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양판점,대형슈퍼/롯데쇼핑

롯데쇼핑 2분기 영업익 98.5% 감소... 점포 정리 빨라질 듯.코로나 직격탄 맞은 마트·슈퍼·시네마…적자 심각

Bonjour Kwon 2020. 8. 6. 22:22
2020.08.06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롯데쇼핑이 올 2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쇼핑은 올 2분기 매출 4조459억원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4조4564억원) 대비 9.2%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915억원) 대비 98.5% 줄었다. 올 1분기 실적을 더한 상반기 실적은 매출 8조1226억원, 영업이익은 53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8.8%, 82% 줄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14일 2020 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롯데지주 제공

◇코로나 직격탄 맞은 마트·슈퍼·시네마…적자 심각

롯데쇼핑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데에는 롯데마트의 영향이 컸다. 롯데마트는 올 2분기 1조4650억원 매출에 영업손실 57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임시휴점과 단축영업,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제한 등의 영향으로 매출 부진이 심화됐다"면서 "여기에 점포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을 설정하게 되면서 적자를 냈다"고 설명했다.

롯데슈퍼도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롯데슈퍼는 올 2분기 매출 42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줄었다. 영업손실도 96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판관비를 절감하고 영업 부진 점포를 정리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규모를 102억원 줄였다.

롯데백화점은 2분기 매출 6665억원에 439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지난 1분기(매출 6063억원, 영업이익 285억원) 대비 소폭 개선되는 양상을 띄었다. 해외 명품과 가전·가구 등이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 선양 백화점 충당금 환입과 인도네시아 임차료 감면, 베트남 판관비 감소 효과로 영업이익이 좋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 실적(매출 7599억원, 영업이익 739억원)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표일 수밖에 없다.


2020년 2분기 롯데쇼핑 주요 사업부 매출 및 영업이익. /롯데쇼핑 제공
2020년 2분기 롯데쇼핑 주요 사업부 매출 및 영업이익. /롯데쇼핑 제공
그나마 코로나 이후 언택트 소비 열풍과 가전 구매 바람을 타고 하이마트와 롯데홈쇼핑이 좋은 실적을 거뒀다.

하이마트는 올 2분기 1조1157억원 매출에, 69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 영업이익은 51.1% 증가한 수치다. 롯데홈쇼핑은 2분기 매출 2598억원에 영업이익 3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13.3% 신장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고효율 프리미엄 가전상품군의 성장과 비대면 수업 및 언택트 확산으로 PC나 TV 관련 상품 수요가 늘었다"면서 "홈쇼핑은 헬스케어 등 건강 상품과 직매입 상품 확대로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시네마 등을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올 2분기 매출액이 3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분의 1토막이 났다. 매출부진에 따른 영업손실 규모는 506억원. 벌어들인 돈보다 손실액이 더 컸다.

지난달 31일 폐점한 롯데마트 의정부점./박용선 기자
지난달 31일 폐점한 롯데마트 의정부점./박용선 기자
◇하반기도 만만치 않은 경영 환경…점포 정리 빨라지나

하반기 경영 환경도 롯데쇼핑에겐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 이후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디지털 전환'을 외치며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내년 말까진 이같은 경영 위기가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14일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위드 코로나'가 내년 말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면서 최선을 기대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일단 부진 점포 정리 등 구조조정으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상반기 실적이 나온 이후 롯데쇼핑의 점포 정리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 2월 2019년 실적 발표 후 "운영효율성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700여개 점포 중 30%인 200여개 점포를 향후 3~5년간 순차적으로 정리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지난 5월 1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매장 폐점 일정을 앞당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 회장도 사장단 회의에서 "업무상 낭비를 줄임과 동시에 효율성을 가장 우선적으로 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롯데슈퍼와 마트의 실적 부진이 예상보다 큰 상황"이라며 "롯데쇼핑 입장에선 구조조정을 빨리 할수록 손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앞당기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구조조정과 함께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의 통합 쇼핑몰인 '롯데온'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온은 현재 7개 계열사의 쇼핑몰을 한 곳에 묶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뿐, 당초 목표로 제시했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서의 면모는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롯데쇼핑 측은 9월 예정된 검색 엔진 업그레이드 이후 고도화된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미국의 월마트가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물류 거점으로 삼으면서 재기에 성공한 것처럼, 롯데쇼핑도 주요 매장을 온라인 거점 점포인 '스마트스토어'로 리뉴얼해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 4월 중계점과 광교점이 스마트스토어로 리뉴얼 오픈한 이후 매출이 전년 대비 160% 늘었다"면서 "온라인 물류 거점 매장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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