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O일 도착합니다"…'택배 배송시간 보장' 네이버의 도전
입력2022.11.04.
[네이버, 12월부터 'N도착보장' 출시
풀필먼트 얼라이언스로 비용·배송 시간 동시 단축
소비자에 정확한 도착일 제공…지연 시 보상도]
이윤숙 네이버 포레스트 CIC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한 네이버 브랜드 파트너스 데이에서 네이버 커머스 비즈니스의 방향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네이버(NAVER)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 없이도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네이버도착보장(N도착보장)' 솔루션을 선보였다. 아마존이나 쿠팡처럼 전국에 물류센터를 짓거나 택배기사를 고용하지 않고 풀필먼트 파트너를 연결해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출범한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의 첫 결실이다.
"o일까지 도착해요"…소비자 예측 가능성 높이는 'N도착보장'
네이버는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브랜드 파트너스데이'에서 70여 개 브랜드사에 '네이버도착보장' 솔루션을 소개하면서 이커머스 '얼라이언스 모델'의 장점을 강조했다.
배송 시간보장'은 △주문 데이터 △물류사 재고 △택배사 배송 등 다양한 데이터를 연결해 사용자에게는 정확한 도착일을 알려주고, 판매자에게는 판매부터 물류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돕는 솔루션이다. 네이버 플랫폼이 판매자와 풀필먼트사, 택배사, 소비자까지 한 번에 연결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배송 시간도 단축하는 모델이다. 솔루션이 적용된 상품에는 'N도착보장' 배지가 붙는다.
원본보기
'N도착보장' 배지. /사진=네이버
물건 도착이 지연되면 소비자에게 보상도 한다. 보상 비용은 판매자가 아닌 네이버가 지불한다. 이윤숙 네이버 포레스트 CIC 대표는 "보상은 확정되지 않아서 구체적인 답변은 힘들지만, 네이버페이 포인트 등 유저에게 가장 좋은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CJ대한통운과 파스토·품고·생각대로 등 물류기업이 참여하는 NFA를 출범했다. 이들 중 CJ대한통운·파스토·품고가 'N도착보장'에 들어왔다. 김평송 네이버 포레스트 CIC 책임리더는 "물류 데이터 플랫폼을 연동하는 것이 겉에서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많은 개발자 리소스가 들어가야 하고 데이터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한 수준도 높다"며 "12월 출시 일정에 맞출 수 있는 3곳부터 진행한 것이고 나머지 물류사들도 계속해서 데이터 연동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아마존 대신 알리바바·쇼피파이처럼…물류센터 없이도 배송시간 단축
원본보기
리테일러 모델과 얼라이언스 모델 비교. /사진=배한님 기자
네이버는 'N도착보장'이 '얼라이언스 모델'의 장점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는 아마존이나 쿠팡같은 '리테일러 모델'과 알리바바나 쇼피파이 같은 '얼라이언스 모델'로 나뉜다.
'리테일러 모델'은 물류센터 건설부터 물건 배송까지 직접 운영하는 1PL(1st Party Logistics, 기업이 자체적으로 물류업무를 수행) 형태를 띠고 있다. 자사 물류라고도 불리며,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쿠팡이 이 모델을 택했다. 이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주문부터 배송까지 끊김없이 진행해 배송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창고 부지 매입부터 배송 인력 채용까지 필요해 서비스 운영을 위해서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단점도 있다. 그만큼 투자 리스크도 크다.
반면' 얼라이언스 모델'은 창고를 가진 풀필먼트 사와 배송을 담당하는 택배사 등을 물류 파트너를 연결하는 3PL(3자물류, 3rd Party Logistics) 형태로 운영된다. 각 기업이 가진 인프라를 연결하면 되기에 비용을 절감하면서 동시에 물류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 네이버는 여기에 IT·컨설팅 기능까지 추가한 4PL(4자물류, 4th Party Logistics) 형태를 추구한다. 네이버는 2020년 CJ대한통운과 지분을 교환하면서 '얼라이언스 모델'을 구상했고, 현재 9개 기업이 NFA에 참여하고 있다.
이윤숙 네이버 포레스트 CIC 대표는 "NFA와 얼라이언스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확장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브랜드사는 생필품·뷰티·패션 등으로 다양하다"며 "다양한 분들을 니즈를 소화할 수 있게끔 얼라이언스를 확장한다면 판매자와 소비자가 모두 좋아할 만한 물류를 제공할 파트너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진용 네이버 포레스트 CIC 책임 리더도 "CJ대한통운과 파스토가 각각 그댈대로 IT 시스템을 다 받아낼 수 있는 '통합 물류 데이터 플랫폼' 구조를 만든 것"이라며 "이는 굉장히 어려운 백엔드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얼라이언스 모델에도 단점은 있다. 여러 물류사를 연결해 하나의 물건을 배송하다 보니, 이 중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7월 NFA에 합류했던 메쉬코리아가 경영 상 문제가 발생하면서 2달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네이버도 이를 인지하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장진용 리더는 "물류 현장 영역, 시스템 영역, 사업 영역 등으로 디테일하게 식별하고 대응체계를 준비하고 있다"며 "특정 창고 셧다운 시 재고를 이동할 수 있도록 밴더 간 교류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NFA 이용하는 판매자 빠르게 증가 중"…'연결'로 이커머스 해외 진출도
네이버는 얼라이언스 모델을 활용해 해외 이커머스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 물건을 해외에 팔기 위해서는 크로스 보더 풀필먼트가 필요한데, 물리적 창고를 들고 나가는 것은 어렵지만 저희는 물류 데이터 플랫폼 기술을 들고 나갈 수 있다"며 "한국에서의 NFA 경험으로 해외 물류사·창고사·택배사도 연결하는 것이 저희 글로벌 전략"이라고 했다.
네이버는 풀필먼트 등 물류 파트너와 협업을 강화해 2025년까지 FMCG(Fast-Moving Consumer Goods) 카테고리의 50%를 네이버도착보장 솔루션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성장시킬 계획이다. 김평송 리더는 "(53만개 입점 판매자 중) NFA를 이용하는 판매자 수를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아직 힘들다"면서도 "계속해서 입점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연결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