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1월, 15:24www.thebell.co.kr
글로벌 경기의 회복으로 세계 해운시장에 수급 개선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해운업체들이 당분간 불황의 골에서 탈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계선이나 감속운항(Slow-Streaming) 형태로 숨겨졌던 잠재공급(Hidden-Supply) 요인이 전면에 부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운항효율성 향상을 위해 대형선박이나 친환경 선박(Eco-Ship) 발주를 늘리고 있다는 점 또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적어도 2~3년간은 해운시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특히 글로벌 빅3(Big3) 컨테이너선사가 동맹관계를 예고하고 있어 구주항로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운임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국내 해운선사들의 신용위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경쟁구도와 운임경쟁에 어떻게 대처할 지는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다. 한진그룹과 현대그룹이 최근 고강도 자구계획을 발표했지만,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유동성위험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
◇ 컨테이너·벌크·탱커선, 전반적 수급 불안 가중
내년도 해운산업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그러나 시황을 예측할 수 있는 각종 지표는 소폭이나마 개선되고 있다. 우선 글로벌 경기의 점진적 회복으로 물동량 증가율이 조금씩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 시장의 경우 선박 인도량의 감소로 선복량 증가율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급 대비 수요 비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빠른 수급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10월 말 현재 전세계 컨테이너 선복량 대비 발주잔량은 21%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다량의 선박이 건조 중에 있어 비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도 크다. 특히 최근 신조선가가 하락으로 연료효율성 향상을 위한 선박 대형화와 Eco-Ship 발주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늘어나는 발주량은 중장기적으로 컨테이너선 시황 회복 시점을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불황에 대비해 계선이나 감속운항(Slow-Sreaming)에 나섰던 선박도 잠재적인 불안 요인이다. 향후 시황 개선과 함께 정상적 운항에 나설 경우 수급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용선지수(HRCI)는 즉시 투입 가능한 계선 선박이 많이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며 "초저속운항을 통해 흡수했던 선복량도 물동량 및 유가변동 등으로 시장상황이 개선될 경우 운항속도 상향을 통해 실질적 공급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벌크선 시장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내년도 예상 공급 증가율이 4.7%로 수요 증가율 4.5%와 유사한 수준까지 감소해 수급 불균형을 다소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0월 말 현재 벌크선의 전세계 선복량 대비 발주잔량은 21%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감속운항의 속도 조절에 따른 잠재공급 증가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큰 폭의 시황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탱커선은 타 선종에 비해 공급부담이 크지 않지만 수요가 부족해 시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제품운반선의 경우 중동과 아시아 지역 제품 생산 증가로 원유수송선에 비해 나은 수익성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 빅3 선사 간 얼라이언스, 운임인상 제약 요인
컨테이너선 시장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형 선사간 전략적 제휴(Alliance)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 글로벌 Big3 컨테이너선사(Maersk Line, MSC, CMA CGM)가 세계 최대 전략적 제휴(Alliance)인 P3 Network를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구주항로의 경우 MSC와 CMA CGM이 지난해 3월부터 공동운항을 통해 Maersk를 견제해 왔다. 하지만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경쟁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글로벌 Big 3의 구주항로 선복량 점유율은 45% 수준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수송량 기준으로는 58.6%를 점하고 있다.
이들 선두그룹에 대항하기 위해 G6 Alliance(현대상선, APL, Hapag-Lloyd, MOL, NYK, OOCL)는 이스라엘의 ZIM사와 제휴를 확정하고 북미서안과 대서양항로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NICE신용평가는 "P3 네트워크가 출범할 경우 글로벌 Big3의 가격 전략에 따라 구주노선 운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라며 "이들은 하위 선사 대비 선대 대형화 측면에서 우위에 있고 원가경쟁력 또한 높아 향후 운임 경쟁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결국 내년도 국내 해운사의 신용위험은 선복량 공급조절과 원가절감, 컨테이너선사간 공조 수준 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경우 재무개선작업의 이행과 성과 등이 신용등급의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국내 해운사의 경우 시황 개선만을 기대하고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노선 조정이나 전략적 제휴(Alliance)의 강화, 원가 절감 등 경영효율화를 통해 자체적인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 내어야만 한다"라며 "2014년에도 영업현금흐름이 개선되지 못한다면 차입금 감축을 위해 영업외적인 수단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해운사들의 재무개선계획의 진행 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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