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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LO (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도산 비상…부실기업 대출채권, 새금융위기 뇌관?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킨 CDO(부채담보부증권)의 발행보다 CLO 잔액이 3배 이상 (약0.9조$?)국내기관도7조원이..

Bonjour Kwon 2020. 5. 7. 07:27

2020.03.24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신용위기가 도래한다?’ 이 같은 내용의 하이투자증권 보고서가 화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할수록 신용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2분기 선진국 확산 추세가 이어지면 글로벌 경기 반등은 4분기로 늦춰지고 신용 리스크는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더불어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가 그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목했다.

고수익 상품으로 알려진 CLO가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CLO가 뭐길래

▷신용도 낮은 기업 대출채권으로 만든 상품

CL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 대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하는 일종의 자산담보부증권(ABS)이다. 주로 스스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BB-’등급 이하 저신용 기업이 대상이다. 투자 위험이 높은 반면 연 5~10%대로 이자가 높아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통한다.



일례로 2018년 미국 B등급 CLO 평균 수익률은 14%, BB등급도 9%를 넘었다. 초저금리 시대 높은 이자를 주다 보니 투자자가 잔뜩 몰렸고, 저신용 기업은 대출을 계속 늘려왔다.

금융안정위원회(FSB·Financial Stability Board)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대출시장의 규모 추정치는 2018년 말 기준 1조4000억달러에서 3조2000억달러로 추정된다. 이 중 CLO 발행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7400억달러 대비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FSB는 보고서에서 “2015년 이후 대출이 급증한 것과 CLO 성장은 큰 관련이 있다”고 했다.

그동안 CLO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초자산 격인 저신용 기업이 망하지 않아서다. 저금리 기조로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쉬웠기 때문에, CLO 만기가 돌아올 때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CLO는 그만큼 약속한 수익률을 고객에게 돌려줄 수 있었다.

▶CLO 왜 문제일까

▷기초자산 격인 기업(회사채)의 품질 떨어져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자칫 CLO가 금융위기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익률 좋은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 금융사는 점점 더 신용도가 낮은 기업을 찾아 CLO 상품을 찍어냈다. 그러다 보니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킨 CDO(부채담보부증권)의 발행보다 CLO 잔액이 3배 이상 늘어났다(하이투자증권 추정). 문제는 기초자산 격인 기업(신용등급) 품질(?)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신용등급 하락 시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은 B3급 비중이 2016년 26%에서 2017년 39%, 2018년 43%로 급증했다. 이 중 60%가 CLO로 팔리며 부실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도한 CLO 발행으로 과거 서브프라임 같은 부실 기초자산이 편입될 여지가 커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극단적으로 말해 CLO 기초자산 역할을 하는 저신용 기업이 하나둘 문을 닫게 되면 상황은 더 꼬인다.

‘환율과 금리로 보는 앞으로 3년 경제전쟁의 미래’ 저자 오건영 신한은행 AI 자본시장분석팀장은 “비유하자면 CLO는 신용도가 형편없는 회사와 괜찮은 회사를 섞어 만들어졌다. 그런데 괜찮은 회사를 섞어 넣었으니 덜 위험하다고 판매하는 식이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 CLO도 같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이효석 SK증권 자산전략팀장은 “미국 레버리지론 중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재무유지 약정이 없는, 이른바 커버넌트 라이트론(covenant-lite loan) 대출 비중이 발행 기준 86%에 이른다. 잔액 비중은 사상 최고인 80%로, 이를 바탕으로 만든 CLO는 우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안전한가

▷지난해 상반기에만 7조원 투자

국제금융센터는 ‘CLO 시장의 위험요인 점검’ 보고서를 통해 “향후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화하면 기초자산이 부실해지고 CLO 투자 위험이 커져 주의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국내 정치권도 이런 우려는 꾸준히 제기했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CLO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기의 제1뇌관으로 꼽힌다.


국내 금융사 CLO 투자 규모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함께 세심한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호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주요 기관투자자 CLO 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만 보험·증권·자산운용사는 총 7조6149억원을 CLO에 투자했다. CLO 투자는 올해 초에도 이어졌다. 미국 기업 CLO에 360억원을 투자한 군인공제회는 “미국 경기 호황으로 시장 규모가 최근 3년간 3500억달러 규모로 대폭 커지며 투자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말 뇌관이라 할 수 있나

▷상품 자체는 단순…부실 회사가 변수

다만 CLO는 과거 CDO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일단 2008년과 비교했을 때 부실채권 비율이 낮다는 점이 대표적인 반론 근거다. 2008년 금융위기 도화선이 됐던 서브프라임 대출 연체율은 30%에 육박했다. 그러나 2019년 기준 레버리지론과 CLO 채무불이행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라는 주장이다.

“CLO 구조는 현금과 레버리지론으로 간단하다.


그래서 위험 노출 정도를 비교적 정확히 볼 수 있다. 금융위기 당시 CDO는 선순위권자 80%, 후순위권자 20%였다. 현재 CLO는 선순위권자 60%, 후순위권자 40%로 비중도 안정적이다. 또한 금융위기 당시 개별 회사채 부도율이 높았는데, CLO는 부도율이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았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CLO 추가 투자는 괜찮을까. 안태현 젠가K 대표(전 씨티은행 아시아지역본부 투자전략가)는 “2008년 금융위기 전의 CLO 상품이 ‘1.0버전’이라고 하면 이후 나온 CLO는 ‘2.0버전’이라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신용 보강 장치가 마련돼 펀드 손실은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회사채 부도 시는 회수율이 평균 10%정도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비슷한 회사채 기반 금융상품 투자 주의령도 있다.


이효석 팀장은 “CLO와 유사하게 미국 회사채에 투자하고 있는 뮤추얼 펀드를 잘 봐야 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5000억달러(약 600조원) 규모였는데 최근 1조5000억달러(약 1800조원)로 3배 가까이 커졌다. 회사채가 흔들리면 관련 펀드도 손실이 날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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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CLO' 규모 7,000억弗…부실채권 폭탄 째깍째깍

['R의 뇌관' 고위험 기업부채-미국]

저신용 기업 대출 채권 묶어 담보
금융위기 촉발시킨 CDO와 유사
경제마비에 상환력 급격히 추락
'BBB' 이하 고위험 대출도 급증
JP모건·웰스파고·씨티그룹 등
美 금융권 연쇄쇼크 가능성 커져

김영필 기자2020-03-22 16: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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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간판 쇼인 태양의 서커스 공연이 지난주 대부분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공연 취소는 세계적 공연기업인 태양의 서커스의 실적에 타격을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 기업의 대출채권에 투자한 금융사들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해 공연을 예매한 여행객과 팬들에게는 단순한 실망일 수 있지만 태양의 서커스 대출채권의 가치 하락으로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상품 손실을 우려해야 하는 100개 이상의 투자 기업들은 벼랑 끝에 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는 CLO의 원리는 비슷하다. 예를 들어 돈을 빌리는 사람이나 기업이 대출을 갚을 확률이 10%라고 해보자. 이런 사람 2명 또는 기업 2곳을 모으면 대출이 부실이 될 확률은 크게 감소한다. 이런 대출의 숫자를 수백 개, 수천 개로 늘리면 항상 안전하게 돈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생긴다. 여기에 신용평가사는 최고 등급인 ‘AAA’를 주고 나머지도 확률에 따라 등급을 매긴다. ‘정크(쓰레기)’ 수준의 채권이 투자등급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 같은 숫자놀음은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위기 시에는 작동하지 않는다. 저신용등급 대부분이 연체를 하기 때문이다.

월가에서 CLO를 약한 고리로 보는 데는 이 같은 과거의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항공편 취소와 식당 영업 중지, 학교와 사무실 폐쇄, 공연 중단 및 예약 취소 사태가 기업의 상환능력을 급격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AAA’를 받은 CLO의 경우 실제 위험이 26% 덜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존 그리핀 텍사스대 금융학과 교수는 “CLO는 경제적 호황기에 맞춰 구조화됐다”며 “아직 이르다고 관측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CLO가 손실을 볼 것 같다”고 주장했다.



CLO 부실은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발행된 CLO는 약 7,000억달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미국 은행들이 갖고 있는 CLO는 995억달러로 1,000억달러에 육박한다. 지난 한 해만 12%나 폭증했다.

CLO를 가장 많이 보유한 은행은 JP모건체이스로 297억5,100만달러였다. 전년 대비 56.9%나 불어났다. 다음으로는 웰스파고(290억9,100만달러)와 씨티그룹(213억2,000만달러) 등이었다. CDO와 그에 따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거래는 2008년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몰락을 가져왔고 AIG와 씨티는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다. WSJ는 “위험한 대출을 안전하게 만든 금융공학이 이제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CLO가 아니더라도 위험 요소는 많다. 당장 고위험 기업부채의 절대 금액(2조8,000억달러) 자체가 크다. 질도 나빠지고 있다. WSJ는 저신용등급 기업대출(레버리지론) 시장에서 신용등급 ‘B3’ 이하인 기업 비중이 2008년 6월 기준 23%에서 지난해 7월 38%로 15%포인트나 늘었다고 전했다. 레버리지론 부실 시 연금이나 보험사가 직격탄을 맞는다.

무디스와 S&P 같은 신평사들도 코로나19에 기업체 신용등급 강등을 예고하고 있다. 무디스는 코로나19가 북미 기업의 16%, 많게는 45%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업체들의 부도 가능성이 치솟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주 크루즈 업체 로열캐리비안의 CDS 프리미엄은 전달보다 1,312% 오른 10.4%포인트를 기록했다.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도 각각 한 달 전에 비해 672%와 622% 폭등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구제금융과 양적완화(QE)로 대응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 잰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수요감소로 인해 많은 부도업체를 보게 될 것이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라며 “현금 여력이 없고 금융권에 접근하기 어려운 소기업들의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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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습하는 CLO 위험성… “금융위기 뇌관” vs “우려할 만큼 아냐” 의견 분분

입력 2019-11-12 13:09

▲자료제공=메리츠종금증권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인해 급격히 몸집을 키운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시장의 약세 전환조짐이 나타나면서 CLO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이었던 부채담보증권(CDO)과 구조가 유사하다는 점에서 다음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반면, 우려할 만큼의 위기가 도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CLO는 신용이 낮은 기업이 담보를 제공하고 받은 대출인 ‘레버리지론’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고위험 고금리 상품이다. 레버리지론의 발행 목적은 △차환 △배당과 자사주 매입 △인수합병(M&A) △LBO(기업 인수 시 피인수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인수하는 기업) 등이 있다.

최근 미국 기업 전체 배당 성향이 증가하고, 세제 개혁으로 M&A가 급증하면서 레버리지 론이 인기를 얻게 됐다. CLO의 신용 위험은 기초자산인 레버리지 론과 원채무자인 저신용기업의 신용 위험과 연관된다.


12일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 레버리지 론 시장 규모는 2조2000억 달러(약 2563조 원)이며 이중 CLO는 8700억 달러(약 1013조 원)를 차지한다.

미국과 일본계 은행이 3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며, 국내 기관 역시 6월 말 기준 국내 보험·증권·자산운용사는 총 7조6149억 원을 CLO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말보다 2배 이상으로 불어난 수치다.

▲자료제공=메리츠종금증권

특히 시장에서는 급격히 몸집이 불어난 CLO 시장이 CDO와 유사한 구조라는 것이 다음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CLO와 CDO와는 특성이 다르다는 의견도 많다.

손은정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당시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초로 발행된 CDO를 또 다시 파생상품과 결합하거나 재증권해 또다른 고금리 상품으로 만들어 연쇄적으로 부실화 되면서 위험의 규모와 범위가 확대됐다”며 “다행히 CLO는 금융위기 이후 발행 규제가 점차 강화돼 기존에 발행된 CLO를 활용해 새로운 증권이나 파생상품과 결합하는 것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금융위기 주범이었던 CDO의 구비 서류 미비 비중이 50% 수준이었는데 CLO의 약식대출 비중이 80%까지 상승하면서 불안요인이 되고 있지만 CLO는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충격은 제한적”이라며 “은행∙보험 등 대형기관들은 ‘AAA’ 등급 위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기가 둔화추세에 있는 만큼 CLO 시장 위축으로 차환 부담으로 미국 한계기업들의 줄도산, 연쇄 위축 파장 등의 우려도 나온다.



김한진 KTB증권 연구원은 “저신용등급 기업부채 팽창으로 인한 신용경색과 비우량 기초자산으로의 과도한 신용 쏠림, 레버리지론과 CLO 질적 저하 등이 잠재 위험으로 예상된다”며 “금융위험이란 통상 외곽의 저신용등급 영역에서 시작해 경기둔화와 함께 증시까지 확산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은 “CLO는 금융위기 기간에도 부도율이 급격하게 상승한 전례가 없다”며 “금융위기 이후 CLO의 신용등급은 상향이 하향보다 우위에 있고 최근 상향 추세는 줄어들고 있으나 우려할 만큼의 위기가 도래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서브프라임 MBS, CDO와 비교해도 AAA등급 트렌치 비중이 월등히 적다”며 “후순위 비중이 많아 손실 완충 능력이 이전에 비해 강화됐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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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금융위기의 뇌관은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 시장
281호 2018년 12월 31일

최근 미국에서는 신용파생상품 시장이 다시 팽창하고 있다. 신용파생상품 시장은 10년 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를 불러일으켰던 주범이다. 당시 이 시장에서 문제가 됐던 것은 여러 개의 주택담보대출을 묶어서 만든 고위험·고수익 파생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대출채권담보부증권 (CLO·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이라는 파생상품이 ‘새로운 위험’으로 떠올랐다. 은행이 신용도 낮은 기업들에 제공한 대출채권을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것이다. 신흥시장발 위기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온 카르멘 라인하트 교수는 이번 칼럼에서 미국 금융위기의 뇌관으로 CLO 시장을 지목하고 있다.
카르멘 라인하트(Carmen M. Reinhart) 하버드대 교수,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 베어스턴스 투자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피터슨연구소 선임연구원카르멘 라인하트(Carmen M. Reinhart)
하버드대 교수,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 베어스턴스 투자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피터슨연구소 선임연구원
2018년 한 해 동안 세계 각국의 경제 매체들이 꾸준히 다뤄온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신흥국 위기였다. 물론 신흥시장이라는 것이 여러 나라로 구성돼 있으므로 ‘신흥국 경제’를 하나로 뭉뚱그려 특정 짓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최근 신흥국 국채 금리는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많아지면서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굳어졌고, 이 때문에 자본 유입 규모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미국 기업채와 신흥국 국채는 순행관계였다. 미국 기업채 금리와 신흥국 국채 금리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강했던 것이다. 그래서 (신용등급이 낮은) 고수익 미국 기업채를 미국 경제 구조에 존재하는 일종의 ‘신흥시장’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올 들어 이 상관관계가 어긋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표 1 참조>. 두 채권 금리가 따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표에서 볼 수 있듯, 미국 기업채 금리가 신흥국 채권 금리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차이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금융 시장이 신흥국 채권 위험을 ‘과도하게’ 평가했을 가능성이다. 즉, 신흥국 국채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뜻이다. 둘째는 금융 시장이 미국 기업채 위험을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다. 다시 말해 미국 기업채 금리가 ‘지나치게 낮다’는 뜻이다.

현재 세계 경제 상황과 여러 요인, 예컨대 고금리, 강달러, 원자재 가격 그리고 몇몇 신흥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모두 고려했을 때, 나는 후자가 맞는 해석이라고 본다.

세계적으로 여전히 저금리 환경이 지속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고수익을 좇는 금융 투자자들은 기업채 시장에서 ① ‘CLO’라는 매력적이면서도 새로운 투자 대상을 찾아냈다.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에 따르면 ‘전통적’인 의미의 기업채 발행 건수는 2017년에 정점을 기록한 뒤 2018년 급감했다. 2018년 1~11월 기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나 감소했다. 대신 ‘CLO’ 신규 발행 건수가 급증했고, 거의 매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CLO 발행 건수를 가늠할 수 있는 지수인 ‘S&P/LSTA 미국 레버리지 론 100 인덱스’는 2018년 12월 초 기준으로 2012년 최저치보다 70% 정도 높은 수준이다. 대규모 자본이 미국 기업채 시장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표 2 참조>.




CLO는 10년 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를 불러일으켰던 CDO와 비슷한 점이 많다. 위기가 오기 전 호황기의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채권을 하나로 묶어 이를 담보화했고, 이 덕분에 재무제표상의 위험성을 가릴 수 있었다. 이 영향으로 불량 대출이 급증하게 됐다.

CLO 시장도 마찬가지다. CLO를 발행할 때 주거래 은행이 기업들을 묶어서 채권을 발행하기 때문에 볼륨이 커지고 채권의 위험성이 낮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신규 발행 건수 중에서 ‘B-’ 등급 이하 기업을 말하는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Weakest Links)’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2015년에 급증했다. 이렇듯 불량 기업을 기반으로 한 신규 발행이 많아졌을 뿐 아니라 발행 조항 등 규제도 느슨해졌다.

CDO 호황기와 마찬가지로 지금은 CLO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엄청나다. 자본 흐름 단계로 보면 ‘노다지(bonanza)’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시간과 장소를 달리하면서 지금까지 반복된 패턴에 따르면, 금융위기의 씨앗은 항상 ‘(나쁜 대출로 만들어진) 좋은 시기’에 뿌려진다.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 상태에 있는 지금 상황이 바로 이 ‘좋은 시기’다.

과거 경험상 자본 유입 급증의 끝은 좋지 않았다. 몇 가지 상황이 변하면 호황 사이클이 바로 불황 사이클로 돌변하기도 한다. 기업 측면에서 봤을 때 채무불이행(디폴트) 발생 확률은 △부채가 증가할 때 △담보 가치가 하락할 때 △주가가 하락할 때 커진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요인에 따른 디폴트 위험이 최근 들어 현저히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② ‘그림자 금융’에 대한 규제가 약한 탓에 CLO 시장의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부터 ‘그림자 금융’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다른 금융 분야와의 관계가 불투명하다는 점, 이 때문에 시장이 왜곡될수록 그림자 금융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는 점 등이다.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투자자 모두 은행보다 CLO 발행 같은 자본 시장을 선호한다. 기업으로서는 갑작스러운 재(再)융자, 투자자로서는 부실채권 정리(비용처리)에 따른 위험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딱 10년이 지났다. 서브프라임 거품 붕괴로 무너진 자리를 새로운 현상이 메우고 있다. 이른바 ③ 금융 시장 ‘두더지 게임’이다. 다음 거품이 어디에선가 나오길 기다리는 글로벌 게임판에 이미 우리는 끌려 들어와 있다.

2007년도 이전 몇몇 선진국에서 주택 시장 붐이 일어났던 적이 있었다. 그때처럼 지금 ④ 유럽 CLO 시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발행된 CLO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 지역에서의 신규 채권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 2018년 1~11월 기준으로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필사적으로 고금리를 찾고 있는 일본 은행들이 이 CLO를 적극적으로 매수하면서 구매자의 질(質)도 높아졌다. 주변 상황을 험악하게 몰고 갈 가능성이 큰 전염성 강한 금융 네트워크가 이미 준비돼 있는 상황이다.


Tip

① 은행들이 대출 채권을 담보로 발행하는 일종의 자산담보부증권(ABS·Asset-Backed Securities). 주거래은행이 기존 거래 기업 가운데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을 하나로 묶은 뒤, 이들 기업에 대한 대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증권이다. 최근 미국은 경기 호황으로 CLO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글로벌 CLO 시장 규모는 2018년 7000억달러(약 790조원)로 2016년보다 25% 증가했다.

② 은행처럼 예금을 받고 대출해주지만, 은행과 달리 감독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 비(非)은행 금융 회사 혹은 이들의 금융 활동을 뜻한다. 이런 비은행 금융 회사에서 취급하는 금융 상품을 지칭하기도 한다.

③ 금융 분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 해도, 투자자들이 또 다른 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을 말한다. 2008년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카르도 카바렐로 등 3인이 발표한 논문 ‘거품과 원자재 가격, 세계 불균형’에서 유래한 말이다.

④ 최근 한국의 경찰공제회가 유럽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CLO에 처음 투자해 화제가 됐다. 경찰공제회는 유럽 중소기업 CLO에 투자하는 펀드에 2200만유로(약 280억원)를 투자했다고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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