따라 한국을 포함한 4개국은 2016년을 목표로 펀드시장 개방수순에 들어간다.
머니투데이는 국내 주요 자산운용업체 대표 5인에게 이에 대한 의견과 향후 국내 펀드시장 및 자산운용업계에 미칠 파장을 전화 인터뷰했다. 대표 2명은 익명을 요구했다.
업계 대표들은 대체로 펀드패스포트 도입이 포화상태에 이른 자산운용업의 활로 모색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국내 펀드시장에 미칠 파장에대해서는 일부 견해가 엇갈렸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어차피 국내 유가증권에만 투자해서는 만족스러운 투자수익률이 나올수 없는 만큼 시장 개방은 불가피한 일"이라며 "보호한다고 해서 국내 운용사들의 경쟁력이 커지거나 생존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찬형 한국투신운용 대표는 "궁극적으로 펀드시장 개방은 불가피한 일이며 국내 업계도 과거에비해 어느 정도 성숙한게 사실"이라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진재욱 하나UBS 자산운용 대표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해외의 좋은 투자상품을 한국에 소개하고 우리 상품도 해외에 내보낼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운용사 대표는 "이해득실을 떠나 장기적 안목에서 역외펀드라도 좋은 상품이 있다면 소비자에게 권하는게 맞다"며 "경제권이 블록화되는 만큼 자산운용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도 펀드패스포트를 마냥 미룰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 미칠 파장에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이 엇갈렸다. 신영운용의 이 대표는 "펀드는 결국 수익률 싸움인 만큼 시장이 개방됐다고 무조건 우려할 일은 아니다"라며 "해외 기업들이 다양한 투자자원과 경험을 갖춘 것은 사실이나 수익률이 우리보다 좋지 못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펀드패스포트 논의로 펀드 이중 수수료 같은 장벽들이 해소되면 국내 소비자와 업계 모두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운용의 정 대표는 "펀드패스포트는 시장 개방의 문제로 우리의 준비 태세가 관건인데 일단 초기에는 해외 업체들에 다소간 시장을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표들도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파장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펀드패스포트 참여 4개국 중에서는 호주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나UBS운용의 진 대표는 "호주는 글로벌 자산운용 인프라, 특히 부동산 투자에 대한 노하우가 많아 수혜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운용사 대표 역시 "호주는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이 잘 발달돼 있고 전반적인 펀드 인프라가 뛰어나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개방에 앞서 국내 자산운용업 경쟁력 강화 조치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나UBS운용의 진 대표는 "장기세제혜택펀드 같은 것도 방법이 되겠지만 궁극적으로 글로벌화의 첩경은 인재육성에 있다"며 "상품개발 및 운용을 위한 유망 인재들을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영운용의 이 대표는 "최근 펀드업계가 수익률 저하로 침체되고 소비자 신뢰가 떨어진게 사실이지만 정부에 무엇인가 주문하기에 앞서 업계 스스로 수익률 개선과 좋은 상품 개발로 경쟁력 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펀드패스포트 자체가 순항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앞서 펀드패스포트를 도입한 유럽의 경우 단일 경제시스템과 단일 통화체계 아래에서 운용 기준을 수립한 반면 아시아는 규제나 화폐 등에서 국가간 차이가 커 원활하게 진행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또 "역내 정치 사정이 유럽과 다르고 현재 중국과 일본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것도 난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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