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한국부동산투자

서울 오피스 엑시트 성공한 블랙스톤의 넥스트 플레이

Bonjour Kwon 2024. 3. 29. 15:07

2024.03.25 지난 주 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블랙스톤의 한국 자산 첫 엑시트 소식입니다. 블랙스톤은 지금으로부터 딱 2년 전인 지난 2022년 3월에 을지로 센터원에 한국 사무소를 열었습니다. 안젤로고든 출신의 김태래 대표를 부동산 투자부문의 수장으로 영입해 한국 시장 진출을 알렸습니다. 블랙스톤 합류 전 김 대표는 지난 2006년 안젤로고든이 한국에 진출할 당시 초창기 멤버로 합류해 15여년 간 한국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꾸준하게 투자를 해온 외국계 운용사에서 활발하게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 김 대표가 수장으로 합류한 만큼 블랙스톤의 행보에 대한 기대는 컸습니다

 

다만, 생각만큼 첫 투자가 빠르게 이뤄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블랙스톤은 한국 진출 후 호텔, 오피스,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 여러 자산에 대한 투자 검토했지만 실제 투자로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습니다. 블랙스톤의 투자 의사결정구조가 바텀업 방식이 아닌 톱다운 방식이고 아무래도 한국 시장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마수걸이 투자를 하는 게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시장 상황도 한 몫 했습니다. 금리인상 여파에도 불구하고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가격 조정은 더디게 진행되면서 블랙스톤의 눈높이를 맞추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블랙스톤의 첫 엑시트 사례가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블랙스톤은 이번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역삼역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 ‘아크플레이스’를 3.3제곱미터당 4,170만원, 총 7,917억원에 매각했습니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애초 기대했던 가격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있지만 대체로 블랙스톤의 아크플레이스 엑시트는 성공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아무리 블랙스톤이라고 해도 지금과 같이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크플레이스와 같은 대형 자산을 매각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블랙스톤이 투자를 기피하는 오피스 엑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는 점에서 향후 블랙스톤 한국 사무소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번 엑시트를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높아지고 최근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가격 눈높이도 조정되고 있어 블랙스톤의 첫 한국 투자 사례도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최근 입찰을 진행한 콘래드 서울은 그 어느 때 보다 인수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인력, 자금력에 한국 시장 경험까지 쌓인 블랙스톤 


인력과 자금력은 풍부합니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김태래 대표와 함께 안젤로고든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길우 전무를 영입했고 PAG, 액티스, AEW 출신의 인력에 최근 인턴에서 정직원으로 전환한 직원까지 포함해 총 6명의 투자 인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액티스 출신의 데이터센터 전문가 노영진 씨를 영입하기도 했죠.

 

블랙스톤의 이름에 걸맞게 실력과 경쟁력을 갖춘 인력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금력도 충분합니다. 블랙스톤은 지난 2022년에 론칭한 82억 달러 규모가 넘는 세 번째 아시아 오퍼튜너스틱 펀드(Blackstone Real Estate Partners Asia III)와 대출 펀드(BREDS), 코어 플러스 전략의 블랙스톤 프라퍼티 파트너스 플랫폼(BPP) 등 다양한 펀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경쟁력 있는 인력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블랙스톤의 한국 첫 자산 인수 사례도 머지 않아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최근 블랙스톤의 행보를 보면 데이터센터와 호텔에 관심이 높아 보입니다.

 

콘래드 서울 입찰에서는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데이터센터는 최근 블랙스톤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최선호하는 섹터입니다. 인공지능(AI)  혁명으로 일생일대의 기회가 열렸다고 보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022년에는 인도에 데이터센터 플랫폼 루미나를 설립했고, 현재 호주 기반의 데이터센터 오퍼레이터 에어트렁크 인수를 추진하고 있기도 합니다.

 

에어트렁크는 최근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곳입니다. 이들과 함꼐 향후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 시장에서도 투자 기회를 적극 모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비중이 큰 오피스와 물류센터 역시 블랙스톤의 시야에 들어와 있습니다.

 

아크플레이스 엑시트를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첫 자산 인수도 한층 더 가까워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아크플레이스 매각으로 현재 블랙스톤이 한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하남 스타필드와 인천 아라뱃길 물류센터 2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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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로는 최초로 자산운용규모(AUM) 1조 달러를 달성하는 등 전 세계 대체투자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블랙스톤은 작년 3월 한국에도 사무소를 열고 본격적인 투자를 예고했습니다. 글로벌 대체투자시장에서 워낙 압도적인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라 블랙스톤의 한국 진출은 그 자체만으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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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블랙스톤은 그간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던 안젤로고든 출신의 김태래 씨를 한국 부동산 부문 대표로 영입하면서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액티스, PAG, AEW 출신의 인재들도 영입했죠. 8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펀드 'Real Estate Partners Asia III'를 조성하는 등 두둑한 실탄도 마련했기에 적극적인 움직임이 예상됐습니다.
 
실제 블랙스톤은 한국에 진출한 이후 최근 CDL에 매각된 나인트리호텔 명동 II,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협이 인수하는 타워8 등에 대한 투자를 검토했고, 호텔과 오피스뿐만 아니라 물류센터까지 여러 자산을 인수 검토했습니다. 다만 실제 투자로까지 이어진 사례는 아직까지 없었는데요. 이에 일각에서는 블랙스톤이 원하는 수준의 가격과 수익률을 맞추기가 만만치 않아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블랙스톤, 부동산 부문 대표에 김태래 안젤로고든 전무 영입

다만, 최근 블랙스톤의 움직임을 보면 한국 비즈니스를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존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은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호주나 한국과 같은 곳에서 우리의 모멘텀은 정말 강하며, 전반적으로 아시아 지역은 아직 대체투자 관련 침투가 부족한 시장입니다. 궁극적으로 아시아에서 거의 모든 전략을 대규모로 수행하기를 바랍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죠.



안젤로고든 출신의 이길우 씨 영입하는 블랙스톤


이런 가운데 블랙스톤 한국 사무소가 또 한 명의 핵심 인력을 영입했습니다.
바로 안젤로고든 출신의 이길우 씨입니다. 이길우 씨는 안젤로고든에서 김태래 대표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김태래 대표가 안젤로고든이 한국에 진출할 당시인 2006년에 합류했고, 이길우 씨는 2010년에 합류했습니다. 김태래 대표가 2021년에 안젤로고든을 떠났고, 이길우 씨가 비슷한 시기 미국 비즈니스스쿨로 유학을 떠난 것을 감안하면 최소 10년 이상 함께 호흡을 맞추며 일을 한 사이입니다.
특히, 안젤로고든은 2006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매년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투자를 할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했고, 10명 미만의 정예 인력으로 유지되는 점을 감안하면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두 사람이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만큼 블랙스톤이 앞으로 한국에서 보여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길우 씨는 오는 8월 초부터 출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치열한 인력 쟁탈 경쟁 속에 옛 동료 찾는 외국계 운용사들


최근 들어 외국계 부동산 회사들의 한국 진출이 늘어나면서 인력 쟁탈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과거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옛 동료를 영입하는 사례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블랙스톤 외에도 최근 과거 함께 근무했던 인력들이 다시 뭉친 사례들은 많은데요.
지난해 M&G리얼에스테이트코리아에 합류한 조민형 전무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조 전무는 과거 아센다스코리아에서 류혜식 M&G리얼에스테이트코리아 대표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또 최근 캐피탈랜드투자운용에 합류한 변민정 씨도 손민성 캐피탈랜드투자운용 대표와 인연이 깊습니다.
김현수 핌코 프라임 리얼 에스테이트(전 알리안츠 리얼 에스테이트) 아시아퍼시픽 최고경영자(CEO)도 GE 시절 함께 근무했던 상사와의 인연 등으로 알리안츠 리얼 에스테이트에 합류했고, 또 국민연금 시절 함께 근무했던 피터 리 씨를 핌코 프라임 리얼 에스테이트로 영입한 바 있습니다.
이외 이형섭 하인즈코리아 대표도 DWS자산운용 시절 함께 근무했던 인력을 영입했죠. 

아울러 이번에 이길우 씨를 영입한 블랙스톤의 사례를 통해 15년 이상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꾸준하게 투자해 온 안젤로고든의 '맨파워'도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유수의 외국계 부동산 회사들이 한국에 진출할 때 마다 안젤로고든의 핵심 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곤 하죠. 블랙스톤에서 다시 뭉친 김태래 대표와 이길우 씨 외에도 콜버그앤크래비스로버츠(KKR)의 백상엽 상무도 안젤로고든 출신입니다. 
꾸준함의 대명사 ‘안젤로고든’의 다섯 번째 아시아펀드
안젤로고든과 액티스가 가진 무형의 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