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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구조조정 매물 싹쓸이땐 기업 성장동력 타격 커

Bonjour Kwon 2013. 12. 19. 03:07

 

18 12월, 17:36vip.mk.co.kr

# 동부그룹이 구조조정을 위해 동부메탈을 매물로 내놓자 동부메탈 2대 주주인 포스코에 비상이 걸렸다. 동부메탈은 고부가가치 상품인 합금철을 포스코에 납품한다. 포스코가 포기할 수 없는 주요 거래처다. 포스코가 동부메탈 지분 10%를 갖고 있는 까닭이다. 매물로 나온 동부메탈을 응당 포스코가 사들이는 것이 옳은 선택이지만 포스코는 쉽사리 동부메탈 인수를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무상황이 어려워지며 최근 국제신용등급이 강등된 데다 최고 수장마저 공석이기 때문이다. 기업 운명을 가를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상태다. 동부메탈이 차이나스틸 같은 해외기업에 넘어갈 경우 포스코는 합금철을 조달하기 위해 다른 거래처를 뚫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웅진, STX, 동양, 동부, 한진, 현대 등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시장에 계열사를 매물로 내놓는 대기업집단 명단이다. 이들이 내놓은 매물이 헤비급`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매물을 소화할 수 있는 인수후보는 동종업계를 영위하는 다른 대기업이나 사모투자펀드(PEF), 해외기업 등이다. 하지만 인수ㆍ합병(M&A) 시장에서 기업 인수에 나선 대기업은 사실상 사라지다시피 한 모습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매물로 나온 기업들 인수후보군으로 PEF와 해외기업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보안업체 ADT캡스를 두고 당초 SK와 KT가 맞붙을 것이라는 업계 전망은 어그러지고 MBK파트너스, IMM 사모투자회사(PE), 어피니티 등 PEF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올해 초 매각이 완료된 옛 웅진코웨이는 MBK가 가져갔고 동부가 내놓은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후보로는 중국 바오산철강 등 해외기업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성사된 대형 M&A 거래 중 국내 대기업이 가져간 사례는 GS-LG컨소시엄의 STX에너지 인수 정도가 꼽힌다. 이마저도 일본 오릭스 PE 손에 넘어갔던 STX에너지를 되사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GS-LG는 오릭스에 추가 `프리미엄`을 지급한 셈이 됐다.

 

 이같이 국내 기업이 PEF나 해외기업으로 매각되는 현상이 가시화되면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 차익을 노린 과도한 구조조정으로 인한 기업성장 동력 상실, 해외 자본의 국내기업 인수에 따른 국부 감소 등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매물로 나온 기업 대다수가 구조조정 기업이라는 점은 이 같은 우려를 심화시킨다. `무조건적인` 인력 감축에 따른 고용불안, 사업 부문 축소에 따른 기업경쟁력 상실 등은 경기불황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M&A 시장 대기업 역할론은 필수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최근까지 갈등이 끊이지 않는 쌍용자동차의 경우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좋은 사례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기업을 인수할 경우 사회 평판을 감안해 고용승계가 원활하다"며 "국내에선 개발된 기술 등 기업 노하우가 국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활동 중인 대형 PEF 중 상당수가 투자자금 대부분을 해외자본에 의존하는 점도 문제다. KKR, 어피니티, 모건스탠리 등 해외 PEF는 물론 MBK 같은 국내 PEF도 펀드 조성자금의 90% 이상이 해외자본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들 PEF가 국내에서 수세에 몰려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을 `헐값`에 사들여 추후 시장상황이 좋아질 때 `비싼 값`에 되팔 경우 국부 유출 논란에 직면할 가능성도 높다. 최근 해외자본이 PEF를 앞세워 국내 구조조정 기업 인수를 노리는 점을 두고 업계 일부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의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과 대기업이 힘을 합쳐 국내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국내에도 연기금을 비롯한 유동자금이 풍부한 상황"이라며 "돈이 없어서 M&A를 못 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국내 대기업의 해외 M&A를 지원하기 위해 관련 자금을 대기업에 지원하는 코퍼레이트파트너십 펀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와 같은 방식을 응용해 국내에 넘쳐나는 구조조정 기업 매물 소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가나다순)

 

 <기업 46곳 최고재무책임자(CFO)>기업은행 넥센타이어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대한항공 두산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롯데쇼핑 만도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삼성화재 삼천리 신세계 신한생명 아시아나항공 우리은행 유진기업 이마트 포스코 하나SK카드 하나금융 하이트진로 한라 한화 한화생명 현대오일뱅크 현대중공업 현대제철 현대자동차 현대해상 CJ CJ제일제당 GS GS건설 KB금융 LG유플러스 LG전자 LIG넥스원 LS산전 OCI SK

 

 <IB 35곳 기업금융본부장>광장 김앤장법률사무소 대신증권 대우증권 도이치증권 동부증권 동양증권 맥쿼리증권 메리츠증권 메릴린치 미래에셋증권산업은행 삼성증권 삼일회계법인 세종 신한금융투자 아이엠투자증권 안진딜로이트 언스트앤영한영 우리투자증권 율촌 크레디트스위스 키움증권 태평양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증권 HMC투자증권 KPMG삼정 KB투자증권 KTB투자증권 NH농협증권 SK증권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