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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직장인 평균 출근 52분·퇴근 59분 민간조사서도 수도권 직장인 출퇴근 시간 102분 걸려

Bonjour Kwon 2023. 1. 9. 00:49


‘100분 토론’보다 더 긴 통근시간… "출근하다 벌써 지쳐요" 한숨 [김병덕의 문답]
입력2023.01.08.

출근시간 얼마나 걸리나요?
국토부 조사 대도시 직장인 평균 출근 52분·퇴근 59분
민간조사서도 수도권 직장인 출퇴근 시간 102분 걸려
"소득 적을수록 출근시간 짧다" 흥미로운 조사 결과도
사회초년생 때 기숙사·회사 인근 원룸 거주 많은 이유
BRT 신설 등 통근시간 단축 위한 지속적 정부 투자에도
20년來 출근시간 2.4분 증가… 1시간 이상 통근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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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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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많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작품성 이외에 또다른 이유로 화제가 됐다. 경기도 변두리에서 서울을 오가는 여주인공의 고단한 출퇴근길이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샀던 것. 시골길을 걸어 마을버스를 타고 다시 전철로 회사까지 가는 드라마속 출근길 만큼, 현실의 출근길도 못지 않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심지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업무보고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나의 해방일지'를 봤느냐는 질문을 하기까지 했다.

■직장인 통근 시간 평균 30.8분?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기준 직장인들의 평균 통근 시간은 편도기준 30.8분이다. 통근을 하는 직장인 2328만명 중에 집에서 회사까지 걸리는 시간이 30~45분이라는 응답이 710만명(30.5%)로 가장 많았고, 15분~30분이라는 답변이 616만명(26.5%)이었다. 통근 시간이 15분 미만이라는 답변은 511만명(21.9%)로 나타났다. 정리를 해보면 직장인 10명중 8명은 집에서 출발해 45분 이내에 회사에 도착한다는 얘기다. 나머지 357만명(15.3%)의 직장인들은 통근길에 1시간이 넘게 시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에서는 출근 시간이 더 걸린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평균 통근 시간은 37.5분으로 통계청 전국 평균 보다 6.7분이 더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출근 시간이 1시간 미만이라는 응답은 78.5%로 전국 평균과 비슷했지만 1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응답은 21.9%로 훨씬 높았다. 집이 서울이지만 회사로 출근하는데 1시간~1시간 30분이 걸린다는 응답이 18.1%나 됐다.

국토교통부 조사의 통근시간은 이보다 더 길어진다. 국토부의 2020 대도시권 광역교통 통행량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평균 출근 시간은 52분, 퇴근에는 59분이 걸렸다. 출·퇴근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권역은 대구권으로 출근은 58.3분, 퇴근은 63.6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공식적인 통근 시간 통계만으로도 직장인들의 출퇴근 스트레스가 엿보이지만 민간 조사에서는 또 다른 결과가 나온다.

지난해 6월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9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경기권에 사는 직장인들은 출퇴근 왕복 소요시간이 평균 102분이라고 응답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들도 평균 79분이 걸린다고 했고, 지방에 거주하는 직장인들의 통근 시간은 61분으로 답했다. 일자리 앱 벼룩시장의 조사에서는 경기·인천 거주 직장인들이 왕복 출퇴근에 평균 102분, 서울은 87분, 지방도 79분이 걸린다고 했다.

■투자 늘어도 늘어난 통근 시간

재미있는 부분은 소득과 출근 시간의 상관관계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월 소득 200만원 미만 직장인의 경우 '출근 시간 30분 미만'이 42.3%로 가장 많았다. 이에 비해 월 소득 500만원 이상 직장인의 출근시간은 '1시간 미만'이 46.6%로 가장 높게 나왔다. 통근 시간 1시간~1시간 30분을 기준으로 살펴보니 월 소득 500만원 이상 직장인은 19.5%가, 200만원 미만은 15.1%가 해당했다. 월급이 적을 수록 회사 근처에, 많을 수록 회사에서 멀어진다는 결과다. 사회 초년생일수록 기숙사나 회사 인근의 원룸·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렇다 보니 뚜벅이 출근족들도 적지 않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10명 중 2명 꼴(18.8%)은 걸어서 출퇴근을 한다. 버스와 지하철 다음으로 많은 통행수단이다.

정부는 국민들의 통근 시간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왔다. 수도권 지하철 노선 신설·연장, 광역버스 확대, 광역 간선급행버스(BRT) 신설 등 다양한 인프라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아이러니는 이같은 대규모 투자가 수십년에 걸쳐 진행됐지만 실제 통근 시간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00년 28.4분이었던 출근 시간은 2010년 29.6분, 2020년에는 30.8분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통근에 1시간 이상 걸리는 직장인 숫자도 2000년 249만명(14.4%), 2010년 338만명(15.7%), 2020년 359만명(15.4%)으로 계속해서 늘었다. 국민이 희망하는 최대 출근 시간이 약 40분(한국교통연구원 조사)인 것을 감안하면 수백만명의 직장인들은 여전히 '나의 해방일지' 여주인공과 같은 상황인 셈이다.

실제로 국토부가 제 2차 국가기간교통망계획에서 공개한 2030년 통근 시간 목표는 30분 후반이다. 2020년 통근 시간을 40분대라고 잡고 2030년에는 30분 후반, 2040년에는 30분 초반대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다. 참고로 한국 직장인들의 통근 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가장 길다. 2014년 OECD 평균 통근 시간은 28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