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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반도체 꿈' 생존 위해 접고 우량기업으로 거듭난다

Bonjour Kwon 2013. 11. 18. 03:17

 

17 11월, 22:19www.fnnews.com

17일 동부그룹이 내놓은 고강도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동부그룹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애지중지'해 온 동부하이텍마저 매각 리스트에 올려져 있어 김 회장의 강한 구조조정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동부그룹으로서는 동부하이텍 매각 결정에 따라 '종합전자회사'로의 성장 전략을 일부 수정하게 됐다. 주력사업 재편도 불가피하다.

 

 ■'구조조정 완결판'으로 승부수

 

 동부의 이번 자구계획은 '구조조정의 완결판'이라 할 정도로 가능한 모든 대책이 포함됐다는 평가다.

 

 특히 과거 구조조정에서 문제로 제기됐던 '계열사간 지원'은 찾아 볼 수 없고 말 그대로 '자구책' 마련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시장에서의 우려를 최대한 불식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했다"고 설명했다. 동부하이텍.동부메탈을 매물로 내놓은 게 증거다. 이들은 그룹의 '핵심' 또는 '알짜'로 꼽혀 온 업체들이다.

 

 그만큼 시장에 그룹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셈. 금융권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는 나흘 전 홍기택 산업금융지주 회장이 "동부그룹의 자구계획 마련에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채권단의 핵심인 산업은행과 충분한 교감을 거친 결과물로 풀이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직접 만나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면서 "알짜회사인 동부하이텍 매각 등으로 기업재무구조 개선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동부그룹의 자구계획안은 예상을 뛰어넘는 선제적인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알짜회사 매각이 포함되는 등 자구계획안이 훌륭하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동부그룹의 결정으로 유동성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잦아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선제적 구조조정을 강조해 온 금융감독당국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부그룹에 대해 구체적이고 선제적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면서 동부그룹에 대한 금융시장의 시각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흑전 예상 불구, 동부하이텍 매각

 

 동부하이텍은 김준기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돼 있는 회사다.

 

 1997년 설립 당시 그룹 내부적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컸지만 김 회장은 시스템반도체가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사업을 밀어붙였다. 김 회장은 이후 적자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이 회사에 수조원을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등 애정을 쏟아왔다.

 

 실제로 김 회장은 "한국 전자산업을 주도할 종합전자회사가 더 나와야 하고, 첨단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하는 회사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삼성도 반도체사업도 초반에는 적자를 냈다"고 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그룹에 부담을 주던 실적도 개선추세다. 지난해 동부하이텍의 영업적자 규모는 144억원. 2007년 이후 6년째 적자를 이어갔지만 손익분기점(BEP)에 접근하는 안정화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영업적자 규모는 2007년엔 1179억원, 2008년엔 1980억원, 2010년엔 2786억원에 달했다가 2011년 399억원으로 격감했다. 이에 따라 동부그룹 내부에서는 올해 흑자 기조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동부하이텍 매각 결정으로 종합전자회사를 이루겠다던 김 회장의 전략도 일부 수정될 전망이다. 동부그룹은 올해 1월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며 반도체, 발광다이오드(LED) 등 전자부품부터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 등을 아우르는 완제품 사업까지 확보, 종합전자회사 꿈을 향한 본궤도에 올라선 바 있다.

 

 동부는 우선 동부하이텍이 보유하고 있는 동부메탈 지분(31.28%)을 처분해 차입금을 줄인 뒤 동부하이텍을 외부에 매각할 계획이다. 동부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엄청난 투자와 각고의 노력을 통해 이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랐으나 반도체부문의 향후 투자에 대한 금융권의 계속되는 우려 때문에 불가피하게 매각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냉연공장은 탄탄한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동부메탈이 생산하는 합급철은 국내에서 확고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면서 "특히 동부메탈의 경우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1조1000억원에 인수제의를 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주력 사업부문 4개로 재편

 

 동부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금융, 철강, 전자, 농업.바이오 등 주력 4개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해 나가기로 했다. 이 4가지 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동부그룹의 미래 사업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

 

 앞으로 불경기가 3~4년간은 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키워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체질을 굳건히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분야는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뛰어난 경영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금융 선진국인 미국 본토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철강분야는 합금철부문을 매각하는 한편 충남 당진공장을 중심으로 전기로제철사업의 안착,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동부제철은 인천공장과 당진항만을 매각하는 등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체제로 탈바꿈한다.

 

 전자분야는 부품사업인 반도체부문을 매각하는 대신 가전, 로봇, LED, 정보기술(IT) 등 세트사업 중심의 기업대 개인 간 거래(B2C)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농업.바이오분야는 기존 농자재분야의 확고한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오분야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fnkhy@fnnews.com 박승덕 김호연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