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요빌딩.상업용부동산

레미콘 공장 철거 반기는 뚝섬…성수동 재개발에 응봉·행당까지 들썩

Bonjour Kwon 2023. 2. 10. 10:54
  • 2022.04.08
 
 
 
차를 타고 성수대교 남단에서 성수대교를 건너면 얼마 지나지 않아 꽤 큰 부지의 공장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삼표레미콘 성수공장이다. 이 공장은 약 44년 동안 서울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 인근 주거환경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

최근 삼표레미콘 공장을 철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성수동은 물론 인근 행당동이나 응봉동 등 성동구 전체가 환영하는 분위기다. 곳곳에는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 공사를 환영한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성수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대형 레미콘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니 교통에 큰 불편을 줬는데 레미콘 공장 철거는 성수동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다. 서울 성동구의 오랜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 작업이 시작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성수동은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서울 강북에서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수동 발전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였던 시멘트 공장이 철거되면서 개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서울시는 당초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를 공원화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를 철회하고 ‘관광 랜드마크 조성 계획’을 마련 중이다. 서울시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올해 하반기부터 성수동 일대 부동산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삼표레미콘 성수공장 철거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발 기대감이 높아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전경. 앞에 보이는 공장이 삼표레미콘 성수공장이다. (윤관식 기자)



▶삼표레미콘, 44년 만에 철거

▷6월 말 완전 철거 후 활용 방안 모색

삼표레미콘 공장은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1가 683번지 일대에 위치했다. 공장 부지 총면적은 2만7828㎡.

공장 철거가 결정되기까지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7년 서울시와 성동구, 공장을 운영하는 삼표산업과 부지 소유주인 현대제철은 공장 이전 협약을 맺었다. 이후 5년간 약 100차례에 걸쳐 논의가 진행됐지만 뚜렷한 해법이 나오질 않았다.

당초 서울시는 이 부지를 매입해 인근 서울숲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문제는 재원 마련. 공장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서울시가 준비해야 하는 금액이 3400억원이나 됐다.

올해 들면서 문제의 실마리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올해 1월 삼표산업은 현대제철로부터 토지를 매입한 후 부지를 새롭게 활용한다는 전제로 공장을 자진 철거하겠다는 계획을 제안했다. 서울시를 비롯한 3개 기관이 이 계획을 받아들이면서 1977년 세워진 공장은 44년 만에 철거가 결정됐다.

3월 28일에는 철거 해체 공사 착공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정원오 성동구청장, 윤인곤 삼표산업 대표, 서상원 현대제철 전무이사 등이 참석했다. 협약 당사자 외에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진수희 국민의힘 중구·성동구갑 지역위원장은 물론 지역주민 등 총 299명이 참석해 철거를 축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역의 변화와 발전에 따라 공장 철거는 지역 주민의 숙원이자 시대적 요구였다”며 “서울숲과 연계한 수변 거점으로 변화시켜서 많은 시민뿐 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이 찾아오는 서울의 대표 명소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삼표산업은 철거 이후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세부 논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삼표산업 관계자는 “성수공장 부지를 서울시민의 편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측은 “6월 30일 공장 철거가 마무리되고 이후 민간 토지 소유권이 정리되면 새로운 시설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중랑천과 한강이 합류하는 수변 공간이면서 동시에 서울숲 인근이라는 점을 반영해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거듭날 공간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재탄생

▷리모델링으로 주거환경 개선 기대도

공장 철거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요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대형 호재’로 받아들이며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숲 인근에 위치해 입지 자체가 뛰어난 곳인 데다, 서울숲과 연계 개발, 대규모 복합 시설 설립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성수동은 갤러리아포레·트리마제·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 초고층 3대장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이전과 완전 다른 동네가 됐다. 인근에 위치한 성수전략정비구역(재개발 구역)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주변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여기에 주거환경 저해 요인으로 지목됐던 삼표레미콘 공장까지 철거를 결정하면서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다.

이곳은 출근 시간대 강남으로 이동할 때마다 공장 관련 차량 때문에 교통 체증이 유독 심했다. 공장 자체가 회피 시설이기 때문에 주변 주거환경이 개선되면 자연스럽게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랑천을 경계로 삼표레미콘 공장을 마주하고 있는 응봉동과 행당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이 반기는 분위기다. 응봉 대림1차와 2차, 응봉 현대, 대림 강변, 행당 신동아 등 인근 단지들은 대부분 1990년대 중반 혹은 2000년대 초반에 지어졌다. 용적률이 높고 가구당 대지지분이 낮아 재건축은 쉽지 않지만 리모델링을 준비하는 단지가 많다.

응봉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창문 가득 보이던 공장 조망이 바뀐다는 게 가장 큰 호재”며 “철거가 완료된 후 실제로 시야에서 공장이 사라지면 인근 아파트 단지는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집값이 고점에 접했다는 인식이 커진 데다 금리 인상 기조, 대출 규제, 세금 부담에 숨 고르기 장세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응봉동 일부 단지는 오히려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성동구 응봉동 대림1차는 중랑천을 가로지르는 응봉교만 건너면 곧바로 삼표레미콘 부지가 있는 곳에 위치했다. 대림1차 아파트 가격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4주(3월 28일 기준) 응봉 대림1차 아파트 전용 75㎡ 가격은 전주 대비 4000만원 상승했다.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 1월 거래된 14억4000만원이지만 요즘 등장하는 매물은 15억원 전후로 호가가 형성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표레미콘 공장은 서울숲뿐 아니라 인근 고급 주거지와 경관이 맞지 않았던 시설”이라며 “정주 여건이 개선되고 지역 관련 민원 시설이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강변북로 위쪽 성수전략지구 정비사업이 추진되면 삼표 공장 철거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반론도 있다.

공장 철거 논의는 이미 10년 전부터 진행돼왔다. 서울숲과 가까운 인근 아파트는 이미 공장 철거를 가정해 시세가 형성됐다는 것이 일부 지역 공인중개사 주장이다.

향후 공장 부지에 어떤 시설이 들어올 지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가령 소규모 공원이나 문화 시설이 들어설 경우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면 지역 주민이나 외부 관광객이 원하는 랜드마크 시설이 들어올 경우 다시 한 번 인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성수동은 서울에서도 보기 드물게 숲과 고급 주거 복합 시설, 카페거리 등 상권이 잘 갖춰진 지역”이라며 “공장 부지를 한강이라는 콘텐츠와 연계해 개발하면 관광 명소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