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5 지난 주 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블랙스톤의 한국 자산 첫 엑시트 소식입니다. 블랙스톤은 지금으로부터 딱 2년 전인 지난 2022년 3월에 을지로 센터원에 한국 사무소를 열었습니다. 안젤로고든 출신의 김태래 대표를 부동산 투자부문의 수장으로 영입해 한국 시장 진출을 알렸습니다. 블랙스톤 합류 전 김 대표는 지난 2006년 안젤로고든이 한국에 진출할 당시 초창기 멤버로 합류해 15여년 간 한국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꾸준하게 투자를 해온 외국계 운용사에서 활발하게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 김 대표가 수장으로 합류한 만큼 블랙스톤의 행보에 대한 기대는 컸습니다
다만, 생각만큼 첫 투자가 빠르게 이뤄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블랙스톤은 한국 진출 후 호텔, 오피스,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 여러 자산에 대한 투자 검토했지만 실제 투자로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습니다. 블랙스톤의 투자 의사결정구조가 바텀업 방식이 아닌 톱다운 방식이고 아무래도 한국 시장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마수걸이 투자를 하는 게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시장 상황도 한 몫 했습니다. 금리인상 여파에도 불구하고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가격 조정은 더디게 진행되면서 블랙스톤의 눈높이를 맞추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블랙스톤의 첫 엑시트 사례가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블랙스톤은 이번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역삼역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 ‘아크플레이스’를 3.3제곱미터당 4,170만원, 총 7,917억원에 매각했습니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애초 기대했던 가격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있지만 대체로 블랙스톤의 아크플레이스 엑시트는 성공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아무리 블랙스톤이라고 해도 지금과 같이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크플레이스와 같은 대형 자산을 매각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블랙스톤이 투자를 기피하는 오피스 엑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는 점에서 향후 블랙스톤 한국 사무소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번 엑시트를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높아지고 최근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가격 눈높이도 조정되고 있어 블랙스톤의 첫 한국 투자 사례도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최근 입찰을 진행한 콘래드 서울은 그 어느 때 보다 인수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인력, 자금력에 한국 시장 경험까지 쌓인 블랙스톤
인력과 자금력은 풍부합니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김태래 대표와 함께 안젤로고든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길우 전무를 영입했고 PAG, 액티스, AEW 출신의 인력에 최근 인턴에서 정직원으로 전환한 직원까지 포함해 총 6명의 투자 인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액티스 출신의 데이터센터 전문가 노영진 씨를 영입하기도 했죠.
블랙스톤의 이름에 걸맞게 실력과 경쟁력을 갖춘 인력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금력도 충분합니다. 블랙스톤은 지난 2022년에 론칭한 82억 달러 규모가 넘는 세 번째 아시아 오퍼튜너스틱 펀드(Blackstone Real Estate Partners Asia III)와 대출 펀드(BREDS), 코어 플러스 전략의 블랙스톤 프라퍼티 파트너스 플랫폼(BPP) 등 다양한 펀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경쟁력 있는 인력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블랙스톤의 한국 첫 자산 인수 사례도 머지 않아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최근 블랙스톤의 행보를 보면 데이터센터와 호텔에 관심이 높아 보입니다.
콘래드 서울 입찰에서는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데이터센터는 최근 블랙스톤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최선호하는 섹터입니다. 인공지능(AI) 혁명으로 일생일대의 기회가 열렸다고 보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022년에는 인도에 데이터센터 플랫폼 루미나를 설립했고, 현재 호주 기반의 데이터센터 오퍼레이터 에어트렁크 인수를 추진하고 있기도 합니다.
에어트렁크는 최근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곳입니다. 이들과 함꼐 향후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 시장에서도 투자 기회를 적극 모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비중이 큰 오피스와 물류센터 역시 블랙스톤의 시야에 들어와 있습니다.
아크플레이스 엑시트를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첫 자산 인수도 한층 더 가까워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아크플레이스 매각으로 현재 블랙스톤이 한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하남 스타필드와 인천 아라뱃길 물류센터 2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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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정표 세운 '블랙스톤'의 성과와 비결, 전략
블랙스톤 실적 코멘터리, 오피스에 대한 계속된 불신과 유럽 물류 시장의 기회
특히, 블랙스톤은 그간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던 안젤로고든 출신의 김태래 씨를 한국 부동산 부문 대표로 영입하면서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블랙스톤, 부동산 부문 대표에 김태래 안젤로고든 전무 영입
다만, 최근 블랙스톤의 움직임을 보면 한국 비즈니스를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존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은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호주나 한국과 같은 곳에서 우리의 모멘텀은 정말 강하며, 전반적으로 아시아 지역은 아직 대체투자 관련 침투가 부족한 시장입니다. 궁극적으로 아시아에서 거의 모든 전략을 대규모로 수행하기를 바랍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죠.
안젤로고든 출신의 이길우 씨 영입하는 블랙스톤
이런 가운데 블랙스톤 한국 사무소가 또 한 명의 핵심 인력을 영입했습니다.
치열한 인력 쟁탈 경쟁 속에 옛 동료 찾는 외국계 운용사들
최근 들어 외국계 부동산 회사들의 한국 진출이 늘어나면서 인력 쟁탈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아울러 이번에 이길우 씨를 영입한 블랙스톤의 사례를 통해 15년 이상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꾸준하게 투자해 온 안젤로고든의 '맨파워'도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꾸준함의 대명사 ‘안젤로고든’의 다섯 번째 아시아펀드
안젤로고든과 액티스가 가진 무형의 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