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과기인공제회, 올해 3조 '4대공제회' 자리매김

Bonjour Kwon 2014. 2. 26. 21:29

2014.02.26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과학기술인공제회(이하 과기인공제회)가 '4대 공제회'로 급부상했다. 기금규모는 지난해 2조원의 벽을 돌파한 이후 올해 3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기금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부동산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투자대상을 확보하는 게 중요해졌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과기인공제회의 운용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조1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년(1조3782억원) 대비 52%(7218억원) 가량 급증했다. 올해는 2조9000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과기인공제회는 국내에서 기금 규모 4위의 공제회로 급부상했다. 기금 규모로 따졌을 때 교직원공제회(23조원), 군인공제회(9조원), 행정공제회(6조원) 다음이다. 흔히 '5대 공제회'로 거론되는 경찰공제회(1조5000억원), 소방공제회(4700억원)를 뛰어넘는 '큰 손'이다.

 

과기인공제회로 자금 유입이 증가한 가장 큰 이유로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손꼽힌다. 과기인공제회의 회원 지급률은 5.5%에 달한다. 시중금리가 2%대로 떨어지고 주식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매력적인 수준이다.

 

과기인공제회 관계자는 "시중 대형공제회 중 유일하게 지급준비율이 100%를 넘어 110%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이자율이 높은 와중에 탄탄한 재무구조까지 보유하고 있어 시장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금운용 수익률은 5.8%로 집계됐다. 지급률을 0.3%포인트 상회해 성공적인 운용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다. 3%대 수익률을 시현한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여타 연기금들과 비교했을 때도 우수한 성과다.

 

과기인공제회는 운용기금의 절반 가량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채권과 주식 비중이 작은 포트폴리오 특성상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으로 인한 수익률 악화를 피해갈 수 있었다. 부동산 투자의 대부분은 임대료를 통해 배당을 받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뤄져 있어 안정적이다.

 

하지만 올해 기금규모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투자 대상이 한정적인 부동산 외에 여타 투자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불어난 기금을 원활하게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2017년까지 부동산 비중을 34%로 줄이고 기업실물 특별자산과 주식·채권의 비중을 각 33%씩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는 1차적으로 부동산 비중을 45%까지 낮추는 게 목표다.

 

최근에는 최초로 8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 선정 작업에도 나서며 투자대상 확보에 나섰다. 블라인드펀드는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투자펀드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PEF(사모펀드) 5개 운용사(500억원), 벤처캐피탈 4개 운용사(300억원) 정도를 선정할 방침이다.

 

과기인공제회 관계자는 "주식과 채권의 경우 향후 경기상황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며 "주식보다는 해외채권쪽에서 새로운 상품을 찾는 게 매력적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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