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은행주공

“나 새집 못 받고 나가란 거야?”…미친 분담금에 조합원들 패닉.ㅡ“공사비 인상분이 반영되면 분담금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Bonjour Kwon 2023. 2. 6. 00:59

2023-02-05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부산의 은마아파트로 불리는 지역 내 대장주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재건축 사업장 곳곳에서 조합원들이 분담금 폭탄을 맞았다. 최근 공사비와 금융비가 급등하면서 사업비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발표했지만, 분담금 추정액이 조합원들의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입주를 포기하거나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남천동 대장주 ‘삼익비치타운’의 조합원 분양가가 3.3㎡당 4500만원으로 통보됐다. 일반 분양가는 3.3㎡당 4900만원이다. 지방 아파트의 분양가가 서울 아파트 분양가보다 비싼 셈이다.

남천2구역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발송한 분양 신청 안내문을 보면 전용면적 84㎡ 평균 분양가는 17억935만원으로 추정된다. 현재 전용 84㎡를 보유한 조합원이 이후 동일 평형을 받으려면 분담금으로 6억8195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전용 74㎡를 소유한 조합원이 전용 84㎡에 입주하려면 8억3000만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재건축 분담금은 조합원 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을 뺀 금액이다. 사업성이 좋을수록 비례율과 권리가액이 올라가 조합원들의 부담이 줄어든다.

삼익비치타운의 분담금이 이토록 높게 책정된 이유로 낮은 사업성이 꼽힌다. 일반분양물량이 거의 없어 사실상 ‘1대 1 재건축’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분담금을 많이 내게 될 것이라고 각오는 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모르셨던 것 같다”며 “인근 남천자이의 조합원 분양가가 평당 1775만원이었으니 5년 만에 2.5배 뛴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구 산호아파트사진 확대
서울 용산구 원효로4가 ‘산호아파트’. [박형기 기자]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한신아파트’의 조합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개포한신아파트는 조합원 분양 신청을 받는 중인데 조합원 분양가가 3.3㎡당 6000만원을 넘어서면서다.

추후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까지 생각해 현금 청산을 고민하는 조합원이 늘었다.

앞서 서울 용산구 원효로4가 ‘산호아파트’도 과도한 분담금 문제로 사업이 좌초될 위기를 겪었다.

당시 전용 113㎡를 보유한 조합원이 추후 전용 112㎡를 선택했을 때 7억2000만원의 분담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조합원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사업시행계획안이 한 차례 부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조합원 분담금 문제로 갈등을 겪는 단지가 속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공사비지수가 지난해 11월 기준 148.70으로 2년 만에 24% 뛰었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연 3.50%에 달한다.

올해 레미콘 단가는 지난해 대비 10.4% 올랐다. 오는 5월에도 인상이 예고돼 있다. 시멘트와 철근 가격도 재차 들썩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분이 반영되면 분담금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기부채납으로 분담금을 줄이는 방법이 존재하고, 정부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