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le.LNG.SNG가스, 유전

지중해 천연가스(9700억m3) 덕에… 자원貧國 .수출까지. 이스라엘 '에너지 독립!.수입외화는 '천연가스펀드'조성'.재도약의한 벤처기업에 투자

Bonjour Kwon 2014. 7. 21. 07:19

2014.07.21

[박국희 특파원이 따져본 이스라엘의 가스田 효과]

2050년까지 自國수요 충당하고 해외수출까지 가능한 매장량

GDP 1%인 年27억弗 경제효과

'외교 지렛대'로도 활용 가능해… 수출량 40% 못넘게 법으로 제한

 

 

▲ 박국희 특파원

지난 3월, 이스라엘과 터키 언론들은 "4년 만에 양국 간의 외교적 긴장상태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2010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터키 구호선박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터키인 9명이 사망한 이후,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근해에서 발견된 천연가스를 터키로 수출하기로 결정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의 물꼬가 터졌다. 터키 역시 가스 운송을 위해 양국을 잇는 470㎞의 파이프라인 건설에 25억달러(약 2조50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해 이스라엘에 화답했다.

 

석유의 보고(寶庫)인 중동에서 유일한 자원 빈국(貧國)이었던 이스라엘이 '100% 에너지 수입국'에서 '에너지 수출국'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 발견된 대형 가스전 때문이다. 경제적 효과는 물론 외교적 도구로까지 가스를 활용하고 있다.

 

◇천연가스전 발견…에너지 독립·내수부양 기회

 

2009년과 2010년 이스라엘 북부지역 지중해 앞바다 90㎞, 130㎞ 지점에서 각각 '타마르(Tamar)' '레비아탄(Leviathan)' 대형 가스전이 잇달아 발견됐다. 각각 환산가치만 500억달러(약 51조원), 900억달러(약 92조원)에 달했다. '레비아탄' 가스전의 경우 지난 10년간 지구촌에서 발견된 천연가스전 가운데 둘째로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이스라엘 북부지역 지중해 앞바다에 위치한 ‘타마르’ 가스전. 약 500억달러의 가치를 지닌 타마르 가스전을 개발하는 이스라엘은 가스 생산으로 연간 20억~30억달러(약 2조~3조원)의 에너지 비용이 절약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트라 텔아비브 무역관 제공

두 개의 대형 가스전에 매장된 천연가스는 2050년까지 이스라엘 국내 수요를 충당하는 것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가능한 양으로 추정됐다. 이스라엘 전역은 "우리도 에너지 독립을 할 수 있다"는 환호로 들끓었다. 코트라 텔아비브 무역관 원준영 차장은 "주변 아랍 국가들과 적대적 관계를 맺고 있는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1948년 건국 이후부터 에너지 독립 문제가 국가적 화두였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적대적 관계인 중동국가들이 석유를 팔지 않아 중앙아시아의 아제르바이잔에서 석유를 수입해오고 있다. 이런 처지에서 이스라엘의 가스전 발견은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독립을 이루는 것은 물론 내수 경제까지 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천연자원 100% 활용법'…수출량을 법으로 제한

 

2013년 1월 당시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를 맡고 있었던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은 이스라엘 의회 보고 자리에서 "향후 25년간 이스라엘이 천연가스를 수출해 벌어들일 수익이 1262억달러(약 13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2009년 '타마르' 가스전이 발견된 직후부터 이스라엘에선 이 막대한 '횡재'를 어떻게 하면 100% 활용할 수 있을까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의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석유값 인상에 대비해 천연가스를 내수용으로 비축해둬야 한다는 주장과, 해외 수출을 통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부딪쳤다. 각종 위원회가 설치되고 4년여에 걸친 자료 조사 및 사회적 토론 끝에 지난해 6월 이스라엘 정부는 결국 가스전의 해외 수출량을 40%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주(駐)이스라엘 한국대사관의 레온 크라버스키 에너지 보좌관은 "자원의 해외 수출량을 법으로까지 명시한 나라는 아마 이스라엘이 유일할 것"이라며 "그만큼 이스라엘 정부에 가스전 활용은 중대한 문제"라고 했다.

 

◇GDP 1% 경제적 효과…외교적 지렛대 역할도

 

지난해부터 이스라엘 국내에 공급되기 시작한 천연가스는 현재 이스라엘 전기의 50%를 생산하고 있다. 국민이 체감할 정도의 전기료 인하도 예상되고 있다. 이스라엘 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 생산 및 수출로 인한 경제효과가 국내총생산(GDP) 총액의 1%에 해당하는 약 27억달러(약 2조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가스 수출로 달러가 쏟아져 들어오자 이스라엘 화폐인 셰켈화가 강세를 보였고 이로 인해 이스라엘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곧바로 '천연가스 펀드' 설립을 주도했고, 현재 가스 수출로 인한 수익 대부분은 해외 벤처산업에 대한 투자금으로 활용되고 있다. 천연가스는 이스라엘의 외교적 지렛대 역할까지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스 수요가 많은 인근 터키나 요르단, 이집트 같은 국가에 가스를 수출하며 정치·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이테크 기술을 중심으로 '창조경제'의 대명사로 불려온 이스라엘이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또 다른 도약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