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등세계경제정치사회역학분석

중 홍콩보안법 제정 강행.일국일제(一國一制)에 .미 홍콩 특별지위(무역, 외환 거래, 기술 이전, 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 본토와차별) 박탈.Hexit가속화.자금 인력 이탈 불가피.싱가폴이 수혜

Bonjour Kwon 2020. 6. 30. 07:56
조선일보조선일보

돈도 사람도 떠난다, 홍콩 헥시트 공포
국제최형석 기자
입력 2020.06.01 03:13
트럼프 "홍콩 특별지위 박탈절차 착수"… 中 "美에 당하지 않겠다"

홍콩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면서 세계 금융 중심지인 홍콩에서 자본과 인력이 이탈하는 '헥시트(Hexit ·키워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60년대부터 중국과 미국·유럽을 잇는 무역·금융 가교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유경제도시였던 홍콩의 미래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 시각)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강행에 대응해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28일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강행과 관련해 "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일국일제(一國一制)로 대체했다"며 "홍콩의 특별 대우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에 따라 홍콩을 자치 지역으로 규정하고 무역, 외환 거래, 기술 이전, 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 본토와 다르게 우대해왔고, 이런 특별 대우 덕분에 홍콩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과 달리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아시아권을 대표하는 금융 허브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제재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시간을 갖고 중국의 향후 조치를 살펴보며 대응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작년 反中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며 - 홍콩 카우룽반도 프린스 에드워드 지하철역 인근에서 31일(현지 시각) 홍콩 시민들이 작년 중국 등으로 범죄인을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며 시위에 나섰다가 희생된 이들에게 꽃을 바치려고 기다리고 있다. 시민들 뒤쪽으로 경찰들이 서 있다. /AFP 연합뉴스
홍콩에 대한 우대 철회가 발표되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인은 미국에 당하지 않을 것" "(미국의 홍콩 조치에 대해) 충분히 준비돼 있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크게 반발했다. 인민일보 역시 중국의 구체적 조치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이 힘겨루기를 하면서 서로를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미·중의 패권 다툼이 홍콩으로 옮아붙으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홍콩에선 돈과 인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작년 6월 홍콩 내 민주화 시위가 발생한 이후 홍콩 부자들과 외국인들은 약 50조원(400억달러) 예금을 홍콩에서 인출해 나갔다. 홍콩 최고 부자 리카싱(李嘉誠) 전 청쿵(長江)홀딩스 회장은 총재산 중 절반 이상인 17조원을 홍콩에서 빼내 영국·캐나다 등지로 옮겨놓은 상태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미국이 홍콩의 특별 지위를 박탈한다면 국제 비즈니스 허브로서 홍콩의 지위는 빠르게 무너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피터 처크하우스 홍콩 포트우드캐피털 이사는 "자본 이탈은 홍콩 내 부동산 등 수요를 약화하는 부작용으로 연결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최근 홍콩에선 자영업들이 파산하고 상업용 건물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파트 가격은 전년보다 40% 이상 하락했다.

홍콩 내 인력 유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는 "1997년까지 홍콩을 통치했던 영국 정부가 홍콩 인구의 약 40%에 해당하는 290만명에 대해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30일 보도했다.

영국은 앞서 중국이 홍콩 보안법을 제정할 경우, 영국 해외 시민 여권을 가진 홍콩인 30여만명에 대해 영국 체류 가능 기간을 6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하고,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적용 대상을 1997년 7월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에 태어난 290만명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홍콩인들에게 미국 영주권을 제공하자"며 "(홍콩) 젊은이들에게는 베이징에 저항할 용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홍콩에서는 실제 이민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31일 이민 컨설팅 업체를 인용, 중국이 홍콩 보안법을 제정하기로 결정한 이후 "이전에 볼 수 없는 수준"으로 이민 상담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민 상담 업체 CEO인 앤드루 로는 이 신문에 "홍콩 보안법 제정이 결정되고 다음 날에만 100통 넘는 전화를 받았다"며 "사람들은 당장 내일이라도 떠날 수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헥시트(Hexit)홍콩(Hong Kong)과 엑시트(exit)의 합성어로 해외 투자 자금의 홍콩 대이탈을 뜻한다. 최근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과 미국의 홍콩 특별 지위 박탈 조치 등으로 홍콩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헥시트 우려가 커져, 세계 금융 중심지였던 홍콩의 위상도 흔들리게 됐다.



홍콩보안법 홍콩 특별지위 박탈 홍콩 헥시트 미·중 패권


서울은 홍콩 대체할 도시로 거론조차 안돼
1조달러 홍콩 탈출 준비… 싱가포르·도쿄, 새 금융허브 노린다
ㅡㅡㄷ

홍콩 특별지위 박탈, 중국보다 미국이 더 타격 받는다
GAM | 2020.05.2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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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밀어부치자 미국은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지 못하고 판단, 그동안 부여해온 경제·무역 특별지위를 제한하거나 박탈할 수 있어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려는 것은 '재앙적 결정'이라며 미 의회에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해 지위 박탈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주말 전에 매우 강력한 무언가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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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행진 시위를 하고 있다. 2020.05.24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별지위의 일부 특혜 중단이나 전면 취소하는 일은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의 행정명령이면 돼 홍콩은 하루 아침에 무역·금융 면에서 중국과 같은 대우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 홍콩 국가보안법, 무엇이 문제인가

28일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서 표결을 통해 홍콩 보안법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법안은 이후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최종 입법 절차를 갖고 효력을 가지면 홍콩 정부가 새로운 법을 공표한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문제가 되는 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홍콩 의회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 법을 제정한 것이 하나다. 1997년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주권이 반환된 홍콩은 영-중 간 합의에 따라 2047년까지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 경제 자율성과 개인의 자유를 보장받았다. 이에 따라 홍콩에는 자체 행정부와 입법 기관이 존재한다.

보안법은 홍콩의 헌법 격인 기본법 23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홍콩 기본법 23조는 국가 전복과 반란을 선동해 국가 안보에 위해를 끼치는 자나 단체에 최장 30년 징역형을 처벌할 수 있도록 명시되어 있는데 이에 관한 법률은 홍콩에서 제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국의 보안법 제정 강행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는 이유다.

그 내용도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 원칙을 깨는 것이여서 논란이다. 지난 22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제안된 홍콩 보안법은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을 처벌하고 홍콩에 국가보안법 집행 기관 설립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밖에 홍콩 행정장관(특별행정구 수반)은 정기적으로 중국에 국가보안법 관련 정보를 보고해야 한다.

지난해 '송환법 시위'를 이끌었던 홍콩의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27일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서 "홍콩은 더이상 일국양제 체계에 있지 않다"며 중국 정부는 국가보안법을 이용해 합법적으로 홍콩을 지배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홍콩반환협정이나 홍콩정책법을 지키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홍콩정책법은 홍콩이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받음에 미국이 관세·투자·무역·비자 발급 등에서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달리 특별 대우하는 법으로 1992년에 제정됐다. 홍콩 특별지위의 근간인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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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피크에서 내려다 본 홍콩 시내 전경. [사진=블룸버그]
◆ 中보다 美 타격 큰 특별지위 해제

트럼프 행정부가 홍콩 특별지위 박탈이란 '핵 옵션'(nuclear option·극단적 선택)에 나설지 미지수이지만 엄청 고민할만한 사안인 것은 분명하다. 이는 중국과 무역협상을 어렵게 하는 선택인 것은 물론이고 중국 보다 미국 기업들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홍콩은 중국에서 해외로 가는 중요한 관문이지만 그 의미는 축소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수출의 12%가 미국의 관세를 피할 수 있는 홍콩을 거쳐갔다. 하지만 이는 1992년의 45%와 비교할 때 거의 4분의 3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1997년까지만 해도 홍콩의 경제적 중요성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비중이 불과 3%로 줄어들었다. 물론 이러한 줄어든 경제적 비중에도 불구하고 홍콩은 중국에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금융 및 전문서비스 허브로서 본토와 세계경제에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인식한다.

홍콩은 개방된 자본계정과 국제기준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도시여서 세계 은행과 무역회사의 중국 내 거점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접근하면서 미국 달러화 페그 제도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미 의회 조사국에 따르면 2018년 홍콩과 거래에서 미국의 무역흑자 규모는 311억달러(수출 510억달러, 수입 168억달러)로, 최대 흑자 지역이다. 또 홍콩은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와인 수출시장이며 소고기와 농산물은 일곱 번째 시장에 해당한다. 290개 미 기업이 홍콩에 지점을 뒀으며 미국인 약 8만5000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은 홍콩의 특별지위가 박탈되면 현지 1300여개의 미국 기업과 영업점이 골머리를 앓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밖에 중국에 적용되는 엄격한 비자 규정이 홍콩에 적용되면 정기적인 출장과 취업비자 허가 길이 막힐 수 있다고 전했다.

홍콩-미국 간 외국인직접투자(FDI)도 급격히 감소할 것이다. 2018년 홍콩에 대한 미국의 FDI 규모는 825억달러였고 홍콩의 대미 투자 규모는 169억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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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한 기념품 가게 앞에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마스크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사진 광고물이 서 있다.2020.03.24 [사진=로이터 뉴스핌]
투자은행 BDA 파트너스의 에완 렐리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많은 기관 투자자들과 사모펀드사들이 홍콩을 떠나 이웃 싱가포르, 한국, 대만,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며 "새로운 보안법은 상당한 금융·외교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다. 이미 홍콩달러는 미 달러 대비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홍콩 증시가 고통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홍콩을 두고 미국이 중국과 충돌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재선에서 가장 큰 업적으로 내세우는 미중 무역합의 성과를 버려야 하는 위험을 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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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는 무엇?…박탈시 어떤 일이?
기사등록 2020/05/28 11:03:35

中기업 투자 기회·비자 등 영향
사실상 '정치적 경고' 의미가 커
홍콩 자치권 보장엔 효과 없어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중국이 대(對)홍콩 지배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제재 카드를 꺼내들려 하고 있다.

정확한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미국 주요 매체들은 홍콩에 부여해온 '특별지위'를 일정 부분 박탈하는 방안이 시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콩 특별지위는 무엇이고, 왜 이를 박탈하는 게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가 되는 것일까?

미국은 1992년 홍콩정책법을 제정하고 홍콩에 중국 본토와는 다른 특별한 지위를 인정했다. 이 법에 따라 미국은 관세·투자·무역·비자 발급 등에서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달리 특별하게 대우하는 데 이를 흔히 '특별지위'라고 부른다.

덕분에 홍콩은 중국보다 6년 빠른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단독으로 가입할 수 있었다.

문제는 홍콩이 중국 본토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오늘날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긴 힘들 것"이라고 발언했다. 사실상 중국 본토와 다를 바 없는 홍콩에 특별한 지위를 부여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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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AP/뉴시스]지난달 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마스크를 낀 한 남성이 정부 선전물 앞을 지나고 있다. 중국은 대(對)홍콩 지배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한다. 2020.5.28.

◇홍콩 특별지위 함께 누리던 중국도 경제적 피해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은 중국의 피해로 이어진다.

CNBC에 따르면 '아시아의 허브'인 홍콩은 중국과 다른 나라의 거래 과정에서 일종의 중간 상인 역할을 해왔다.

글로벌 도약을 꿈꾸는 중국 기업들은 특별지위를 가진 홍콩에 지사를 마련해 미국 및 유럽의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같은 방법으로 중국 기업인들 역시 미국 비자를 조금 더 쉽게 발급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던 기간에도 홍콩에 사무실을 마련해둔 중국 기업들은 징벌적 과세에서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홍콩이 특별지위를 상실한다면 이같은 혜택은 모두 사라진다.

에스와 프라사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중국책임자는 "미 행정부의 결정은 홍콩과 미국 사이의 무역과 금융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며 "이제 홍콩과의 직접적인 무역을 물론, 홍콩을 통해서 하던 무역에도 높은 과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중국의 제조업 역시 타격을 입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홍콩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의 90%는 중국 남부에서 생산된다. 피터슨 경제연구소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재, 경공업, 기술제품 등이 모두 영향을 입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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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AP/뉴시스]27일 홍콩 입법부 앞에서 시위 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향한 경고문을 들고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처벌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홍콩 국가보안법 수정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홍콩 시위대는 입법부 청사 밖에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0.05.27.

◇'정치적 경고' 의미 더 커

홍콩 특별지위 박탈은 경제뿐 아니라 지정학적인 경고의 의미도 담고 있다.

BBC는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선언은 사실상 중국 정부에 '홍콩의 자치권을 침해한다면 특별지위의 특혜도 받을 수 없다'는 전언이라고 보도했다.

중국과 장기간 갈등을 이어가는 미국의 견제함을 보여주기 위한 방안으로도 해석된다.

미국은 중국과 약 2년 동안 무역전쟁과 기술 경쟁을 지속하며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둘러싼 진원 논란까지 일으키며 갈등을 고조하는 상황이다.

그 사이에서 다시 한번 홍콩 특별지위 문제에 손을 대며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미국이 중국보다 더 많은 패를 갖고 있음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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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홍콩 한 거리에 중국 국가보안법 추진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제작한 포스터가 바닥에 놓여 있다. 1984년 중-영 공동선언이 사망했다고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 공동선언에서 영국은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고, 중국은 홍콩에 일국양제(1국가 2체제)를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중국이 홍콩 반정부 시위대를 처벌하도록 한 보안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일국양제 원칙이 훼손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0.05.25.


◇홍콩 자치권 보장엔 도움 안 돼

관건은 홍콩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게 홍콩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이다.

많은 재계 지도자들과 분석가들은 "미국의 강경 대응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홍콩 지배력 강화 계획 의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WP에 말했다.

오히려 홍콩의 피해가 가중된다는 분석이 다수다.

크레이그 앨런 미중 비즈니스 협의회 회장은 "사실상 홍콩의 기업, 홍콩 내에 있는 미국 기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홍콩에 사무실을 둔 미국 다국적 기업의 수는 1350여개에 이른다.

홍콩 금융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홍콩 증권 시장의 상장사는 2100여개로 총 시장가치는 4조4000억 달러(약 5450조원)에 달한다. 몇몇 보고서는 홍콩 증시의 가치를 뉴욕, 런던 증권 시장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제프 문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특별지위를 해제한다면 금융 중심지로서의 홍콩의 지위 역시 위태로워진다"고 경고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선임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홍콩의 경제 활력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것보다 체제 전복의 위험을 줄이는 데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며 특별지위 박탈의 실효성에 의문을 남겼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