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상주하는 '서울시 노인지원주택'을 가다
시민기자 윤혜숙
수정일 2020.10.19.
노인지원주택에 입주한 어르신은 만족도가 높았다.
노인지원주택에 입주한 어르신은 만족도가 높았다. ©윤혜숙
주택 현관을 나오다가 마주친 윤인숙(83세) 어르신은 “그동안 살았던 집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말 좋다”면서 환하게 웃는다. 어떤 점이 좋은지 여쭤보니 “내 집이고, 나를 가족처럼 돌봐주는 분들이 있어서...”라고 답하신다. 지금 어르신이 생활하고 계신 주택이 궁금해졌다.
동대문구 답십리로에 있는 노인지원주택이다.
동대문구 답십리로에 있는 노인지원주택 ©윤혜숙
차가 지나다니는 골목길은 오래된 저층 주택이 많은데 그 가운데 우뚝 솟은 신축형 건물이 멀리서도 눈에 띈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에 있는 '노인지원주택'이다.
‘노인지원주택(Seniors' Supportive Housing)’은 주거복지와 돌봄서비스를 결합한 공공임대주택이다.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어르신이 거주하는 주택은 전국 곳곳에 많이 있다. 한 예로 실버타운이 그런 곳이다. 서울시의 노인지원주택은 어르신의 주거에 돌봄서비스를 추가했다. 주거 코디네이터인 사회복지사가 어르신 주거 가까이에서 이사부터 돌봄까지 전담 지원함으로써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외롭지 않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노인지원주택에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다.
노인지원주택에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다. ©윤혜숙
먼저 어르신 주거공간의 물리적인 시설들을 살펴보았다. 1층은 주차공간이고 2층부터 어르신이 입주해서 지내고 계신 생활공간이다. 입구에서 인터폰을 바라보니 출입자를 인식하고 화면이 나타난다.노인지원주택에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 맞게 안전 및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승강기를 설치해 어르신의 이동 편의를 높였으며 휠체어가 진입할 수 있도록 방‧화장실 등의 출입문 폭을 넓혔다.
현관의 폭이 넓고 문턱이 없다.
현관부터 문턱이 없다. 방과 욕실도 마찬가지다. 거동이 불편해서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어르신들은 문턱이 없어야 쉽게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 변기 양옆에 안전바가 있고, 샤워기가 욕실 아래쪽에 있다.
화장실 변기 양옆에 안전바가 있고, 샤워기가 욕실 아래쪽에 있다. ©윤혜숙
욕실 바닥을 높여서 경사를 제거하고 미닫이문을 설치했다. 문고리에 손을 대니 애써 힘을 주지 않아도 문이 스르르 열린다. 변기 양옆에 안전바가 있어서 어르신이 스스로 앉았다 일어설 수 있다. 바닥은 미끄럼방지 타일이 깔려 있어서 어르신이 욕실 바닥에 미끄러지는 낙상사고를 막을 수 있다. 또한 욕실의 샤워기가 아래쪽에 있어서 어르신이 앉아서 몸을 씻을 수 있다.
커뮤니티 공간의 거실에서 차담회를 즐길 수 있다.
커뮤니티 공간의 거실에서 차담회를 즐길 수 있다. ©윤혜숙
노인지원주택의 202호는 커뮤니티 공간이다. 커뮤니티 공간은 사무실이 있고, 거실에는 입주민들이 모여서 차담회를 하거나 온라인 강의 등을 수강할 수 있게끔 빔프로젝터와 연결된 TV가 설치되어 있다.
노인지원주택엔 사회복지사가 상주하면서 입주한 어르신들의 주거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주 1회 어르신들과 일대일 만남을 갖는다. 어르신들의 불편한 점을 경청한 사회복지사는 어르신에게 필요한 돌봄서비스 자원을 연계시켜준다. 독거 어르신이 자신에게 필요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 등을 직접 찾아서 연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어르신의 가족들과 연락이 닿게끔 비상 연락망을 갖고 있고, 인근 경찰서와도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두고 있다.
커뮤니티 공간에 사회복지사가 상주하고 있다.
커뮤니티 공간에 사회복지사가 상주하고 있다. ©윤혜숙
노인지원주택에 입주한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생활하다가 이곳에 입주해 환기, 채광, 편의시설 등이 양호한 주택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그뿐이 아니다. 어르신들은 주거 코디네이터인 사회복지사가 제공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도 컸다.
사회복지사가 어르신의 약을 챙기고 있다
사회복지사가 어르신의 약을 챙기고 있다. ©윤혜숙
손효정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자손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면 커뮤니티 공간에 상주하는 사회복지사를 찾는다. 책상 위에 어르신들이 드실 약이 수북이 쌓여 있다.
현재 서울시 노인지원주택은 동대문구 한천로와 답십리로, 강동구 명일로 등에 있다. 최근 서울시는 2020년까지 노인지원주택 190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어르신 입주자를 모집 중이다.
☞ 노인지원주택 관련 기사 바로 보기
서울시 노인지원주택이라면 어르신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다.
서울시 노인지원주택이라면 어르신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다. ©서울시
한편, 서울시는 SH공사와 함께 노인지원주택 공급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보건복지부 제1호 사회적협동조합인 '도우누리'에서 위수탁 운영하고 있다. 도우누리는 2008년 자활공동체로 출발해서 돌봄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어르신, 아이, 장애인 등 우리 사회에 돌봄이 절실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우누리 주거복지팀 한선혜 팀장을 만나서 노인지원주택 사업에 대해서 자세히 들어봤다. 한선혜 팀장은 "그동안은 어르신 개인 중심의 ‘돌봄’ 사회서비스를 발굴해서 연계했다면, 이제는 ‘주거’라는 공간 중심의 돌봄 사회서비스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이를 발굴해서 연계하고 있다"고 했다. "노인지원주택은 '주거'라는 공간에 '돌봄' 사회서비스 자원이 모이고 소통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지역사회통합 돌봄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노인지원주택 사업이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간혹 어르신과 가족들이 노인지원주택을 요양원이라고 오해하기도 한다고. 그런데 노인지원주택은 요양원과는 다르다. 노인지원주택은 입주자의 독립생활공간으로, 커뮤니티 공간에 상주하는 사회복지사가 어르신에게 필요한 요양, 주거, 영양, 정서 등의 돌봄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연결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노인주택이 아니라 ‘노인지원주택’이라고 부른다.
서울시는 ‘안심가득 노인지원주택’을 올해 총 90호 제공하고, 2022년까지 190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노인성 질환으로 돌봄·도움이 일상적으로 필요한 저소득 어르신이 자신만의 주거공간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살면서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만 65세 이상의 서울시 거주 무주택 세대 구성원이면서 경증치매 및 노인성 질환을 진단받은 어르신이 신청할 수 있다.
문의 : 다산콜센터 02-120, 자치구 임대주택 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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