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0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장기 불황에 따른 유동성 악화가 겹치면서 사상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해운업계가 새로운 변수의 등장으로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9일 국내 해운업계에 따르면 업계 내부에서는 지난 6일 정부가 M&A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원자재를 생산하는 대형 화주들도 구조조정 중인 해운업체를 인수 할 수 있도록 허용한데 따른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고사 상황에 빠진 해운업계를 살릴 수 있는 비책이라는 의견과, 해운업계 마저 대기업들에게 잠식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맞서고 있는 것.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자기 원유, 제철원료, 액화가스 등 대량화물 화주가 자기화물운송 비율 30%를 넘지 않는 선에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해운사의 인수를 허용했다.
기존에는 해운법 24조에 따라 대형화주들은 해운업체의 지분을 40%까지 밖에 보유할 수 없었으며, 해운업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정책자문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국내 해운선사들의 대형 화주인 포스코나 현대제철, GS칼텍스 등 대기업들이 자기화물운송 비율만 맞춘다면 기존 국내 해운업체들을 인수 가능한 길이 열린 셈이다.
이미 포스코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해운선사인 대우로지스틱스의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고, 벌크선을 보유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의 인수전에도 나선 바 있다.
특히 지난해 STX팬오션(현재 팬오션)의 인수설이 나왔으나 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아울러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량으로 2자 물류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3자 물류업계 진출 여부도 업계 내 관심거리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말 벌크선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국내 해운업계 1위인 한진해운과 2위 현대상선은 유동성 악화로 인해 사업부문과 비(非)상선 계열사 등 그룹차원의 자산매각에 나서며 회생방안을 시행 중이다.
또 업계 3위이자 국내 최대 벌크선사였던 팬오션은 STX의 그룹 해체와 함께 팬오션으로 사명을 바꾸고,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해운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가 어려운 틈을 타 기존 해운업체들이 대기업들에게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형 화주들이 구조조정에 있는 해운업체들을 인수한다면 당장은 해운업계 위기를 벗어날 수 있겠지만 결국 중소 선사들은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며 “근본적으로 해운업계를 살릴 수 있는 정책적 지원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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