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기자 | 공개 2014-02-14 10:58:12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0일 11: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추진 중인 스페인 항만 터미널 매각 계획이 소수 지분 매각 수준에서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스페인 알헤시라스 항만 터미널 운영사인 TTI Algeciras(Total Terminal International Algeciras, 이하 TTI) 지분 매각과 관련해 당초 경영권을 포함한 100% 지분 매각을 고려했으나, 소수 지분 매각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구조조정 자구계획안을 내놓으며 보유 중인 국내외 주요 터미널들의 지분을 매각, 3000억 원 가량의 자금모집을 계획한 바 있는 한진해운은 이후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TTI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
스페인 알헤시라스 항만 터미널 운영사인 TTI는 한진해운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며, 당초 매각 대상 지분은 최소 49%에서 최대 100%까지였다. 하지만 최근 한진해운을 다시 품에 안은 한진그룹은 TTI의 전략적 가치를 높게 평가, 내부적으로 지분 50% 이상의 경영권 매각은 불가하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진그룹은 한진해운홀딩스와 한진해운을 합병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손자회사이자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키로 했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독자경영을 하며 계열분리를 추진해온 한진해운이었지만 재무구조 악화를 견디지 못해 결국 지분을 한진그룹에 모두 넘기고 다시 한진그룹에 돌아가게 된 것.
이미 합병법인이 실시할 4000억 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한 대한항공은 이후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지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이 대한항공의 품으로 돌아간 이상, 자금확보를 위해 굳이 TTI의 경영권까지 매각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최근 글로벌 해운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시점에서, 유럽시장의 전략적 발판인 TTI의 통매각은 향후 한진해운의 비즈니스에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TTI 지분 인수 참여를 저울질 중인 재무적 투자자(FI)들도 이러한 한진해운의 방침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당초 지분 100%를 매각하더라도 터미널에 대한 운영·관리(Operation & Maintenance, O&M)는 한진해운이 맡는다는 조건이었지만 FI들은 운영 및 엑시트 등의 부담으로 100% 지분인수에 대한 난색을 표해왔다. 전략적 투자자(SI)와의 컨소시엄 구성 등도 고려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지분 100%에 3000억 원 이상을 원하던 한진해운 목표의 현실화가 불투명했던 것이 사실이다.
M&A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자본유치 수준의 지분매각 방침을 정한 이상, FI들은 오히려 큰 부담없이 지분인수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라며 "최대 49% 수준의 지분매각이 가시화된다면 약 1500억 원 미만의 거래금액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한진해운의 TTI 지분 매각에는 KDB인프라자산운용, KB자산운용, IBK투자증권-한국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이번 주 예정된 예비입찰에 참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TTI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 2847만 유로(한화 약 410억 원), 세전이익은 440만 유로(한화 약 63억 원)를 기록했다.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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