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

울고싶은 아베.日 작년 4분기 성장률 -1.6% 소비세 인상·무역전쟁 여파 2014년이후 최대폭 하락 코로나 환자 급증등 도쿄올림픽 악영향에 촉각

Bonjour Kwon 2020. 2. 18. 06:44

 

 

 

코로나 대응실패·성장률 쇼크…

입력 2020.02.17

 

내각지지율 8%P 급락

 

코로나19 확산에 성장률 쇼크 등 각종 악재가 터진 1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부쩍 초췌한 모습으로 중의원에 출석해 정부 정책에 대해 밝히고 있다. [AFP = 연합뉴스]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집권을 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한국과 빚은 강제징용 배상 갈등에 이어 '벚꽃·카지노 스캔들', 코로나19 대처 실패 등 연이은 실책으로 내각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4분기 최악의 마이너스 경제성장률 성적표를 받았다. 각종 문제에도 불구하고 장기 집권의 든든한 배경이 된 경제 성과마저 빛이 바래게 된 셈이다. 일본 내각부는 17일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5분기 만에 역성장해 -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별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2018년 3분기 이후 5분기 만이다. 특히 연율로 환산하면 6.3% 감소했다. 이는 2014년 2분기 7.4% 줄어든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다만 내각부는 2019년 전체로는 0.7%(명목 1.3%) 증가하며 8년 연속 성장을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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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경제전문가들은 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3.9%(중앙값)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4분기 경제성장률이 민간 예상치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국내외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역성장은 소비세 인상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작년 10월 1일부터 일본 소비세가 기존 8%에서 10%로 올랐다.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전년 동기에 비해 2.9% 줄어 5분기 만에 감소한 영향이 가장 컸다. 소비자들이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3분기 가전·자동차 등 구매를 늘린 것에 따른 반작용이다. 다만 감소폭 자체는 직전 소비세 인상(5%→8%) 직후인 2014년 2분기 -4.8%에 비해서는 적었다. 또 10월 중순에는 폭우를 동반한 태풍 하기비스로 인해 물류망이 끊기면서 생산과 소비에 차질이 발생했다. 설비투자 역시 3분기 만에 감소로 돌아서 -3.7% 줄었다.

 

해외에서는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된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수출과 수입 감소율이 각각 0.1%, 2.6%였다. 수출은 2분기 연속 줄었고 수입은 3분기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외수의 GDP 기여도는 0.5% 증가했지만 이는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올해라고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기존 악재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한 아시아 서플라이체인(공급망) 붕괴 영향까지 일본 경제를 옥죄고 있다.

 

일본 정부는 낙관론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아베 총리와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은 이날 국회 답변에서 2014년 소비세 인상 여파가 길지 않았다며 일본 경제는 이미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에서는 염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로 사이토 NLI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 일본 경제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며 "도쿄올림픽 때까지 통제되지 않으면 경제 피해가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총제적 난맥상에 내각 지지율은 이미 급락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지난 15~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전달 대비 8.3%포인트 하락한 41%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월간 하락폭으로는 2018년 3월(9.4%포인트) 이후 최대다.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은 전달보다 5%포인트 하락한 47%로 떨어졌다. 지지율 급락은 벚꽃을 보는 모임 등 잇단 의혹에 대한 국민 불만이 고조된 상황에서 코로나19에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벚꽃을 보는 모임' 의혹과 관련한 아베 총리 설명에 '납득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74%에 달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서울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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