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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發 공급망 불안 ◆"중국에 대항하면 해 입을것"...중국 관영매체, 한국에 노골적 경고,미국에 반도체 정보 넘겼다고한국기업에 법적 대응도 거론

Bonjour Kwon 2021. 11. 10. 00:31
2021/11/09 17:58

요소수 앞세워 노골적 경고
미국에 반도체 정보 넘겼다고
한국기업에 법적 대응도 거론

러 극동장관 "韓 요소공급 협의"
◆ 중국發 공급망 불안 ◆

요소수 부족 사태가 갈수록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 요소수를 한국 압박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정부에 반도체 공급망 정보를 넘겨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대해선 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 공급망 재편을 놓고 미·중이 정면충돌하는 가운데 중국이 2017년 사드 사태처럼 비공식적 경제 제재를 활용해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환구망 등 현지 매체들은 9일 한국의 요소수 부족 사태를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중국이 석탄 가격 상승과 전력난 문제로 요소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해오던 한국에서 요소수 대란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관영매체들은 한국의 요소수 사태를 중국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매체인 인민자신은 8일 요소수 사태를 언급하며 "한국이나 미국이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이 가진 중요 지위를 더욱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서방국가가 집요하게 (중국에 대한) 대항을 추구한다면 반드시 자신에게 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국내 언론의 질의에 "중국은 한국 측 (요소) 수요를 중시하며 해결을 위해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있다"며 "중국이 요소 등 검사제도를 시행하는 수출입 상품의 목록을 조정한 것은 관리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조치이지, 특정한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 내 반발 정서도 커지고 있다.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정부에 반도체 거래 현황 자료를 제공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미국의 약탈적 행위에 중국 기업들은 법적으로 대응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삼성전자는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회사들과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미국이 요구한 정보는 대부분 영업비밀에 속하며 중국 기업에 대한 정보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피해를 입은 중국 기업은 반외국제재법 등을 활용해 법적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미국이 미·중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고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요소수와 같은 카드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중 충돌 상황에서 자칫 한국 기업들이 제2의 사드 보복과 같은 피해를 당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주요 요소 생산국인 러시아에서는 한국과 요소 공급 문제를 협의 중이라는 장관급 인사의 발언이 나왔다.

이날 알렉세이 체쿤코프 러시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은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 측이 요소의 추가 공급원 확보에 관심이 크다"면서 "러시아 대기업들과도 이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러 간 구체적인 협상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3~5일 한·러 지방협력포럼 참여차 방한한 바 있어 이때 국내 기업들과 협의를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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