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 물류창고등

“수요 느는데 공급은 부족”… 몸값 높아진 물류센터.공사비 인상과 인허가 규제 강화로 신규 공급이 줄어

Bonjour Kwon 2022. 10. 9. 21:53


최온정 기자
입력 2022.06.14 06:00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물류센터의 몸값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공사비 인상과 인허가 규제 강화로 신규 공급이 줄어들면서 센터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작년 말부터 공실률은 약 1%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새로 지은 물류센터는 공급과 동시에 약 90%가 임차인을 채우고 있다.

14일 쿠시먼앤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연면적 3300제곱미터 이상 물류센터의 총 거래규모는 7조7000억원으로, 5조5000억원을 기록한 전년대비 41% 증가했다. 2016년부터 매년 역대 최고 거래규모를 기록하고 있으며, 거래금액이 2000억원을 넘는 물류센터도 7건에 달했다.


인천에 위치한 한 물류센터 전경.
인천에 위치한 한 물류센터 전경.
수도권에만 집중되던 물류센터 거래는 비수도권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비수도권에서 거래된 연면적 3300제곱미터 물류센터는 총 25건으로 전년보다 8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거에는 거래사례가 없다가 지난 2015~2020년 동안 처음으로 물류센터 거래가 발생한 지역이 7곳이나 됐다. 충청북도 진천과 경상북도 김천, 경상남도 양산 등이다.

물류센터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쿠팡의 ‘로켓배송’이나 마켓컬리 ‘새벽배송’과 같은 ‘라스트마일 이커머스’의 성장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배송 속도가 빠를수록 소비자의 구매확률이 높아지면서 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 재구성 또는 증설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수요 증가에 힘입어 물류센터가 고가에 팔리는 사례도 여럿 등장했다. 올해 거래된 사례 중에서는 이화자산운용이 약 2624억원에 매입한 양지로지스틱스물류센터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연면적 약 6만2251평 규모로, 상저온 복합 센터로 구성됐다.

한국토지신탁이 매입한 안성 죽산면 당목리 리치 복합물류센터 1,2(총 1580억원)와 현대자산운용이 매입한 경기도 이천시 호법CJ물류센터(1300억원)도 마찬가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임대료도 상승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플랫폼 JLL에 따르면 1분기 수도권 내 연면적 3만3000㎡ 이상인 A급 물류센터의 평균 명목 상온 임대료는 3.3㎡당 약 3만2100원으로, 이전 분기 대비 0.15% 올랐다. 지역별로 보면 남동부 권역(이천·광주·용인 등)은 같은 기간 0.29% 올랐으며, 중부권역(수원·과천·안양 등)은 0.72% 올랐다. 1.32% 하락한 서부 권역(인천·부천·김포)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임대료가 올랐다.

이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시장에서는 물류센터가 나오자마자 임대차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준공된 신규 물류센터(상온)는 공급과 동시에 전체 면적 기준 약 89%가 임차인을 확보했다. 물류센터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작년 말 수도권 평균 약 1%대를 기록했던 공실률도 높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현상은 심화할 전망이다. 지난 2~3년간 공사를 시작한 물류센터가 늘면서 공급은 증가했지만, 최근들어 인허가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 공사가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원자잿값 상승으로 공사비까지 오르면서 개발비용이 급격히 오르자 신규 공급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은 더 커졌다.

물류센터 사업 계획단계에서 교통영향평가를 대행하는 한 평가업체 관계자는 “최근 출입구 확보 등 물류센터 인허가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승인이 안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전보다 공급이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이어지면서 물류센터를 운용자산에 편입하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대형 물류센터의 경우 준공 전 이미 임차인이 99% 이상 맞춰질 정도로 인기가 많다. 앞으로도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 물류센터를 차지하려는 임차인들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