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7.17
군인공제회가 박석환 금융사업이사(CIO)를 영입한 이후 3년 만에 투자 전략을 혁신하면서 변모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스 시장을 호령하다가 경기침체와 함께 수익률 부진을 겪던 군인공제회는 최근 들어 연이은 해외 투자에 나서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목표수익률에 미달한 실적(4.8%)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세 번째 해외 투자를 집행하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공제회는 지난달 중순 420억원 규모의 인프라 펀드 지분을 호주 퀸즐랜드주 공무원 퇴직연금으로부터 매입했다.
지분 매각자는 호주 공항과 담수화 시설 등을 보유한 호주 PEF(사모펀드투자전문회사) 헤이스팅스로 이 펀드는 2000년 이후 연평균 15%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4월에도 해외투자 헤지펀드에 660억원을 출자했다. 투자지역이나 대상 등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고 고수익을 노리지만 투자위험도가 높아 국민연금 등 대체투자에 보수적인 조직에서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그러나 촘촘한 안전망을 갖추고 이 헤지펀드에 10%가 넘는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월에는 해외 PEF 운용사인 렉싱턴 파트너스가 조성한 세컨더리 펀드에 220억원을 투자했다.
세컨더리 투자는 PEF들이 실패하거나 펀드 만기로 인해 넘겨야 하는 자산을 시장가 아래에서 매입해 추가수익을 기대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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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공제회가 상반기에 보여준 투자패턴은 3~4년 전만해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부동산 투자에 과도하게 집중했던 후유증을 앓으면서 혁신대상으로 꼽히기도 했다.
3년 전 임용된 박석환 이사는 이런 공제회의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조정하면서 개혁에 나섰다. 올 초 개발형 부동산 비중을 지난해 8월 기준 48%(3조1000억원)에서 2017년 말 25%까지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부진한 사업들의 정상화를 위해서 이사장 직할 사업관리 태스크포스(TF)단을 만들어 경산중산 사업과 록인김해 사업 등을 집중 관리하기 시작했다.
군인공제회의 투자를 이끄는 박 이사는 해외투자 전문가로 평가된다. 1991년 한국투자증권 홍콩지점 펀드매니저로 업계에서 이름을 알린 그는 2012년 1월 현 이사직에 올랐다. 혁신 드라이브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지난해 군인공제회 투자 수익률은 4.8%를 기록했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대체투자 특성상 단기간 내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좀 더 장기적인 시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