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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하 행정공제회 이사장., 美연기금과 공동투자 확대"4000억 신규 합작투자 추진"5년내 자산 20조까지 늘려전세계 알짜 자산 사들일 것""전문인력 확충해 수익률제고"

Bonjour Kwon 2020. 6. 22. 09:20

[CEO] 박준하 이사장 "행정공제회, 美연기금과 공동투자 확대"
박재영 기자
입력 2020.06.21
美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과


인천시·행안부 등 두루 거친
감사·행정전문가로 역량발휘
"전문인력 확충해 수익률제고"

지난달 임기를 시작한 박준하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59)은 방위사업청 감사관과 행정안전부 정책기획관, 인천광역시 행정부시장 등을 거친 '감사·행정 전문가'다. 그는 전문가의 영역인 투자에서는 직원들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신속하게 운용 프로세스 점검을 마치고 '코로나19 맞춤형' 투자 시스템 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이사장은 "행정공제회가 투자 제의를 받고 검토하는 자산은 글로벌 스탠더드와 견줘도 차이가 없다"며 현재 14조원 수준인 자산을 5년 내로 20조원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장 상황에서 취임한 박 이사장은 취임 이후 곧바로 투자 현황 점검에 착수했다. 신속한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 평소보다 앞당겨 자산운용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그는 "취임 이후 즉각적으로 상반기 현황 점검에 돌입했고 평상시보다 한 달 정도 빠른 7월 초에 경영 현황 점검과 하반기 운용 전략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현지 실사 등이 사실상 불가능해 신규 투자처 발굴의 어려움이 큰 시기에 하루라도 먼저 움직여 투자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상반기 현황 점검을 진행하는 상황에서도 '코로나19 맞춤형' 투자 집행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행정공제회는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단기 자금을 비축해 왔다. 박 이사장은 "지난해 글로벌 경제가 경기 확장 후반부에 접어들었다는 우려하에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점진적으로 단기 자금 비중을 높여 왔다"며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올해에도 지난해 말 규모로 단기 자금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행정공제회는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과 함께 40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협의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본질가치 대비 과도한 자산 가격 하락이 발생하고 있다"며 "CalSTRS와 함께 4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투자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적극적 유동성 공급으로 채권 시장이 조기에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동일한 위험 대비 높은 수익률 달성이 가능한 자산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 이사장은 "현지 실사가 불가능해지면서 사모 투자는 기존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블라인드 펀드 재투자 등 운용 역량을 검증한 운용사 위주로 우선 투자할 계획"이라며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상업용 부동산 저당증권(CMBS) 등 시장에도 계속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

14조원 수준인 운용자산 규모는 그 절대적인 수치로는 글로벌 연기금에 비해서는 작다. 그러나 박 이사장은 행정공제회가 투자하는 자산만큼은 이미 글로벌 톱 수준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업무협약(MOU)을 맺은 CalSTRS에서 지속적으로 공동 투자를 제안받고 있다"며 "제안받은 자산 중에도 엄선된 곳에만 투자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행정공제회는 CalSTRS, 덴마크 연금펀드(PFA)와 조인트벤처(JV)를 체결하며 지속적으로 신규 투자 건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CalSTRS와는 이미 1조원 이상을 공동 투자하고 있다. CalSTRS는 미국 2위 연기금으로 운용자산 규모만 약 260조원이다. 글로벌 연기금 시장에서도 가장 엄선된 투자 정보를 제공받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지난해 CalSTRS와 함께 진행한 해외 부동산 투자는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행정공제회는 전자상거래 급증에 따른 물류 자산, 데이터센터·통신 인프라스트럭처 등 인프라 자산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이처럼 엄선된 투자를 통해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5년 내 자산 규모 20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최근 5년간 평균 매년 1조4000억원 수준의 자산 규모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며 "올해 자산 규모 목표는 지난해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한 15조6000억원이며 자산운용 목표수익률은 4.1%"라고 말했다.

안전자산인 채권 비중을 확대하고 주식 비중은 축소해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동시에 대체투자 다각화와 지역·섹터·전략 분산을 통해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박 이사장은 "글로벌 증시와 괴리를 줄이고 분산 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국내 주식 비중 축소, 해외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리밸런싱(운용자산 비중 재조정)을 추진 중"이라며 "이에 따라 해외 투자 자산 비중을 지난해 말 41%에서 올해 말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주식은 13.1%(2조429억원), 채권은 10.3%(1조6125억원), 대체투자 비중은 59%(9조1638억원) 수준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또 그는 "지난해 달성한 지급준비율 100% 유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급준비율은 행정공제회 모든 회원이 일시에 탈퇴했을 때 지급해야 할 원금과 이자 총액에 대한 지급 여력 비율을 뜻한다.

매년 증가하는 운용자산 규모에 맞게 인력 확충 계획도 제시했다. 박 이사장은 "어려운 투자 여건 속에서도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충족시켜 왔지만 자산 규모에 비해 조직 규모는 작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신속한 투자 집행 역량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인력 확충과 전문성 확보는 필수"라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오픈한 차세대 정보 시스템을 통해 자산운용과 리스크 관리, 회원 서비스 업무 전반에 대한 관리 체계를 점검하는 한편 회원들을 위한 모바일 서비스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임직원 청렴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e is…

△1961년 경북 상주 △수원 농림고, 건국대 축산사료학 학사 △2010년 방위사업청 감사관 △2016년 행정안전부 정책기획관 △2018년 인천광역시 행정부시장 △2020년~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

[박재영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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