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EBX그룹

' MMX광산관련 손실로 고생한 SK네트웍스…기관 '러브콜' 잇따라 문덕규 사장 '비상경영' 선포 후 고강도 구조조정…현금 1.5조 확보 M&A 시장 '큰손'

Bonjour Kwon 2014. 5. 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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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2 09:20+크게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안정 위에 잠자고 있는 기업이 아니다."

 

최근 한 증권사는 SK네트웍스 (9,480원 ▼100 -1.0%)에 대해 '업종 최선호주'라는 수식어로 매수를 추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재무구조 안정이 돋보이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50% 정도 높은 1만2000원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는 작년 8월만 해도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지극히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불과 6개월여만에 태도가 바뀌었다.

 

이 증권사 뿐이 아니다. 지난달 SK네트웍스에 대해 보고서를 낸 증권사는 8개 증권사로, 투자의견을 상향한 곳이 1 곳, 목표주가를 높인 곳이 3 곳이었다. 모두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SK네트웍스의 미래를 '반신반의'하던 곳들이다.

 

6개월 사이 어떤 일이 있었을까. 시간을 지난해 중반으로 되돌려보자. SK네트웍스는 그 해 상반기 법인세 비용 차감전 순손실이 1867억593만원에 달하는 등 'SK글로벌 사태'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었다.

 

2010년 9월 7억달러(8200억원)를 들여 지분 13.69%를 사들인 브라질 철강석 회사 MMX의 부실이 커진 게 화근이었다. MMX는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브라질 경제가 휘청대면서 지속적으로 손실을 냈다. SK네트웍스가 보유한 MMX 주식 가치는 매입 가격의 10분의1 수준인 943억원선까지 하락했다.

 

이에 문덕규 SK네트웍스 사장은 8월 초 전 임직원을 모아놓고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동시에 △자산·사업 효율화 △조직 효율화 △비용절감 등의 3개 분야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SK네트웍스는 우선 자본금에 쌓아놓고 있던 MMX 손실 대부분을 영업외손실로 처리하면서 부실을 털어냈다. 그 결과 SK네트웍스는 지난해 5918억원이라는 유례없는 당기순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또 중국 내 SK빌딩 관리를 맡는 SK차이나, 스카이프로퍼티의 지분을 계열사에 각각 372억원, 2246억원에 매각하고, 국내 휴대폰 소매 판매망을 SK텔레콤 자회사 PS&마케팅에 1346억원에 넘기는 등 비영업자산, 저성장 사업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향후 서울 대치동 사옥과 중국 구리광산(북방동업)을 각각 3000억원, 2000억여 원에 팔 계획이다.

 

상사부문과 경영지원 조직을 축소하면서 인원 감축도 병행했다. 직원 200여명의 희망퇴직을 받고 임원은 30% 줄였다. 남은 임원들도 적지 않은 급여를 회사에 반납해야 했다. 임원들은 해외 출장을 갈 때 비즈니스석 대신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

 

잠재손실이 사라지고 사업과 조직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7월 말 6500원이던 주가는 지난 10일 8830원으로 35% 상승했다. MMX 광구 개발이 본격화하면 매년 900만 톤의 철광석을 공급받게 돼 영업이익이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SK네트웍스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현금 1조5000억원을 확보, 기업 인수합병(M&A)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현재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투자은행(IB) 업계 접촉을 늘리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구조조정은 아직 끝난 게 아니라 진행 중"이라며 "위기를 먼저 인식하고 앞서 대응한 것이 결과적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사업에 진출하는 실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