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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각자도생”…‘가치사슬 참여율’ 뚝 떨어져 52.0%.무협 통상연구원,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변화 분석.

Bonjour Kwon 2021. 12. 5. 22:20
2021-12-05

보호무역주의 심화, 해외수입 의존도 하락, 제조업 자급도 상승. 코로나19 사태 뒤 세계 교역의 지형이 바뀌고 각자도생의 분위기가 뚜렷해졌다.

이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5일 내놓은 보고서 ‘가치가슬의 구조변화 및 과제’에서 수치로 확인된다.


통상연구원 분석 결과, 글로벌 가치사슬(GVC) 참여율은 2020년 기준 52.0%(전방 23.0%+후방 29.0%)로 나타났다. 참여율은 2011년 55.4%(25.5%+29.9%), 2015년 53.6%(24.2%+29.4%)에서 2018년 59.3%(28.6%+30.7%)로 높아졌다가 뚝 떨어졌다.

여기서 전방 참여는 ‘해외의 중간재를 이용해 수출품을 생산하는 것’을, 후방 참여는 ‘국내 수출품이 외국 수출품의 중간재로 사용되는 것’을 말한다. 이번 분석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다지역산업연관표(MRIO)에 바탕을 두고 63개국 35개 산업별로 분석한 내용이다.

통상연구원은 “2011년 이후 글로벌 가치사슬이 해체·약화되는 과정이 4차 산업혁명, 미·중 갈등, 코로나19 여파로 가속화돼 글로벌 가치사슬보다는 자국 우선주의 정책의 강화를 초래한 것”으로 풀이했다.
한국의 가치사슬 참여율은 2015년 56.2%에서 2020년 54.4%로 떨어졌다. 전방 참여율은 20.1%에서 26.1%로 오른 반면, 후방 참여율은 36.0%에서 28.3%로 낮아졌다. 해외의 중간재를 이용해 국내 수출품을 생산하는 후방 참여율은 2011년(40.0%)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가치사슬 참여율은 2015년 35.4%(22.1%+13.3%)에서 2020년 36.0%(20.9%+15.1%)으로 약간 올랐다. 같은 기간 일본은 45.7%(25.1%+20.6%)에서 40.5%(26.4%+14.1%)로 하락했다. 연구원은 “중국은 2011년 이후 전방 참여율에서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18년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하락해 한·중·일 3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위기(2008~2009년) 이후 가치사슬 후방 참여에서 아세안(9개국 평균)은 인도를 지속적으로 웃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0년 기준 아세안은 29.9%, 인도는 17.5% 수준이다. 반면 전방 참여에선 아세안 21.6%, 인도 21.0%로 비슷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무역 상대국의 수요감소에 따른 충격은 아세안 내에선 싱가포르·베트남·캄보디아가, 5대 제조 선진강국(한국, 미국, 일본, 독일, 중국)에선 독일·한국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해외수요 의존도에 바탕을 둔 분석이다. 국내 생산을 위한 해외 중간재 의존도에 비춰 해외 공급국의 생산환경 변화에 따른 충격을 많이 받을 곳도 이들 나라가 꼽혔다.
한국의 경우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2020년 기준 19.4%였다. 이어 미국 17.0%, 일본 9.3%, 독일 3.6% 순이었다. 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역내 핵심 소재·부품·장비 가치사슬 구조상에서 ‘허브 국가’를 발굴해 대체 가능한 지역 공급선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