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3
인천시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에 사는 2400만명이 쏟아내는 쓰레기를 묻는 곳이다. 지난 9일 현장을 찾았을 땐 어머어마한 면적에 놀랐다. 육안으로 봐도 끝이 안보일 정도였는데, 서울 여의도 면적의 7배(1989만㎡)란다. 그렇다고 쓰레기 더미 위에 먼지만 폴폴 날릴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1매립지는 이미 골프장(드림파크)으로 변모했고, 2매립지는 푸른 녹지로 조성돼 있다.
그 녹지 밑에 눈에 보이지 않는 가스 이송관이 묻혀 있다. 무려 308㎞나 된다.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역겨운 매립가스(LFG)가 이 관을 타고 한 곳에 모여 여러 공정을 거치면 전기로 바뀐다. 소요 시간은 약 10분. 매립가스는 방치하면 그 독한 냄새로 수많은 민원을 초래한다. 골치 아픈 매립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LFG발전소를 운영하는 강소기업이 바로 에코에너지(대표 송효순)다. 시간당 50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매립가스를 이용한 단일 발전소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송효순 대표는 "50㎿는 약 12만가구가 1시간 동안 동시에 쓸 수 있는 전력"이라면서 "LFG발전소를 가동해 지난해 무려 298억원의 수익금을 국가에 안겼다"고 했다.
에코에너지는 환경부와 협약을 맺고 매출의 110% 초과구간이 정부로 환수되는 구조(계통한계가격ㆍSMP)다. 즉 전력 판매금액 중 사업자 운영비와 투자비, 이익 등을 빼고 남은 돈으로, 국내 민간 투자사업 가운데 초과수익을 국고로 환수하는 사례는 이 발전소가 처음이다.
매립가스 포집ㆍ정제시설 특허기술을 토대로 2007년 3월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한 에코에너지는 작년까지 모두 23억6000만㎾h의 전력을 생산ㆍ판매해 2851억원 상당의 판매수익을 올렸다. '쓰레기 더미에서 황금을 캐는 사업'이라는 말을 듣는 이유다.
송효순 대표가 매립가스를 태운 열로 수증기를 만드는 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 대표는 "현재 설치 중인 탈황설비가 오는 8월 완공되면 50㎿를 풀가동할 수 있어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또 "올해부터 정부 환수금을 더 줄이기로 협약을 맺어 지난해 각각 429억원, 약 100억원을 기록한 매출과 영업익 목표치를 올해 700억원, 180억원으로 크게 늘려 잡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타운' 조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초 환경 분야 국정 구상과 관련해 "올해 온실가스 저감 등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써 지역에 맞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판매도 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타운을 추진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수도권매립지를 비롯해 소각장, 오염물질 처리시설을 친환경 에너지시설로 전환하고 문화ㆍ관광 자원과 연계해 마을 공동의 수익을 창출하는 친환경 에너지타운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송 대표는 "가축 부산물과 분뇨, 매립장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발전 기술도 이미 국내 지자체에 상당 부분 공급한 만큼 전 세계로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코에너지는 지난달 러시아 벨고로드주에 대규모 바이오가스 발전소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공기업인 알트 에네르고(ALT ANERGO)와 체결했으며 조만간 최종 타당성 조사를 거쳐 연내 본계약을 마칠 계획이다.
[인천 = 민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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