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재건축

평당 3200만원이라니”…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포기할 듯.기대보다4000만원보다 20%나 낮아.공공재개발 사업의 흥행에 매달려 왔던 정부 입장에선 난감한 상황

Bonjour Kwon 2021. 2. 1. 00:39

"어떻게 그런 분양가를…정부 통보, 충격이었죠"
김리영 기자
입력 : 2021.01.31
[땅집고]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2 재개발구역 일대. / 흑석2구역 추진위원회

[땅집고] “정부로부터 평당 분양가 3200만원이라고 통보받은 이후부터 잠을 못 자고 있습니다. 도저히 사업성이 안 나와 주민들을 설득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 분양가를 산정한 방식을 듣고서는 더 어이가 없었습니다.” [단독] “평당 3200만원이라니”…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포기할 듯 기사 참조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공공재개발 시범 사업지 중 최고 요지로 꼽히는 흑석2구역은 지난 25일 예상 분양가과 용적률 분석 결과를 통보 받은 뒤 “정부가 제시한 조건으로는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며 철회 의사를 밝혔다. 공공재건축 사업이 시장에서 외면 받은 뒤, 그나마 남아 있던 공공재개발 사업의 흥행에 매달려 왔던 정부 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이 됐다. 흑석2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지 10년이 넘도록 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해 공공재개발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었다

땅집고는 흑석2구역 이진식 재개발 추진위원회 대표를 인터뷰했다. 그는 공공재개발 사업 참여 철회 의사를 밝힌 이유에 대해 “정부로부터 받은 공공재개발 구체적인 사업 분석 결과와 예상 분양가가 너무 터무니 없이 낮아 주민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반분양가가 평당 3200만원 수준으로 추진위가 기대했던 4000만원보다 20%나 낮았다. 또 이 가격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시 예상 분양가와 차이가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땅집고] 이진식 흑석2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 대표. / 김리영 기자

그는 정부가 3.3㎡당 3200만원의 분양가를 책정한 근거를 듣고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정부가 일반 분양가를 산정한 방식이 한마디로 주먹구구식이었기 때문이다.

작년 흑석동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를 통해 분양한 아파트의 3.3㎡당 분양가 평균 약 2800만원이었다. 여기에 최근 서울 서초동이나 강동구 등지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은 단지들이 HUG 심사 분양가보다 평균 10% 정도 더 높았다는 이유로 HUG 분양가인 2800만원에 약 10% 정도를 적용한 3100만원을 하한선으로 잡았다고 한다. 공공재개발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으니, 이 보다는 100~400만원 정도 높게 해서 나온 것이 정부가 제시한 3200만원이었다.


그는 “정부가 공공재개발을 하면 임대가구를 더 지어 기부채납을 하는 대신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예외한다고 했으니 분양가가 적어도 주변 단지 시세의 70~80%인 3.3㎡ 당 4800만원은 돼야 한다고 주민들이 예상했는데, 너무 터무니 없는 가격이 나왔다”고 말했다.

용적률도 예상치 보다 낮았다. 정부가 흑석2구역에 통보한 예상 용적률은 평균 487%(총1310가구 규모)로 조합의 기대보다 100% 이상 크게 낮았다. 이 대표는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런 조건이라면 공공재개발을 할 바에야 일반 재개발을 추진하는 게 낫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땅집고] 흑석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사업 방식별 가구 수 비교. / 흑석2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

이 대표는 “정부 안대로 분양할 경우 기존 조합원은 손해를 보고 일반 분양에 당첨차는 수억원대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며 “공공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은 일반분양 당첨자들이 시세차익을 가져가는 것은 괜찮고, 공공 재개발을 추진해 임대가구를 40~50%씩 기부하는 조합원이 이익을 가져 가는 것은 문제가 된다는 정부의 발상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SH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정확한 토지 감정평가 등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협상의 여지는 더 남아있다”며 “그러나 흑석2구역이 주장하는 3.3㎡당 4000만원 중후반대 수준의 가격으론 사업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공공재개발의 핵심 사업지였던 흑석 2구역이 사업 취소를 선언함에 따라 다른 후보지에서도 반발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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