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0.12.08
국민의힘 의원들이 8일 국회 본청 본회의장 앞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 처리 방침'에 반발하며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하고 있는 여당을 향해 "수치보다 더 두려운 게 뭐냐"고 비판했다.
공수처법 처리와 '추-윤 갈등'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학자 출신 초선인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금 국회가 난장판"이라며 복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윤 의원은 8일 페북에 국회 로텐더홀에서 연좌 농성을 하는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그는 "합리적인 논리가 아니면 웃음거리가 되는 세상에서 살다가, 합리성과 염치를 가볍게 무시하는 곳에 와보니, 이게 대한민국의 국회인가 당황스럽다"고 야당에 비토권을 약속해놓고 이를 간단히 뒤집은 여당
그는 "공수처법 취지에 공감하는 국민이 많지만, 정권의 방탄조끼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을 비롯한 몇 독소조항은 '이게 도대체 뭐하자는 것일까'란 의문을 갖게 한다"며 "그 우려를 받아치며 내세운 여당의 논리가 '야당이 반대하면 누구도 공수처장 후보가 될 수 없다'였다. 야당 비토권이 있으니 공수처 역할은 무엇이든, 걱정할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오늘 '야당이 반대해도 누구든 공수처장으로 만들 수 있는 야당 비토권 무력화'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했다. 안건상정에 항의하며 어젯밤 본회의장 앞에서 철야 농성을 하면서도 참 착잡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쯤 되고 보니 아무리 180석의 거대 여당이지만 이렇게까지 정치적 무리를 무릅쓰는 이유가 뭘까 점점 더 궁금해진다"며 "수치를 모른다는 비난보다 더 두려운 것이 있으니 이렇게 하는 것일 테고, 그것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방탄 공수처를 만들어 숨겨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윤 의원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싸움을 시작하러 간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