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02
아시아투데이 이길상 기자 = 자산운용사들의 높은 국민연금기금 의존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특히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경우 국민연금기금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커다란 위험요소라는 지적이다.
2일 자본시장연구원의 ‘연금사회와 자산운용산업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은 국내주식에서만 35조4000억원을 위탁운용했다.
40개가 넘는 자산운용사가 국민연금기금의 주식자금을 받아 운용하고, 운용사당 평균 위탁금액은 7000억원에 이른다.
이들 자산운용사의 전체 수탁고 대비 국민연금기금 평균 의존율은 33%를 웃돌았고, 8개사는 50%를 상회했다.
국민연금기금은 한국 자본시장에서 안정적인 자금원이지만, 자산운용사가 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기금이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안정적 자금원 역할을 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염려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중소형 자산운용사 중에는 국민연금기금 의존도가 일임자산의 80퍼센트가 넘는 경우도 있는데 자산운용사 스스로 취약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연금기금도 자금을 신규 배정할 때 의존율을 감안해 자산운용사를 관리하려는 움직임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산운용사가 국민연금기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건 지양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도 국민연금기금이라는 특정 투자자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자를 다변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기금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 만큼 자금을 일임받아 운용하다가 다음 선정에서 빠지면 타격이 크다”며 “이 때문에 우정사업본부, 보험사, 지방행정공제회 등 다양한 투자자를 골고루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기금의 자산운용사 선정 과정에서의 접대 요구와 로비 경쟁으로 인한 잡음도 사실 높은 의존도가 발단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년여 전까지만 해도 국민연금기금이 자산운용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지나친 접대를 요구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개선됐다. 수익률 및 운용 능력 등 잘 짜여진 선별기준으로 평가한다”며 “애로점은 사라졌지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특정 투자자에게 기대는 건 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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