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its

'1.4조 땅부자' 현대산업개발 리츠 AMC 설립 추진 "리츠로 보유 부동산 개발·임대등 사업다각화"‥건설업계 첫 사례, 다른 대형사도 관심

Bonjour Kwon 2014. 5. 19. 08:14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입력 : 2014.05.19

 

올해 채권단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대상에 오른 현대산업개발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업계 최초로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 자산관리회사(AMC) 설립을 추진한다. 리츠 AMC를 통해 장부가액만 1조4000억원에 달하는 토지·건물 등 보유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개발·운용해 재무 안정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위탁관리리츠 및 기업구조조정(CR)리츠의 자산을 위탁받아 투자·운용하는 AMC 설립을 준비 중이다. 그 동안 건설기업이 리츠 AMC의 주주로 참여한 적은 있지만 주도적으로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현대산업개발이 처음이다.

 

이번 리츠 AMC 설립은 기획 및 영업본부에서 추진 중이며 이미 정몽규 회장의 재가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리츠 AMC를 세우기 위해선 자본금 70억원, 전문인력 5명 이상 등의 일정 요건만 갖추면 돼 현대산업개발의 리츠시장 진출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개발사업만 한다면 자산관리리츠를 설립하면 된다"며 "하지만 토지는 물론 오피스나 상가까지 범용적으로 취급하기 위해 리츠 AMC를 세우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펀드 운용사인 HDC자산운용을 관계사로 두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이 리츠 AMC를 추가로 설립하는 것은 보유 부동산의 개발·운용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3월 말 기준 현대산업개발의 보유 부동산은 토지와 건물만 장부가액 기준 1조3655억원(재고자산 포함)에 달할 정도로 업계에서 손꼽히는 '땅부자'다.

 

뿐만 아니라 자산규모가 4645억원에 달하는 복합쇼핑몰 '현대아이파크몰'과 호텔업을 영위하는 '호텔아이파크' 등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리츠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실적은 물론 재무적으로 부담이 되고 있다"며 "리츠에 토지를 넘겨 입지에 맞게 리테일이나 주택 등으로 개발하면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안정적인 수익구조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HDC자산운용이 모든 펀드를 취급할 수 있는 종합자산운용사임에도 부동산펀드는 취급하지 않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HDC자산운용의 최대주주는 정몽규 회장(지분 86%)으로 사실상 개인회사나 마찬가지다.

 

현대산업개발 고위관계자는 "민간임대주택 개발 등 보유 부동산의 활용도를 높이고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리츠 AMC 설립을 검토 중"이라며 "다만 회사 규모나 개발대상 등은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업계는 앞으로 리츠시장에 진출하는 건설기업들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 부진으로 단순 도급공사나 분양수익만으론 이익을 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서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기업들이 상가나 주택임대업에 뛰어드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대형 건설기업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보유 부동산을 효과적으로 관리·운용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됐다"며 "리츠 AMC는 재무적 부담 없이 개발·임대사업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