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04-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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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의 최근 5년간 자산운용 수익률은 5.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공적 연기금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1988년 도입 이후 지금까지는 경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어 국민의 노후소득보장을 책임지는 기금으로서 소임을 다해 왔지만 기금 규모가 급속히 증가해 2500조원 이상으로 증가하는 미래에도 문제가 없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체계 개편과 관련된 논의는 노무현정부 때부터 제기돼 왔다. 무엇보다도 기금운용을 좌지우지하는 기금운영위원회의 전문성 부족이 논란이 돼 왔다. 현재 위원회의 구성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이고 기획재정부 등 정부 대표 5인과 가입자 대표(12인), 전문가 등 민간대표 14인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대표성은 비교적 잘 구현돼 있지만 전문성이 요구되는 투자 결정을 하기에는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연금 기금의 거대성에 있다. 흔히 '연못 속의 고래'로 지칭되듯 단일 기금으로서 국민연금의 존재는 아직 덜 성숙된 우리나라 자본시장 규모에 비해서는 너무 크다. 국민연금의 증시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2012년에는 5.8%까지 상승했고 2020년에는 1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주식투자 비중이 20%도 되지 않은 상태인 지금도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슈퍼 갑'으로 통하는 국민연금이 향후 기금 규모가 늘어나고 주식투자 비중도 높아질 때 어떻게 될 것인가? 국민연금 거대성의 문제는 보유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 문제와 연계되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가진 87개사의 국민연금 평균 지분은 7.98%에 이른다. 삼성전자(7.43%), 현대자동차(6.99%), 포스코(7.54%), SK텔레콤(6.10%), KB금융지주(9.96%), LG화학(8.71%) 등 주요 기업의 지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지분 증가는 우리나라 대기업의 취약한 기업 지배력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최고 기업인 삼성전자도 이건희 회장 지분은 1%가 안 되고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합해도 4.7%에 불과하다. 물론 다른 대기업도 대동소이한 문제를 안고 있다. 더욱이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현재와 같이 국민연금 영향력이 높아지면 대한민국 자본주의가 지속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국민연금 지배구조 문제의 중심에 있는 기금운용 체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금운용위원회의 위원 구성도 전문성을 높이도록 대폭 전환하고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을 더욱 강화하면서 국민연금의 주인인 국민의 이해가 관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국민연금이 금융시장과 국민경제에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거대성 문제의 해결이 시급하다. 또한 여전히 높은 채권투자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체투자와 해외투자의 비율도 높여나가야 하지만 기금운용을 제약하는 각종 규제로 인해 적정 규모의 전문인력과 조직도 확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해결돼야 한다.
이제 국제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성을 찾고 있는 만큼 새롭게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초고령화사회를 이겨나갈 방파제라고 할 수 있는 국민연금 기금에 대한 신뢰는 바람직한 기금운용 체계의 개선으로 한층 더 높아질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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