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주택(유료노인복지주택등)

‘스프링카운티자이’... “분양형 희소성” 1345가구아파트형 실버타운ㆍ본인아파트 임대후 입주.GS건설 자회사 관리

Bonjour Kwon 2024. 5. 25. 09:17

[실버건설이 뜬다] ③등기 나오는 실버아파트 ‘스프링카운티자이’... “분양형 희소성에 집값도 올라”
1345가구 대단지 아파트형 실버타운
60세 이상만 거주·매매·전월세 가능
2015년 법 개정전 사업승인 받아
“사실상 마지막 100% 분양형 실버타운”(전용30평.2016년 3억-->7억~9억원으로 가격상승)
ㆍ한끼9000원.30식 의무식/월

ㆍ관리비 80~90/1인.월. 의무식30포함(

ㆍ용인세브란스와 ‘연결통로3분·전용창구’ 확보

조은임 기자
2024.01.15.

노인 1000만시대. 노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는 중요한 문제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등장하면서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도 변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거 환경 변화도 예상된다. 실버타운이 대표적이다. 총 5회에 걸쳐 실버타운의 특징을 입체적으로 분석해봤다. [편집자주]



지난 12일 서울에서 한 시간 반 가량을 차로 달려 도착한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 이곳은 60세 이상만 거주가 가능한 이른바 ‘실버 아파트’다. 노인들만 모여 사는 아파트였지만 생기는 넘쳤다. 탁구실과 당구실, 노래연습실에는 입주민들이 꽉꽉 들어차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 운영되는 동호회만 40여개다. “모든 건강의 비결은 사람들과의 관계 아니겠습니까. 노인들끼리 커뮤니티를 형성해 사는 재미가 있습니다.”

경기 용인시 동백지구에 있는 ‘스프링카운티자이’는 2019년 10월 입주한 5년차 아파트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신축 아파트이지만, 이곳은 실버타운이다. 2015년 ‘노인복지법’이 개정되기 전 사업승인을 받아 100% 분양형으로 조성됐다. 2015년 전 분양형으로 지어진 실버타운 다수가 운영미비로 자취를 감췄지만 이곳은 높은 수준으로 운영·관리가 잘 되고 있다. (주)에스씨가 운영을 맡고 GS건설 자회사인 S&D가 시설 총 관리를 맡고 있다. 식당 또한 GS건설 자회사 GCS에서 위탁 운영 중이다.



지난 12일 방문한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 내 탁구장. 입주민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다./조은임 기자


지난 13일 방문한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 내 당구장의 모습. 입주민들이 모여 당구를 즐기고 있다./조은임 기자
이곳의 입주민들은 가장 큰 강점으로 ‘어울림’을 꼽았다. 동호회 외에도 각 동별 모임이 수십개 가량 별도로 있다. 동마다 대표가 있어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입주자들을 설득해 밖으로 나오게 하고 있다. 입주민 김우학(남·74세) 씨는 영국의 경제학자 노리나 허츠의 말을 인용해 “외로움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라고 하듯, 오랜 시간을 홀로 보내면 자연히 우울증에 걸릴 수밖에 없고 지병이 악화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그런 분들도 밖에 나와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 표정과 성격이 밝아진다”고 했다. 김씨는 ‘클래식 해설하기’ 모임의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

이천우(남·94세) 씨는 강남의 한 실버타운에서 월 600만원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내다 4개월 전 이 곳으로 왔다. 이 씨는 “아내가 급성심근경색으로 갑자기 떠난 뒤 보행이 힘들어졌다”면서 “다른 실버타운으로 갔지만 만족스럽지가 못했다. 친구들 소개로 이 곳으로 왔는데 서로 어울리는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지난 12일 방문한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 내 서예실. 서예 동호회 소속 입주민들이 작품이 벽면에 걸려있다./조은임 기자


지난 12월 방문한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 내 영화감상실. 입주민들은 매일 이곳에서 영화,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조은임 기자
내 명의의 아파트로 ‘등기’가 나온다는 점에서 이 곳을 택했다는 입주민도 있었다. 일부 자금문제가 있는 실버타운에서 보증금을 떼이는 사고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내 집으로 등기가 나오니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 대지지분율도 상당히 높을 뿐 아니라, 인근 멱조산의 대지지분도 주민들의 소유다. 일부 주민들은 이 집으로 주택연금을 들기도 했다. 또 공시지가도 오르지 않아 세금 측면에서도 이득이 된다.

입주민 이모씨는 “분양 전 견본주택을 가보자는 아내의 제안을 거부했었다. 벌써부터 노인들끼리 사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서 “여러번 제안 끝에 견본주택을 가보니 내 이름으로 등기도 나온다고 해 믿음이 갔고 시설 면에서 지내기가 아주 편리할 것 같아서 마음이 바뀌었다”고 했다.


지난 12일 방문한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 내 식당. 입주민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조은임 기자

지난 12일 방문한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 식당에서 제공된 점심식사./조은임 기자
‘스프링카운티자이’는 부동산 침체기였던 지난 2년 간에도 가격이 꽤 상승했다. 60세 이상만 거래가 가능한 제한적인 조건을 감안하면 ‘실버타운’의 수요가 적지 않았던 셈이다. 2016년 당시 분양가는 3.3㎡당 990만원대로, 주변 시세 대비 30% 가량 저렴해 완판된 바 있다. 전용 74㎡(30평)의 경우 3억원이었다. 현재 이 평형의 매매가격 시세는 최고 8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관리비는 평당 1만원 수준으로 일반 아파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식사비는 1식 9000원으로 가구당 30식부터 선택할 수 있다.

스프링카운티 운영 관계자는 “이곳은 생활비가 상당히 적게 드는 경제적인 실버타운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대단지서 관리비가 저렴하고, 식대도 최근 조·중식을 제공하는 아파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용인세브란스 병원의 전경. 스프링카운티자이 입주민들은 별도의 연결통로를 통해 바로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다./조은임 기자
용인세브란스병원과의 접근성도 이 곳을 선택한 주 배경으로 지목됐다. 별도의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이 아파트와 별도의 연결통로를 갖춰 이동이 편리하도록 했다. 또 원무과에 별도 창구를 설치해 대기를 최소화했다. 입주민 이완(72·여)씨는 “오전에 검사를 받으러 갔다왔고, 오후에 검사결과를 듣고 진료를 보러 간다”면서 “특별하게 큰 질병이 아니라면 입원을 할 필요도 없이 충분히 집에서 왔다갔다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곳은 세 끼 제공되는 식사에도 공을 들였다. 신라호텔 출신 주방장, 한식 명인 등이 영양을 고려해 만든 식사가 제공된다. 1단지, 2단지에 각각 식당이 조성돼 있다. GCS에서 ‘스프링카운티자이’의 급식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위생을 기본으로 건강, 주로 심혈관 질환에 좋다는 음식들을 위주로 식사를 제공하려 한다”면서 “오피스, 리조트 등에서 제공되는 식사와는 다르게 80~90%를 한식으로 구성한다”고 했다. 이어 “주말에는 자녀들의 방문이 많아 푸드코트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방문한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 내 피트니스센터./조은임 기자

지난 12일 방문한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 골프연습장./조은임 기자

지난 12일 방문한 용인 스프링카운티 내 편의시설. 와인가게와 GS25 편의점이 자이안센터에 입점해 있다./조은임 기자
‘스프링카운티자이’의 현재 거주자 중 70%는 2019년 10월 입주기간에 들어온 사람이다. 입주민들 만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과 시설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자이안센터에는 여느 자이 아파트와 같이 피트니스센터와 사우나, 골프연습장을 갖춰져 있었다. 여기에 GS편의점까지 1단지와 2단지 자이안센터에 위치해 있다. 간단한 생활용품을 사기 위해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었다.

한 시행업체 관계자는 “100% 분양형 실버 아파트는 현행법 아래에서는 ‘스프링카운티자이’가 마지막일 것”이라면서 “대단지 아파트가 주는 쾌적함에 실버타운의 장점을 접목해 상당히 희소가치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