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9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2016년 한국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중국 완성차 업체 전기차에 탑재된 데 이어 중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던 것은 SK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결실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5년부터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하겠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추진해왔다.
차이나 인사이더란 SK가 중국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현지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중국에 재투자하는 '내부자(Insider)'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유화학과 반도체에 이어 SK그룹의 미래 신산업으로 분류되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중국 진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SK이노베이션은 2013년 총 10억위안, 한화 약 1720억원을 투자해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 등 베이징자동차그룹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인 '베스크'를 설립했다.
이후 중국 베이징에 배터리 팩 제조라인을 구축한 뒤 한국 서산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을 조립해 전기차에 탑재했지만 2016년 사드 갈등 이후 공장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됐다.
중국 전기차시장은 정부 보조금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면서 미국과 유럽을 제치고 2017년 이후 세계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 절반이 중국시장에서 소비됐을 정도였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이후 다른 업체보다 빠르게 중국 현지 진출을 추진했다. 이번에는 배터리 팩 조립 공장에서 멈추지 않고 현지에서 배터리 셀을 대량 생산해 중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곧바로 베이징자동차그룹과의 합작사였던 베스크는 100% 자회사인 베스트를 설립했고 2018년부터 중국 창저우에 배터리 셀 생산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국내외 여러 전기차 배터리 업체도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해왔지만 중국 완성차 업체와 해외 배터리 업체가 합작해 중대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 건설은 베스트가 처음이었다. 배터리 부문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이었다. 창저우 공장은 지난해 말 준공됐다.
업계 관계자는 "발 빠른 전략이 중국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아크폭스가 보조금 지급 목록에 오르면서 중국 정부가 전기차 구매 시 지급하는 보조금 폐지 시기를 올해 말에서 2022년까지 2년 유예하기로 한 정책도 SK이노베이션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에 지급하는 보조금은 2016년 이후 꾸준히 줄었지만 여전히 400만~500만원 선으로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되는 아크폭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 가격이 4000만원대 중후반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차량 가격의 약 10%가 할인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아크폭스는 베이징자동차그룹이 선보이는 프리미엄급 전기차로 중국 현지에서는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는 모델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보다 가격이 조금 저렴한 만큼 올해 말 아크폭스의 신차 효과가 중국 전기차시장에서 상당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이 중국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전기차시장에서의 LG화학, 파나소닉, SK이노베이션, 산요에너지 등 4개 업체 점유율은 15.6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탑재량은 0.04MWh로 한국과 일본 경쟁사와 비교하면 다소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만든 배터리가 중국 전기차시장에서 최고가로 분류되는 벤츠에 탑재되는 만큼 판매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2공장 건설 계획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10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미국과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상황에서 LG화학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배터리 소송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조기패소 통보를 받고 올 10월로 예정된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 또한 합의를 시사했고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양사가 합의점을 찾기 위한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2016년 한국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중국 완성차 업체 전기차에 탑재된 데 이어 중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던 것은 SK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결실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5년부터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하겠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추진해왔다.
차이나 인사이더란 SK가 중국에 진출하는 외국 기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현지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중국에 재투자하는 '내부자(Insider)'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유화학과 반도체에 이어 SK그룹의 미래 신산업으로 분류되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중국 진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SK이노베이션은 2013년 총 10억위안, 한화 약 1720억원을 투자해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 등 베이징자동차그룹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인 '베스크'를 설립했다.
이후 중국 베이징에 배터리 팩 제조라인을 구축한 뒤 한국 서산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을 조립해 전기차에 탑재했지만 2016년 사드 갈등 이후 공장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됐다.
중국 전기차시장은 정부 보조금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면서 미국과 유럽을 제치고 2017년 이후 세계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 절반이 중국시장에서 소비됐을 정도였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이후 다른 업체보다 빠르게 중국 현지 진출을 추진했다. 이번에는 배터리 팩 조립 공장에서 멈추지 않고 현지에서 배터리 셀을 대량 생산해 중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곧바로 베이징자동차그룹과의 합작사였던 베스크는 100% 자회사인 베스트를 설립했고 2018년부터 중국 창저우에 배터리 셀 생산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국내외 여러 전기차 배터리 업체도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해왔지만 중국 완성차 업체와 해외 배터리 업체가 합작해 중대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 건설은 베스트가 처음이었다. 배터리 부문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이었다. 창저우 공장은 지난해 말 준공됐다.
업계 관계자는 "발 빠른 전략이 중국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아크폭스가 보조금 지급 목록에 오르면서 중국 정부가 전기차 구매 시 지급하는 보조금 폐지 시기를 올해 말에서 2022년까지 2년 유예하기로 한 정책도 SK이노베이션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에 지급하는 보조금은 2016년 이후 꾸준히 줄었지만 여전히 400만~500만원 선으로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되는 아크폭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 가격이 4000만원대 중후반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차량 가격의 약 10%가 할인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아크폭스는 베이징자동차그룹이 선보이는 프리미엄급 전기차로 중국 현지에서는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는 모델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보다 가격이 조금 저렴한 만큼 올해 말 아크폭스의 신차 효과가 중국 전기차시장에서 상당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이 중국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전기차시장에서의 LG화학, 파나소닉, SK이노베이션, 산요에너지 등 4개 업체 점유율은 15.6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탑재량은 0.04MWh로 한국과 일본 경쟁사와 비교하면 다소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만든 배터리가 중국 전기차시장에서 최고가로 분류되는 벤츠에 탑재되는 만큼 판매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2공장 건설 계획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10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미국과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상황에서 LG화학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배터리 소송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조기패소 통보를 받고 올 10월로 예정된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 또한 합의를 시사했고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양사가 합의점을 찾기 위한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