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16
(머니투데이
롯데쇼핑 (309,500원 ▲2000 +0.7%)이 경남 거제와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에 준비하고 있는 롯데마트 신규점포 2개를 세일앤리스백(Sale&Lease Back) 방식으로 1000억원대에 매각한다. 롯데쇼핑이 신규점포를 개장하기도 전에 유동화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그룹의 부동산 자산 북오프(Book-off, 장부정리) 전략에 따라 기존 점포는 물론, 신규점포 확대시에도 더 이상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16일 IB(투자은행)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거제도와 광교신도시 롯데마트 신규점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SK증권과 하나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대상은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거제도에 짓고 있는 주상복합 '엘크루 랜드마크'와 호반건설이 건설 중인 광교신도시의 '호반베르디움' 내 신규점포 두 곳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이들 거점에 롯데마트를 출점하기 위해 상가를 분양받았다.
분양 받은 상가를 롯데마트가 20년간 책임임차(Master Lease)하는 세일앤리스백(Sale&Lease Back)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이다. 이들 신규점포의 총 면적은 6만6000㎡(약 2만평) 정도로 매각가격은 최소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SK증권과 하나자산운용 컨소시엄은 다음달까지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인수자금을 모집하고 부동산펀드를 설정해 딜을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SK증권이 자금모집을, 하나자산운용이 펀드 설정과 운용을 담당하는 구조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딜은 아직 개발 중인 신규점포를 매각하는 것으로 롯데쇼핑이 증권사 3곳에만 입찰 참가자격을 부여하고 진행할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됐다"며 "롯데그룹이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부동산 자산 북오프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롯데쇼핑이 보유한 1조8000억원 규모의 백화점, 마트 등 18개 부동산을 싱가포르 리츠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부동산 유동화에 적극적이다.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하락과 싱가포르 증시부진 등으로 매각 계획이 무산됐지만 롯데그룹은 다른 방식으로 유동화를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2008년 제주점 등 3개 점포를 220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2010년 롯데백화점 분당점 등 6개 점포를 6123억원에 처분했었다.
롯데그룹이 유통부문 부동산 유동화에 적극적인 것은 과거와 달리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오히려 부동산 경기침체와 과다경쟁 등으로 자산가치 하락 위험이 커지자 '소유'보다는 '렌트' 개념으로 영업전략을 바꾼 것.
이미 홈플러스, 이마트 등 다른 대형마트들도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부동산 유동화를 잇따라 추진하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1조원대 부동산 매각은 사실상 무산됐지만 시중에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저금리 기조도 계속되고 있어 언제든 매각작업이 빠르게 재개될 수 있다"며 "다만 국내에서 처분하기에는 딜 규모가 너무 커 블록딜보다는 분산매각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