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경영(CEO 인터브등)

미래에셋 해외진출 어느새 10년, 성과 살펴보니… 2003년 12월 홍콩법인 설립, 해외 11개국서 63조 운용…해외진출은 '현재진행형'

Bonjour Kwon 2013. 12. 12. 07:45

2013.12.12 06:36+크게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미래에셋의 주식투자 능력을 국제 금융시장에서 적극 알려 외국인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한편 국내 펀드매니저들의 글로벌 운용 노하우를 배양할 것입니다."

 

2003년 11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홍콩법인 설립 추진과 관련해 던진 출사표다. 그로부터 정확히 10년이 흐른 현재, 미래에셋의 해외시장 개척 행보는 현재 진행형이다.

 

 

오는 17일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자산운용업계 최초로 홍콩법인을 설립, 해외시장에 진출한지 만 10년이 된다. 미래에셋은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던 당시, 설립 6년차에 불과한 신생 운용사였다. 해외시장 개척은 엄두도 내기 어려웠던 시기였지만 박 회장은 과감히 승부수를 던졌다.

 

 

"외국계 투신사들이 국내시장에 몰려드는 상황에서 국내 투신운용업계가 해외진출을 두려워 하며 수성에만 급급하다면 자산운용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게 박 회장의 소신이었다. 그는 "소버린이나 타이거펀드처럼 국내 운용사도 해외에 진출해 승부를 걸 기회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의 해외 개척 10년은 이제 성과를 내고 있다. 설립 당시 초기 자본금 48억원에 불과하던 홍콩법인은 10년만에 자기자본 1628억원, 운용자산 5조원이 넘는 중견 운용사로 거듭났다. 수탁고가 4조원대인 현대자산운용을 비롯해 국내 중형 자산운용사를 넘어서는 규모다.

 

미래에셋은 2003년 홍콩에 이어 2006년 인도, 2007년 영국, 2008년 미국과 브라질 시장에 잇따라 진출했다. 또 2011년에는 대만 타이완라이프운용을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중국 최초의 합작운용사인 미래에셋화신자산운용을 출범시켜 공모펀드를 선보이는 등 중화권 네트워크를 구축해 가고 있다.

 

미래에셋은 현재 전세계 11개국에서 63조원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첫 해외 진출 성과인 홍콩법인은 글로벌화의 전진기지와 같다.

 

홍콩법인은 2008년에 국내 금융회사로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적격외국인투자자(QFII)' 자격을 취득한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회사 최초로 '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 자격(RQFII)까지 따냈다. 이는 중국 위안화로 현지 금융상품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자격으로 중국금융당국의 허가를 받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그만큼 중국 당국으로부터 중국과 이머징마켓에 대한 운용노하우와 신뢰도를 인정 받았다는 뜻이다.

 

해외시장 공략으로 자신감을 얻은 미래에셋은 2011년부터 부동산펀드나 PEF(사모투자펀드) 등 대체투자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변신을 꾀하고 있다.

 

2004년에 미래에셋파트너스1호사모투자전문회사를 설립하고 2011년에 글로벌 골프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한데 이어 올해 미국계 어드벤트-대만계 CDIB캐피털과 컨소시엄을 통해 '커피빈'을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부동산 분야에서도 2006년 상하이 푸동에 위치한 미래에셋상하이타워를 시작으로 시카고 오피스빌딩, 호주 시드니의 포시즌호텔 등을 잇따라 사들이며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아직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글로벌 우량기업에 비교해 부족한 점이 많고 성공사례 못지않게 실패사례도 많다"며 "다만 지속적인 해외시장 진출에 우리 금융투자업의 미래가 있다고 믿고 도전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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