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EBX그룹

SK네트웍스, 해외자원개발 사업 철수 검토 수년간 '헛물', 재무에도 부담..최태원 회장 부재도 '한몫'

Bonjour Kwon 2014. 5. 17. 18:54

 

2013-03-04

더벨

 

SK네트웍스가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해외자원개발 사업 일부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년 동안 신규 개발에 헛물만 켠데다, 정작 개발을 완료한 사업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관심이 끌린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현재 지분 투자 형태로 들어가 있는 해외자원개발 사업들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재차 벌이고 있다. 중국, 호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벌이고 있는 석탄 광산과 브라질 철광석(MMX), 멕시코 구리 광산(Boleo) 등 전체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해외자원개발 사업들의 철수 검토에 들어간 것은 진출 이후 수년간 적자만 지속해온 것이 일차적 원인으로 거론된다. 2005년부터 해외자원개발을 신수종 사업군으로 삼아 전력을 다해왔지만,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투자만 확대되고 정작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다 보니, 재무적으로도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SK네트웍스가 벌이고 있는 광산투자 사업은 총 20개로 총 1조4000억 원대 투자금이 들어갔다. 이중 지분 투자 형태로 감사보고서에 반영되는 곳은 5개다. 중국 현지에서 동광산 채굴 및 제련 사업을 벌이고 있는 북방동업(Nothern Copper Industrial)과 윈난성 유연탄 탐사업체(Yunnan Jueying Mining Development) 지분을 각각 39%, 20% 확보하고 있다. 브라질(MMX Mineracaoe Metalicos, 13.69%) 및 호주(Springvale SK Kores Pty, 50%)에서도 자원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에서 손익에 가장 큰 부담을 주고 있는 곳은 브라질 MMX사다. SK네트웍스는 2010년 9월 브라질 철광석 기업인 MMX 지분 13.69%(8549만940주)를 7억 달러에 인수했다. 연간 900만 톤 규모의 철광석을 공급받아 자원개발 사업부문(E&P)에서 고수익이 점쳐졌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MMX에서 발생한 지분법 손실은 269억 원이다. MMX 자체가 기록한 총 당기순손실은 무려 2483억 원에 이른다. 손익뿐 아니라 재무적으로도 심각한 부담을 안고 있다. 같은 기간 MMX의 자산은 4조721억 원, 부채가 2조6725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190.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벌이고 있는 자원개발 사업도 사정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2008년 5월 북방동업 지분 39%를 1956억 원에 인수했지만, 이곳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전무하다. 인수한 그해 SK네트웍스로 이어진 지분법 이익은 단 4억 원에 불과했고, 이듬해 645억 원의 손실을 냈다. 2010년 들어 흑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이후 2년간 벌어들인 총 수익이 200억 원에도 못 미쳐 손실 만회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나마 호주에 보유한 4개의 석탄광구에서는 연간 1000만 톤 규모의 생산에 돌입해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4개의 광구를 확보하는데 들어간 투자금이 2200억 원대에 달하고 연간 이익은 불과 300억 원대에 그친다. 현재 상태가 이어진다면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는데 7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SK네트웍스는 이처럼 해외자원개발에서 전반적인 손실폭이 확대되고 투자금 회수가 요원해짐에 따라 전반적인 사업군의 재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철수가 결정되면 지분을 매각하고 올해 상반기 내에는 서둘러 발을 빼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의 손익구조와 재무건전성, 주가 추이 등을 볼 때 매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SK네트웍스가 해외자원개발에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던 것은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을 통해 석유, SK네트웍스에서는 광물을 중점사업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자원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해왔다. 브라질, 호주, 중동 등 국가를 직접 찾아가 사업을 성사시킬 만큼 자원개발에 의지를 보여 왔다.

 

최 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SK네트웍스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큰 혼란을 맞았다. 내부적으로 손실만 불어나고 그룹사 차원의 지원 의지도 사그라진 상황에서 더 이상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더불어 지난해 말 있었던 ㈜SK의 계열사 및 관계사 개별 감사에서 SK그룹 계열사들은 해외자원개발 사업 손실과 관련 집중적으로 문책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회사 전반의 사업군에서 손익 하락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에 손실 부담이 유난히 커지고 있는 해외자원개발 사업 모두를 지속적으로 끌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최 회장의 부재로 동력을 잃은 상황도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타당성 검토를 벌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다만 SK네트웍스는 공식적으로 "해외자원개발은 장기 투자를 통해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당장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먼 미래의 수익을 생각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끌고 갈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브라질 MMX, 멕시코 볼레오프로젝트 등은 장기 수익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고 또 중국, 호주 등 해외자원개발 사업 역시 점차 수익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철수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