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해외)

‘56조 규모’ 해외 부동산 펀드 코로나 사태로 시한폭탄 .초저금리 현상 속에서 국내 금융사들이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들었다가 사기를 당하는 등 펀드 관리가 부실한 사례도 속속

Bonjour Kwon 2020. 12. 17. 07:11
2020.12.17.
코로나 사태로 세계 주요 국가들의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내에서 투자한 해외 부동산 펀드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초저금리 현상 속에서 국내 금융사들이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들었다가 사기를 당하는 등 펀드 관리가 부실한 사례도 속속 드러났습니다.

해외부동산 펀드에 쏟아지고 있는 우려를 손석우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투자한 해외 부동산 펀드가 얼마나 되는 거죠?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말 기준 해외부동산 펀드 현황을 집계한 결과 56조 5,000억 원 규모였습니다.

2013년에는 6조 4,000억 원에 불과했는데, 불과 7년 사이에 9배로 급증한 것입니다.

특히 2018년에는 40조 원, 2019년 50조 원대를 넘어서며 초저금리가 본격화되었던 시기에 해외부동산 펀드 투자가 급증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보통 어디에 투자가 되었나요?

[기자]

국내 해외 부동산 펀드의 절반 이상은 미국과 유럽 등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에 투자되었습니다.

호텔이나 리조트 같은 상업용 부동산에도 상당 규모가 투자되었고, 최근에는 복합단지나 창고, 물류센터 등에 투자하는 펀드도 많아졌습니다.

[앵커]

금융사들은 그동안 해외부동산 펀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라고 강조해왔는데, 어떤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기자]

말씀하신 대로 금융사들은 해외 부동산 펀드가 상대적으로 경기에 휩쓸리지 않고, 장기 투자처가 많아 상대적으로 안전한 펀드라고 홍보해 왔는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충격에 해외부동산 시장도 휘청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일부 펀드에서는 임차료나 이자가 연체되기 시작했고, 매각을 통해 수익을 내는 펀드도 매각이 지연되는 등의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펀드가 건물 주인이 되는 임대형 부동산 펀드는 설정액이 21조 원가량 되는데, 임대율이 90% 이하로 떨어진 펀드가 약 1조 4,000억 원 정도로 집계됐습니다.

코로나 충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가정을 해보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시장 탓만으로 돌릴 수 있나요.

금융사들의 관리 부실도 드러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펀드는 운용사 운용능력이 중요한데, 국내 금융사들이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투자하거나, 투자한 이후 관리가 부실해 손실을 보는 사례도 이번 검사에서 속속 드러났습니다.

예를 들어 KB증권에서 판매한 호주 부동산 사모펀드의 경우 현지 장애인 임대아파트에 투자하는 상품인데, 현지 사업자가 다른 토지를 사들이는 데 투자금을 사용했고, 대출 서류도 위조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금융당국은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하지만, 투자자들은 제2의 사모펀드 사태로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손석우 기자(sukwoo79@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