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1
◆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 / ① 에너지 패권 진앙지 美텍사스주
지난 10일 셰일가스 혁명의 최전선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광대한 바넷셰일가스 지대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포트워스 시내에서 10여 분만 외곽으로 이동해도 10층 건물 높이의 거대한 굴착기들이 곳곳에서 셰일가스정을 뚫고 수압파쇄법(프래킹)으로 셰일가스를 뽑아내는 현장을 쉽게 볼 수 있다. 포트워스를 포함해 텍사스에만 41만개에 달하는 셰일가스ㆍ유정이 뚫려 있고 지난해에만 신규로 2만1000개의 셰일가스ㆍ석유정 굴착 허가가 났다.
미국이 내년까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추월해 세계 1위 석유 생산 국가로 우뚝 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셰일가스ㆍ석유 개발 붐 덕분이다. 셰일혁명이 에너지와 경제 이슈를 뛰어넘어 미국의 강력한 지정학적 패권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가 노골적으로 에너지 무기화에 나서면서 미국발 셰일혁명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셰일가스 수출을 확대하는 한편 40여 년 만에 원유 수출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을 확 바꿔 친서방 국가들에 `에너지 우산`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웨버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캠퍼스 산하 에너지연구소 부소장은 "미국이 셰일가스ㆍ석유를 글로벌 지정학적 질서와 에너지 패권을 재편하는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발 셰일혁명으로 오랫동안 에너지 패권국 지위를 누려온 러시아와 중동이 거대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란 관측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아시아 순방에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24일 갖는 정상회담에서 셰일가스 일본 수출 허가 조치를 신속하게 내려줄 것을 요청하는 등 미국과의 에너지 동맹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가 신규 에너지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중국과 접촉을 늘리는 것도 셰일가스 혁명에 따른 에너지 패권ㆍ글로벌 지정학적 질서 변화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 <용어설명>
▷ 셰일가스ㆍ석유 : 모래와 섞인 진흙덩어리인 퇴적암(셰일) 틈새에 있는 천연가스나 원유를 말한다. 지하 1000m 아래에 묻혀 있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었지만 혁신적인 수압파쇄ㆍ수평굴착법이 도입되면서 셰일가스ㆍ석유 생산이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