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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패스포트, 韓 자산운용업에 새로운 기회"

Bonjour Kwon 2014. 3. 18. 19:01

2014.03.18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아시아·오세아니아 자산운용협회 컨퍼런스]

 

국가 간 펀드 교차판매를 허용하는 펀드 패스포트 도입이 한국의 자산운용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18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 19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자산운용협회(AOIFA) 컨퍼런스'에서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로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았고 아시아 신흥국도 마찬가지였다"며 "자산운용업계는 시장 유동성에 대한 변동성을 완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아시아 신흥국은 부의 창출과 인구 증가 등 여러 면에서 투자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고 이는 결국 자산운용업에 대한 엄청난 잠재력을 의미한다"며 "지역 차원의 스탠다드를 구축해 투자자에 대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특히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간 펀드패스포트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 부위원장은 "지금껏 경상수지 흑자로 축적된 역내자본은 역외로 투자된 후 다시 신흥시장에 투자되는 형태로 흘러 들어오는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자본유출 위험이나 경제위기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정 부위원장은 "유럽은 '유싯(UCITS)'이라는 제도를 통해 역내 국가간 자유로운 펀드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은 개방형 시스템을 통해 유럽 펀드시장은 전세계 펀드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세계 10대 외환보유국 중 7개 국가가 아시아에 있고 전세계 연금 자산의 26%를 아시아가 차지하고 있어 향후 보다 효율적인 자산운용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질 것"이라며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에 펀드 패스포트가 도입된다면 자본시장 통합에 대한 기반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자산운용 전문 컨설팅사인 케이시쿼스(Casey Quirk)사의 다니엘 켈레긴 파트너는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의 자산운용업계에는 글로벌화와 지역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해외 자산운용사가 들어올 경우 상품을 각 국에 어떻게 지역화하느냐가 중요하고 국내 운용사들은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 어떻게 글로벌화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 국가 중 중국 자산운용시장이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부터 스탠다드를 세운다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그 기준을 따르게 될 것이고 아시아패스포트도 중국적인 성격을 띄면서 구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회장과 정 부위원장은 이날 자산운용업 활성화의 핵심은 국가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정부는 금융 산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0%까지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호주가 연금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자산운용 기준으로 전세계 3위에 올라선 것은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국내 자산운용산업 발전을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부위원장은 "현재 한국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자산운용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등 중장기 상품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헤지펀드나 사모펀드(PEF) 같은 대안상품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 시장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관여하도록 하는 등 한국 자산운용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