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하이에나'가 된 KTB PE / 머니투데이 2014.02.04
실트론 실패로 조달 어렵자 구조조정 매물 눈독...코웨이, 동양매직 이어 3번째 도전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실패한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거래를 KTB프라이빗에퀴티가 다시 비슷한 조건으로 도전했다. 구조조정이 시급한 동부그룹과 랜드마크 거래 성사에 목마른 KTB PE의 만남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이번에도 거래 성사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3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KTB PE는 이번 주부터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우선협상자 자격으로 프로젝트 자금 모집에 돌입할 계획이다. KTB PE는 지난해 말까지 자금모집에 실패한 큐캐피탈을 물리치고 새로운 우선협상자로 지난달 말에 선정됐다.
당초 KTB PE가 우선협상자가 됐을 때 시장 관계자들은 사실상 차순위였던 스탠다드차터드 프라이빗에퀴티(SCPE)가 배제된 것에 의문을 표했다.
KTB PE는 지난해 입찰에서 마지막 4개 후보(큐캐피탈, IBK투자증권, 케이스톤파트너스, SCPE)에도 들지 못했다.
동부는 큐캐피탈과 함께 SCPE에도 인수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CPE는 매각자 측에 콜옵션 등을 전제로 한 17%대의 보장이익률을 요구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동부와 큐캐피탈 등은 SCPE의 무리한 역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대안을 찾다가 거래구조를 그대로 떠안겠다는 KTB PE를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KTB PE로서는 4000억원대 거래를 따냈지만 앞으로의 길은 험난하다. 최근 비슷한 거래와 구조를 반복하다 실패한 전력이 있어서다. KTB PE는 최근 2년간 웅진그룹이 내놓았던 코웨이 인수를 시도했고 동양그룹이 구조조정 매물로 골치를 앓았던 동양매직도 떠안겠다고 공언했지만 둘 다 실패하고 말았다.
KTB PE가 그룹들의 이른바 '파킹 성격의 가매각' 조건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이런 구조로 연기금을 설득하려 했던게 거래 실패의 주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웅진과 동양그룹은 결국 해체됐고 해당 매물은 진성매각 방식으로 처리되는 수순을 밟았다.
KTB PE는 이번에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4000억원 가까이 주고 사는 대신 김준기 동부 회장의 구두 인보증을 확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에 동부가 동부익스프레스를 핵심 계열사로 보고 다시 되사갈 테니 안심하고 투자하라는 식이다.

KTB PE가 이런 식의 투자를 강행하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투자 실패와 이미지 실추로 인해 적절한 블라인드 자금을 모으지 못해서다. 벤처캐피탈로 브랜드를 키운 KTB는 2005년부터 PEF로 사업을 확장해 3년 연속 대형 펀드를 설립하는데 성공했다.
2005년 9월 1500억원 규모의 'KTB2005'를 금융감독원에 등록했고 이듬해 10월엔 2501억원 짜리 'KTB2006'을 만들었다. 2007년 10월 그해 최대인 4600억원 규모 'KTB2007'을 설립하는데 성공했다. 'KTB2007'에는 행정공제회와 공무원연금, 군인공제회 등 각종 연기금과 증권금융 등 14개 기관투자가가 돈을 댔다.
KTB는 그러나 'KTB2007' 펀드로 최악의 사고를 냈다. 펀드 총액의 30% 가량인 1200억원을 투자한 실트론이 원금 대부분을 소실하는 결과를 낸데다 건설사 범양건영에 156억원을 투자했다가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기존 주식이 감자된 후 새로운 주인이 들어오면서 투자금 대부분을 잃게 됐다.
KTB PE는 비슷한 시기에 계열사인 KTB자산운용이 부산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되면서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KTB가 부산저축은행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허위정보를 제공한 혐의였다. 악재가 겹치면서 KTB PE는 더 이상 연기금들로부터 투자처를 확정하지 않은 임의의 블라인드 투자를 받기가 어렵게 됐다.
KTB PE는 총체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려 대기업이 내놓은 구조조정 물건에 집중적으로 덤벼들고 있다. 투자 기업을 확정한 프로젝트 방식의 거래가 있을 경우 자금조달이 가능해서다. 이러다보니 파는 쪽의 입장을 대부분 수용한 조건으로 우선협상자가 되고 이후에 자금조달을 진행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KTB는 'M&A 시장의 하이에나'라고 불리고 있다.
거래 관계자는 "동부와 KTB가 동부대우전자(옛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에서 협력하면서 신뢰를 쌓았다"며 "당시 KTB가 500억원을 투자하면서 김준기 회장의 마음을 산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딜은 4000억원대 규모라 자금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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