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2 17:05김인경 기자 5tool@-작게+크게
가치주·롱숏 펀드 인기끌며 중소형사 부각..대형사 부진
"운용사 이름으로 펀드 드는 시기 끝나..진검승부 돌입"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자산운용사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올 한해 가치주 펀드와 롱숏펀드의 부각으로 중소형사들이 떠올랐다. 반면 펀드 자금유출에 시달리던 대형사들은 연기금과 일임으로 눈길을 돌리며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국내 공모 주식형펀드의 수탁고는 57조242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2조2016억원에서 5조원 가량이 이탈한 것이다. 특히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최장기간 연속 자금순유출이 일어난 상황. 공모펀드가 위축되는 상황인 만큼 펀드업계도 세력 개편의 시기를 겪었다.
자금 이탈은 잘나가던 대형 자산운용사로 몰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펀드’와 네비게이터 펀드에서 올 한해 각각 3738억원, 3043억원이 빠져나갔다. KB자산운용의 한국대표그룹주펀드에서도 3434억원이,삼성자산운용의 코리아대표펀드에서 2499억원이 순유출됐다. 박스권 장세가 계속 되자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성장주 펀드에서 자금이 나간 것이다.
대신 투자자들은 가치주 펀드와 롱숏펀드로 시선을 돌렸다. 가치주 펀드에서는 신영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부각됐다.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는 올해 공모자금 순유입 1위를 기록하며 펀드런 속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허남권 주식운용본부장(CIO)의 가치주 투자 한 우물 파기가 박스권 장세에 통했다는 평이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밸런스’와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전환’에도 총 37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KB자산운용은 ‘KB밸류포커스’와 ‘KB중소형주포커스’에 자금이 유입되며 대형사 중 유일하게 체면치레를 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과 마이다스자산운용도 ‘롱숏펀드’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싱가포르 현지의 헤지펀드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7539억원을 챙기며 단박에 업계 스타로 떠올랐다. 소형 자산운용사인 마이다스자산운용 역시 2057억원의 공모자금을 유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현재 사모 헤지펀드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브레인자산운용이 공모펀드 진출 계획을 세운 상태라 중소형사의 성장이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브레인자산운용 측은 “공모 라이센스를 신청하진 않았지만, 조건을 갖춘 만큼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자산운용사 역시 이런 상황을 인식한다. 이에 신제품 출시보다는 이미 선점해 있는 시장을 강화하며 모색을 하겠다는 모습이다. 수탁고(일임 포함) 1위 삼성자산운용은 연기금을 통해 활력을 도모할 계획이다. 전국 60여개의 중소형 기금의 여유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연기금투자풀 90% 이상을 담당하는 만큼, 내년에도 연기금 운용에 집중하겠다는 전략. 최근 연기금운용본부에 기금운용총괄 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강화에도 몰두 중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지난해 연기금투자풀에 뛰어들며 몸집을 늘렸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사 이름으로 펀드를 들던 시기도, 은행 창구에서 추천하는 펀드에 무작정 가입하던 시기도 끝났다”며 “똑똑한 투자자의 니즈에 맞출 만한 상품을 내놓는 중소형사가 부각되기 시작한 만큼 자산운용업계도 진검승부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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