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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IT호황 `판교의 재발견`…영앤리치 몰린다.게임사 등 판교 입주한 IT기업언택트 트렌드에 매출 확 늘어결국 3040 속속 판교로 `러시`코로나에 쾌적한 환경도 호평

Bonjour Kwon 2020. 9. 3. 07:42
2020.09.03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98㎡
21억7천만원 거래돼 신고가

판교 중심으로 불리는 판교역 부근 알파돔시티 전경. [사진 제공 = LH]
판교 대장주로 꼽히는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이 정부의 계속된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신고가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이 지역 아파트들은 신고가 경신을 지속하면서 게임·정보기술(IT) 등 4차 산업 연관 기업이 밀집해 있는 판교가 한국판 뉴딜 정책과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면적 98㎡(옛 39평형) 매물이 21억7000만원에 7월 27일 실거래됐다. 이 매물의 3.3㎡당 가격은 서울 강남권과 비슷한 수준인 55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앞서 7월 11일 계약된 더 큰 평형(전용 105㎡) 신고가 21억5000만원보다도 비싼 가격이다. 신분당선 판교역 바로 앞에 위치한 이 단지는 지난 5월 잠깐이지만 잠실 아파트 시세를 추월해 화제가 됐던 터다.

실수요자가 많이 찾으면서 이 단지 전세 매물도 현재 실종된 상황이다.



총 948가구 규모인 이 단지에서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전용 117㎡(보증금 14억5000만원) 단 한 건에 불과하다. 이 일대 한 공인중개업자는 "매물이 워낙 없는 단지라 한번 거래가 성사되면 호가가 바로 억대로 오른다"며 "허위 매물 단속 이후 눈에 보이는 매물이 줄면서 가격 상승이 더 빨라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인근 다른 단지들 역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인 알파돔시티판교 알파리움1단지 전용 142㎡ 매물은 7월 31일 24억8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다시 썼다. 현재 같은 면적 호가는 27억5000만원 수준이다. 봇들7단지휴먼시아엔파트 108㎡ 매물은 7월 29일 18억4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판교가 속한 성남시 분당구는 7·10부동산대책이 나온 이후에도 꾸준히 매매가가 상승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기준 지난 7월 13일부터 8월 24일까지 매매가 누적 상승률은 1.20%로 같은 기간 서울 상승률(0.21%)의 약 6배에 달한다. IT, 생명공학기술 등 1300여 개 기업이 몰려 있는 판교는 4차 산업 육성 위주인 한국판 뉴딜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입주 기업 임직원 6만4497명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30대가 45.09%에 달한다. 그 뒤를 40대(27.43%), 20대(18.95%)가 차지해 주택 주요 구매층인 30·40대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입주 기업들의 높은 연봉 수준과 스톡옵션 등 인센티브를 받는 상황을 고려하면 구매력 있는 배후 수요가 강남권 못지않은 셈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되레 매출 성장세가 높아지고 있는 게임업체(엔씨소프트·넥슨 등)들이 몰려 있는 것도 호재다.



엔씨소프트는 판교 신사옥 건립을 위해 8000억원대 경기 성남 판교구청 예정 용지 매입에 나선 상황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강남 재건축 희망이 사라지고 보유세 부담이 짓누르다 보니 투자 수요가 수도권 신도시로 많이 빠져나가는 분위기"라며 "최근 미국 뉴욕시에서 진행되는 외곽 대형 집으로 이사가는 트렌드처럼 코로나 시대에 쾌적한 주거 환경을 원하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도 신도시 강세 현상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판교 부동산 강세는 분당 등 주변 주거지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8월 13일 분당구 정자동 대표 단지인 '분당파크뷰' 전용 182.232㎡(21층)도 23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판교 부동산 강세는 판교 출퇴근자들이 거주하기 좋은 신분당선 라인(분당 정자동, 용인 수지 등)은 물론 8호선 성남 구도심까지 두루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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