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0 (월)
【중소기업신문=이민호 기자】 우정사업본부가 거래 증권사들을 상대로 어음 투자자금을 대거 환매하면서 업황부진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증권사들의 유동성을 심하게 압박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우정사업본부가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기업어음(CP) 매칭형 신탁의 환매에 나서 투자비중을 낮추기로 한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현재 증권사들이 경영난에 처한 점을 감안할 때 환매규모와 시기를 적절히 조절해 증권산업에 대한 타격을 최소화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10일 서울채권시장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작년 말 증권사 특정금전신탁에 맡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CP 매칭형상품 계약 일부를 해지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이 바람에 우정사업본부에 거액의 어음신탁상품을 팔아온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유동성문제에 부닥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증권사의 경우를 보자. 이 증권사는 지난해 5년짜리 신용부도스와프(CDS)를 기초자산으로 한 1년 미만의 ABCP를 만들어 우정사업본부에 집중적으로 판매했다. 이에 따라 이 증권사의 작년 말 신탁자산은 약 13조원으로, 1년 새 10조원가량 급증했으며 우정사업본부 투자자금이 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우정사업본부가 지난해 말 대량 환매를 시작 하면서 심한 유동성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우정본부가 CP 매칭형 상품에 대한 투자 비중이 과도한 데다, 이 상품에 내재한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정을 요구했다.
그렇지만 이 증권사를 비롯 우정사업본부와 ABCP를 거래한 증권사들이 채권시장에서 이 신탁상품을 재매각하면 유동성에서 문제가 불거 질 수 없다. 문제는 현재 채권시장이 악화돼 ABCP를 내다 팔아서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요 근래 채권시장에서는 단기 크레딧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수조원대에 이르는 해지 물량의 소화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들 물량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으면 일부 중소형사 증권사에선 바터 등 편법거래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우정사업본부가 비단 이 증권사뿐만 아니라 상당수 증권사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ABCP를 환매한다는 방침이어서 증권사들의 유동성불안은 당분간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우정사업본부가 증권사들로부터 사들인 ABCP가 거액에 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은 ABCP 환매로 인한 유동성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말 현재 우정본부의 ABCP 투자 총액은 23조원에 이른다. 예금자산에서 약 20조원, 보험자산에서 약 3조원이 각각 투입됐다. CP와 ABCP를 합친 비중은 우정본부 전체 예금자산의 39.96%, 보험자산의 8.61%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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