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5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국내 제약·바이오 30社 출격
참가업체 "우리 기술 알아본
해외 업체들이 먼저 연락해와"
삼성바이오, 50개社 수주상담
신약물질 공동개발·임상 협의
기술수출대박 `기회의 창` 활용
국내신약 FDA 허가건수 촉각
◆ 글로벌 바이오 전쟁 / ⑤ 美시장에 올라탄 K바이오 ◆
전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의약품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기회의 창이다. 실제로 지난해 각각 1조원 넘는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유한양행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모두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현장에서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만나 협상의 물꼬를 튼 뒤 수출 대박의 단초를 마련했다.
지난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도 국내 기업 30여 개가 참가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연쇄 미팅을 하고 신약물질 기술수출과 공동개발, 투자 등 다양한 협의를 했다.
행사가 열리는 사흘간 글로벌 제약사 21개와 미팅을 하는 남수연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는 "면담 약속 중 절반 이상은 상대측에서 우리 기술을 알아보고 먼저 연락해 왔다"며 "JP모건 행사에 올 때마다 글로벌 무대에서 K바이오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아토피와 음식물 두드러기 치료제 'GI-301'의 기술수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글로벌 제약사 MSD의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등과 함께 병용 투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논의에 집중했다.
면역항암제 개발 업체인 메드팩토도 김성진 대표가 13~14일 이틀간 북미와 유럽 8개, 중국 1개 등 총 9개 업체와 면역항암제 '백토서팁'의 기술수출과 기존 항암제와의 글로벌 병용 임상을 협상했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지난해 말 코스닥 상장과 함께 백토서팁 효능을 다룬 논문들이 나오면서 JP모건 행사 때 만나자는 외국 기업 요청이 부쩍 늘었다"며 "해외 제약사와 병용 임상 건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 업체 강스템바이오텍 강경선 이사회 의장은 "유럽 대형 제약사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퓨어스템AD' 기술수출을 협의했는데 유럽과 미국에서 임상·판권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법률적 검토에 들어갔다"며 "협상 파트너가 기존 치료제 '듀피젠트'를 대체할 제품을 찾고 있어 연내 성과가 날 것"으로 자신했다.
지난해 통풍 치료제(URC102) 중국 판권을 현지 업체에 기술수출한 JW중외제약은 중국 외에 미국, 유럽, 일본 등과도 시장 판권을 협상하기 위해 이번 행사 현장에서 10개 넘는 글로벌 제약사와 면담했다. 또 덴마크 제약사에 기술수출한 혁신신약 후보물질 'JW1601'은 아토피피부염 외에 노인성 황반변성,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안과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기술수출 가능성을 높였다. 이성열 JW중외제약 대표는 "JW1601의 새로운 적응증(황반변성)에 관심을 보인 글로벌 제약사들과 밀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이 주력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CMO)은 물론 그 앞 단계인 후보물질 연구·발굴(CRO)과 위탁개발(CDO)까지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무기로, 50여 개 외국 기업과 미팅을 하고 바이오의약품 CMO와 연구개발(R&D) 물량 확보에 집중했다.
이와 관련해 CDO 사업을 키우기 위해 내년부터 국내외 업체와 매년 40개 이상 CDO 계약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JP모건 행사에서 얼마나 뛰느냐가 그해 수주 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며 "글로벌 빅파마 위주의 CMO뿐만 아니라 바이오벤처들을 CDO 고객으로 적극 끌어들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30여 개 국내 업체가 JP모건 행사에 참가하면서 올해 K바이오 신약 중 몇 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JP모건 행사에 참석한 한 국내 기업인은 "미국 진출 방식은 기술수출도 있지만 결국엔 신약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등 승인받은 의약품을 미국에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올해 FDA 허가가 예상되는 것은 삼성바이오에피스 'SB8'뿐이다.
오리지널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인 SB8는 지난해 11월 FDA에 허가를 신청했는데 올 하반기에 결론이 나온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품목허가를 받은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를 올 1분기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 신약 쪽은 한미약품이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허가를 11월께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임상 3상에 성공한 에이치엘비의 항암제 '리보세라닙'과 메지온의 심장질환 치료제 '유데나필' 등도 상반기 신청을 거쳐 패스트트랙을 통해 연내 FDA 허가를 노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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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에다 희귀질환-세포치료제 뜬다
입력 2020.01.15
세계최대 美시장 최신트렌드
◆ 글로벌 바이오 전쟁 / ⑤ 美시장에 올라탄 K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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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은 합성의약품뿐만 아니라 최근 비중이 커지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트렌드를 만드는 나라다. 미국 의약품 시장 추세를 꼼꼼하게 따라가면 앞으로 어떤 분야 치료제가 최우선적으로 부상할지를 읽을 수 있고 그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IMS헬스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 의약품 시장 규모는 4849억달러(약 563조6500억원)로 전 세계 의약품 시장 중 42%를 점유하고 있다.
최근 한국 기업들의 관심을 끄는 분야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희귀질환 치료제다. 둘 다 미국 정부가 시장 출시를 독려하고 있어 국내 업계에 긍정적이다. '엠바시'는 오리지널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로 지난해 7월 미국에서 출시됐다. 엠바시는 시판 3개월 만에 시장점유율 9.3%를 기록해 의료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 최대 제약사 화이자도 올해 들어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인 '자이라베브'를 미국에서 출시했다.
화이자가 미국 시장에 바이오시밀러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본격 뛰어드는 신호탄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0% 넘게 올랐는데 의료비를 잡는 대안 중 하나가 오리지널 대비 최대 50%까지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늘리는 것"이라며 "미국 병원과 보험사가 바이오시밀러를 적극 지원하면서 향후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희귀의약품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허가된 48개 신약 가운데 21개(44%)가 희귀질환 치료제였다. 업계 관계자는 "희귀의약품이 되면 임상과 허가 절차가 간편해지고, 판매독점권과 개발비 세액공제 혜택이 크다"며 "미국 희귀의약품 매출이 향후 3~4년 내에 전체 처방 의약품 매출액의 20%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도 차세대 첨단의약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1세대(재조합 단백질)와 2세대(항체)에 이어 몸속 세포를 추출해 배양과 조작을 통해 만든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3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보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는 세포 속에 물질을 주입해 유전자 결함을 치료하거나 예방한다. 업계 관계자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암이나 유전병 등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미래 기술로 여겨져 미국에서는 선도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