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 반고체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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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31. 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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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의 가장 큰 특징은 액체 대신 사용되는 고체전해질이다. 전고체 배터리에서 고체전해질의 역할은 리튬이온을 전달하는 역할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전해액이 하던 역할과 같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로 이루어진 전해액으로 인해 발화 및 폭발 위험성, 낮은 내충격성 등 안전성에 대한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에 반해 고체전해질은 고체로 이루어져 있어 불안정한 전해액 대비 안정성이 향상되고 고전압 양극소재 적용이 가능해진다.
고체전해질이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한다. 바로 리튬이온의 전도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고체는 액체보다 밀도가 훨씬 높다. 액체가 아닌 고체를 오가는 리튬이온의 움직임에 제한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온이 양극 사이를 이동하는 속도는 배터리의 출력과 연관되기 때문에 리튬이온의 전도도가 떨어지면 에너지밀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음극과 전해질의 계면 저항 문제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질은 액체 분자가 빈틈없이 계면에 접촉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에서는 고체 전극과 고체 전해질이 닿는 부분이 완전히 접촉되지 못한다.
이로 인해 고체 전해질 소재 표면에 형성되는 '이온 저항층'이 전도 성능을 낮추고 에너지밀도 저하를 발생시킨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리튬이온 전도도를 해결하면서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하이브리드 전해질이 주목 받고 있다.
시작은 Nio의 ‘Nio day’이다. Nio는 ‘Nio day’에서 차세대 배터리 관련 다양한 기술을 공개하였다. 이 중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기술이 바로 ‘하이브리드 전해질’(Hybrid Electrolyte)이다.
Nio는 자사의 차세대 배터리는 고체전해질이 아닌 젤 형태의 하이브리드 전해질을 사용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로 인해 Nio의 차세대 배터리는 반고체 배터리로 불리게 되었다.
하이브리드 전해질은 유기물(액체처럼 유연한 고분자)과 무기물(고체)을 섞어서 만들어진다. 이로 인해 안전하면서도 높은 전도도를 지니고 있다. 개별 소재만으로 만들었을 때 나타나는 단점을 극복하면서도 우수한 성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Nio의 주장에 의하면 하이브리드 전해질을 탑재한 Nio의 반고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360Wh/kg이다. 비록 전고체 배터리 수준은 아니지만 삼원계 및 LFP 기반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 전해질 관련 산업통산자원부가 주관하는 ‘전고체 배터리 유무기 하이브리드 고체전해질’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다. 현재 LG화학, 엔켐-테이팩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근에는 ETRI에서 반도체 공정에서 활용되는 ‘건식 식각법’을 활용해 이온 저항층을 빠른 속도로 제거하는 신개념 하이브리드 개발에 성공하였다. 이온 저항층이 제거된 하이브리드 전해질은 이온 전도도는 기존 전해질에 비해 2배, 충·방전 성능은 3배 이상 높아 향후 높은 활용도가 기대된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이론적인 에너지밀도 한계가 kg당 300Wh 안팎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현재는 하이니켈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 등으로 에너지밀도를 극대화하고 있으나 조만간 한계에 도달할 전망이다.
대체재로 유력한 전고체 배터리는 많은 기업들의 등장으로 곧 등장할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지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술적인 허들로 인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기는 대부분 2025년 전후로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상용화 이후에도 두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크다.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고체전해질’의 가격은 분리막+전해액 대비 월등히 높다. 규모의 경제와 기술발전으로 인해 가격이 낮아진다고 가정해도 가격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또한 전고체 배터리는 위에 언급한 다양한 문제로 인해 상용화되는 시점에 높은 에너지밀도가 바로 나오기가 힘들다.
초기에는 높은 안정성에 기반한 전고체 배터리가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고 향후 가파른 에너지 밀도 상승이 기대된다. 가운데에서 두 배터리 간의 공백을 채워줄 징검다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반고체 배터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갖고 있는 기술적 한계에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상용화 초기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이 기대된다. 또한 상용화된 이후로도 단기적으로는 실리콘 음극재, 리튬메탈, 망간 리치 등의 기술을 통해 지속적인 에너지 밀도 성장이 가능하다.
비록 장기적으로는 전고체 배터리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다면 시장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배터리의 액체에서 고체로의 변화 과정 속에서 반고체 배터리는 훌륭한 징검다리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자료]
반고체 배터리, 고체와의 연결고리, 메리츠, 2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