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3월 07일 14: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대량화물 화주(대형 화주)의 해운사 인수를 조건부 허용함에 따라 매물로 등장할 해운사들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물로 거론되는 해운사는 STX그룹 해체 과정에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팬오션과 최대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의 만기를 앞둔 대우로지스틱스다.
팬오션과 대우로지스틱스 인수 후보로는 포스코와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손꼽힌다. 포스코는 PEF 출자를 통해 대우로지스틱스 지분을 간접적으로 확보하며 해운업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제철의 일감 비중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벌크선 사업에 진출한 현대차그룹은 해운사 인수를 성사시킬 경우 사세를 크게 확장시킬 수 있다.
◇대형화주, 구조조정 해운사 인수 가능해져
정부는 지난 6일 원유, 제철원료, 액화가스, 발전용 석탄 등 대량화물 화주가 구조조정 중인 해운사를 인수 가능토록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인수합병(M&A)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자기화물 운송을 최대 30%로 제한해 공정한 경쟁 체제를 보장키로 했다.
현행 해운법에 따르면 대형 화주는 사실상 해운업을 영위할 수 없는 구조다. 해운법 24조는 대형 화주가 해운업에 진출하려면 해양수산부와 선주협회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유권해석을 얻도록 정해 놓았다. 전업 해운사 입장에서는 대형 화주의 해운업 진출을 반길리 없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M&A 활성화 방안은 대형 화주들의 해운업 진출을 법적으로 보장한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등장한 해운사들에 대한 대형 화주들의 '입질'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를 놓고 최근 해운 업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PEF들과 대형 화주들이 한판 경쟁을 벌일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대우로지스틱스·팬오션, 대형화주 '러브콜' 이어질 듯
연내 출회가 유력한 구조조정 매물은 대우로지스틱스와 최근 매각주관사를 선정한 팬오션이다. 지난 2009년 법정관리에 돌입한 대우로지스틱스는 2011년 블루오션 PEF에 인수됐다. 이 펀드의 만기는 오는 5월이다. 지난해 STX그룹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며 새롭게 최대주주로 등극한 KDB산업은행이 팬오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약정액 1200억 원 규모의 블루오션 PEF는 대우로지스틱스의 지분 73.3%를 보유하고 있다. 펀드 운용사는 NH농협증권이지만, 포스코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펀드 지분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포스코가 PEF를 통해 간접적으로 대우로지스틱스의 지분을 갖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는 2009년에도 계열사 포스틸을 통해 대우로지스틱스 인수를 추진했다. 이후에도 포스코가 대우로지스틱스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징후는 꾸준히 포착됐다. 펀드 만기가 도래하면 현행법이 정한 최대 40%의 지분을 포스코가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은 우호주주에게 넘겨 대우로지스틱스의 경영권을 확보해 해운업에 진출하는 구조가 거론되기도 했다.
벌크선 분야를 강화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와 팬오션의 짝짓기 구도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물류를 담당하기 위해 출범한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들어 비(非) 자동차 물류와 상사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팬오션을 비롯한 옛 STX그룹 인력을 대거 영입하고 선박을 사들이기도 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행 해운법의 '대형 화주 해운사 인수 제한' 규제가 사문화된 셈"이라며 "마침 대우로지스틱스와 팬오션이라는 법정관리 매물이 등장할 시기라는 점에서 이들 해운사와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어온 기업들의 '러브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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